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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맨션 이야기 - 노땅들의 저녁식사
at 2009-02-07 20:40:11 10 comment
"그래그래, 이래야 좀 집들이 같은 기분이 나지."
나는 삽겹살을 먹으면서 기분 좋게 중얼거렸다. 여기는 이글루스 맨션 옥상. 맨션 내에 입주자 전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는 여기 뿐이다. 여기저기서 모두들 신나게 저녁식사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비록 준비된 것은 카레와 고기뿐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뷔페식이라 모두들 먹고 싶은만큼 마음껏 가져다 먹을수 있다는게 최고의 장점이었다. 얼핏 듣기론 120인분을 준비했다고는 하지만 무슨 마법을 부렸는지 모처의 빵과 포도주 못지 않게 끝없이 나오는 음식들. 거기에 디저트로 케잌과 푸딩도 준비되어 있다고 하니 정말 나이스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원래는 호프님을 난감하게 하기 위한 작전이었건만 호프님의 기민한 몸놀림에 덤터기를 쓰게 된 후유소요님과 밤비님에게 애도를 표할 뿐이었다. 표할 뿐.
"그러고보니 입주자가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보이는것도 처음인것 같군요. 대행은 어떻게 생각해요?"
"아, 그렇죠. 솔직히 이런 자리가 아니면 만날 때도 없잖습니까? 이게 다 입주자들을 위한 저의 노고라고 생각해 주십시요. 핫핫."
파파울프님이 말하자 호프님이 크게 웃으며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다. 어째 본말이 전도된 느낌이 드는데…
"후유소요님과 밤비님이 고생이 많았겠어요. 호프님도 보통이 아니시군요. 그런 방법까지 쓸 줄은 몰랐는데."
"살기 위해선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법입니다. 특히 다른 사람의 계략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라면!"
나와 호프님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그걸 본 위장효과님이 두 사람을 말렸다.
"자자, 좋은 분위기인에 왜들 그래요? 오늘만큼은 기분 좋게 보내봅시다. 자, 건배~"
위장효과님이 잔을 들자 각자 한마디씩 하면서 잔을 부딪쳤다.
"취직을 위하여!"
"SS 만세!"
"맨션 입주 만세!"
"병원 잘 좀 되라!"
"승진 시켜줘!"
"베스트셀러 대박 좀 나보자!"
차례대로 파파울프님, 호프님, 나, 위장효과님, 한뫼님, 뚱띠이님의 순이었다. 현재 이 테이블에 앉아 있는 6명. 아이스맨님은 일직이라고 눈물을 뿌리면서 출근하셨다나 뭐라나.
"그런데 우리 테이블만 왜 분위기가 이렇죠?"
뚱띠이님이 주위를 둘러보더니 침울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어째 다른 사람들은 이쪽에 오기를 거부하는 듯한 분위기가 흐른다. 얼마후 위장효과님이 조용히 우리를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여기 나이를 생각해봐요."
수긍이 된다. 파파울프님이 35살, 호프님이 30살, 내가 34살, 위장효과님은 40대, 한뫼님은 33살, 뚱띠이님은 39살. 평균 35세 이상. 같이 식사하기로 했던 아이스맨님도 30살이니까 이건 뭐….
"노땅들의 저녁식사로군요."
파파울프님이 한숨을 쉬면서 가슴 아픈 한마디를 내뱉었다. 그렇다. 노땅들이다. 노따앙! 젠장!
"왜 하늘이 님은 여기 안오는 건데요?"
"레인님 같으면 오고 싶겠어요?"
"……."
불평을 쏟아내자 바로 호프님에게 한소리 들었다. 거의 최연장자급인 하늘님은 저어기 멀리서 가족분들과 오붓하게 식사를 하고 계셨다. 그리고 이쪽은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있다. 아놔.
"그러길래 거 얼른 결혼들 하지."
위장효과님의 말은 좌중을 침묵의 도가니탕에 빠뜨리기에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위장효과님을 제외하고 다 총각. 파파울프님부터는 앞에 늙었다는 한자가 붙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거야 말이 쉽죠. 요즘 연애 하기가 얼마나 힘든데."
"능력 없는 사람들이 그런 말 한다니까."
내가 한마디 했다가 이번에는 위장효과님에게 쿠사리를 먹었다. 어째 오늘 여기저기서 츳코미를 당하는게 영 일진이 안좋다. 아침에 타롯을 안보고 나와서 그러나? 그때 신이 도움의 손길을 내려주셨다.
"자~ 기다리셨죠? 디저트 나왔습니다~"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이쪽 테이블에 푸딩을 갖다준 사람은 다름 아닌 맨션 입주자중 최연소자인 미케님. 미케님이 등장하자 갑자기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겨울이 끝나고 봄이 왔다. 벚꽃이 핀다구!
"앗! 감사합니다. 미케님도 이쪽에서 드실래요?"
"아니요~ 말씀은 고맙지만 전 시오님과 같이 있어서… 다음에 시간 나면 놀러올께요~"
손을 팔랑팔랑 흔들고 다른 테이블로 가버리는 미케님. 꽃샘추위 한번 세구만.
"그러니까 가장 어린 사람이 그렇게 나오면 어떻해요? 나이를 생각하라구!"
"저를 동 레벨로 놓지 마십시요!"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왜그래!"
"맞아! 같이 늙어가는데 같이 좀 즐거워져야지!"
"전 아직 서른입니다! 뚱띠이님과는 무려 9살의 차이가 있단 말입니다. 그런데 같은 등급에 놓다니요!"
뚱띠이님 좌절.
"30대는 서른살부터 서른 아홉입니다! 어차피 똑같은 30대! 혼자서 튀는건 용서 못해요!!"
반격을 시작한건 나였다. 얼마전 물벼락을 맞은 것도 있고 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그러자 호프님은 얼굴에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호오~ 레인님 그렇게 나오시깁니까? 제 소중한 컬렉션을 팔게 만들기 직전까지 몰아부치셨던분이 그렇게 나오시깁니까?"
"안팔렸잖아요! 아니, 안판거지만!"
"전 그때 죽는줄 알았습니다! 아니, 피같은 컬렉션을 파라니요!"
"사람이 돈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못할게 없잖아요!"
"물벼락 한번 더 맞고 싶으십니까!!!"
모두의 시선이 호프님을 향했다. 자폭.
"아, 제 말은 저번처럼 수도관이 갑자기 터진다거나 하는 사태가 안일어났으면 한다는 말이죠. 하.하."
"…그거 관리인 대행의 업무 태만에 들어가는거 아니야?"
"……."
상황을 수습하려다가 여태까지 조용히 있던 한뫼님의 한마디에 호프님의 입이 얼어붙었다. 이 순간을 놓칠 내가 아니다. 이번만큼은 실패했지만 아직 나에겐 비장의 한 수가 남아 있었다. 난 아무 말 없이 뚱띠이님에게 손을 내밀었고 뚱띠이님은 어디서 가져왔는지 모를 확성기를 조용히 나에게 건네주었다. 확성기를 받아든 나는 볼륨을 최대로 높이고 확성기를 입에 가져다 댔다.
"아아~ 여러분! 잠깐만 주목! 오늘의 만찬! 즐거우십니까?"
"예에~"
우렁찬 대답이 옥상을 쩌렁쩌렁 울린다.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신 슈타인호프님과 음식을 준비한 후유소요님, 밤비님에게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100명 이상의 박수 소리는 짜릿했다. 맨션이 떠나갈것 같은 박수의 행진. 나는 손을 들어서 박수를 멈추게 했다.
"아, 그리고 여러분에게 알려드릴 소식이 있습니다. 우리 이글루스 맨션의 관리인 대행을 맡고 계신 슈타인호프님께서 얼마전 면접을 보셨습니다. 면!접!"
그러자 여기저기서 수군수군대는 소리가 들렸다. 절반은 걱정, 절반은 외면.
"그래서 말인데! 이번에 합격해서 취직하시게 되면 카레나 고기가 아닌! 출장 뷔페로 여러분에게 한번 거나하게 식사 대접을 또! 하시겠다고 합니다!"
"우와아~~"
엄청난 함성이 들렸다. '브라보!','호프님 멋져!','사랑해요 호프님!'등등 여러 소리가 귓전을 울렸다. 참고로 사랑해요 호프님은 분명히 남자 목소리였다.
"이 어려운 경제 상황에 취직이 된다는건 그야말로 축복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모두 슈타인호프님의 취직 성공을 위해 힘찬 박수로 격려합시다! 취직하시면 크게 쏘신댑니다아아!!!"
이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박수가 터져나왔고 얼떨결에 일어난 호프님은 좌중을 향해 꾸벅꾸벅 열심히 인사를 했다.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쟁취한 나는 승리의 V자를 그리며 자리에 앉았다.
"대단하네. 단지 확성기 하나로 사람을 휘어잡다니."
"그거 하나로 1천명도 3박 4일로 끌고 다녔는데 100명 정도야 어렵지 않죠."
나는 지우고 싶은 과거를 떠올렸다가 곧바로 기억의 심연으로 가라 앉혔다. 그때 정말 힘들었었지. 그런데 이쪽을 노려보는 호프님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뭔가… 안좋다.
"취직하면 더 좋은거잖아요? 그러니까 취…."
"…그라비티."
호프님의 입술이 움직이기가 무섭게 엄청난 압력에 나는 그대로 테이블에 머리를 직격했다. 공교롭게도 그곳에 기다리고 있던건 내 푸딩. 푸딩이여, 천국에서 잘 지내라 ㄱ-
"크윽, 그새 익힌겁니까!"
"이걸로 끝이라 생각하지 마십시요!! 광역으로 쓸려다가 남들 앞이라 봐준겁니다! 언젠가 레인님이 크게 한방 먹을 날이 있을겁니다!"
"헹~ 얼마든지~"
그러자 그걸 지켜보고 있던 같은 테이블의 사람들이 한마디씩 했다.
"고양이와 쥐가 이 사람들의 아바타가 아닐까 싶은데요."
"좋은 소설 소재에요."
"방문 밖에 나올땐 조심해야겠군."
"다치면 내가 잘 고쳐줄께~"
4인4색의 말을 남긴채, 이글루스 맨션 입주 기념 저녁 식사는 그렇게 저물어갔다.
이글루스 가든 - 100인의 이누이 - 이글루스 빌...
나는 삽겹살을 먹으면서 기분 좋게 중얼거렸다. 여기는 이글루스 맨션 옥상. 맨션 내에 입주자 전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는 여기 뿐이다. 여기저기서 모두들 신나게 저녁식사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비록 준비된 것은 카레와 고기뿐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뷔페식이라 모두들 먹고 싶은만큼 마음껏 가져다 먹을수 있다는게 최고의 장점이었다. 얼핏 듣기론 120인분을 준비했다고는 하지만 무슨 마법을 부렸는지 모처의 빵과 포도주 못지 않게 끝없이 나오는 음식들. 거기에 디저트로 케잌과 푸딩도 준비되어 있다고 하니 정말 나이스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원래는 호프님을 난감하게 하기 위한 작전이었건만 호프님의 기민한 몸놀림에 덤터기를 쓰게 된 후유소요님과 밤비님에게 애도를 표할 뿐이었다. 표할 뿐.
"그러고보니 입주자가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보이는것도 처음인것 같군요. 대행은 어떻게 생각해요?"
"아, 그렇죠. 솔직히 이런 자리가 아니면 만날 때도 없잖습니까? 이게 다 입주자들을 위한 저의 노고라고 생각해 주십시요. 핫핫."
파파울프님이 말하자 호프님이 크게 웃으며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다. 어째 본말이 전도된 느낌이 드는데…
"후유소요님과 밤비님이 고생이 많았겠어요. 호프님도 보통이 아니시군요. 그런 방법까지 쓸 줄은 몰랐는데."
"살기 위해선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법입니다. 특히 다른 사람의 계략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라면!"
나와 호프님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그걸 본 위장효과님이 두 사람을 말렸다.
"자자, 좋은 분위기인에 왜들 그래요? 오늘만큼은 기분 좋게 보내봅시다. 자, 건배~"
위장효과님이 잔을 들자 각자 한마디씩 하면서 잔을 부딪쳤다.
"취직을 위하여!"
"SS 만세!"
"맨션 입주 만세!"
"병원 잘 좀 되라!"
"승진 시켜줘!"
"베스트셀러 대박 좀 나보자!"
차례대로 파파울프님, 호프님, 나, 위장효과님, 한뫼님, 뚱띠이님의 순이었다. 현재 이 테이블에 앉아 있는 6명. 아이스맨님은 일직이라고 눈물을 뿌리면서 출근하셨다나 뭐라나.
"그런데 우리 테이블만 왜 분위기가 이렇죠?"
뚱띠이님이 주위를 둘러보더니 침울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어째 다른 사람들은 이쪽에 오기를 거부하는 듯한 분위기가 흐른다. 얼마후 위장효과님이 조용히 우리를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여기 나이를 생각해봐요."
수긍이 된다. 파파울프님이 35살, 호프님이 30살, 내가 34살, 위장효과님은 40대, 한뫼님은 33살, 뚱띠이님은 39살. 평균 35세 이상. 같이 식사하기로 했던 아이스맨님도 30살이니까 이건 뭐….
"노땅들의 저녁식사로군요."
파파울프님이 한숨을 쉬면서 가슴 아픈 한마디를 내뱉었다. 그렇다. 노땅들이다. 노따앙! 젠장!
"왜 하늘이 님은 여기 안오는 건데요?"
"레인님 같으면 오고 싶겠어요?"
"……."
불평을 쏟아내자 바로 호프님에게 한소리 들었다. 거의 최연장자급인 하늘님은 저어기 멀리서 가족분들과 오붓하게 식사를 하고 계셨다. 그리고 이쪽은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있다. 아놔.
"그러길래 거 얼른 결혼들 하지."
위장효과님의 말은 좌중을 침묵의 도가니탕에 빠뜨리기에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위장효과님을 제외하고 다 총각. 파파울프님부터는 앞에 늙었다는 한자가 붙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거야 말이 쉽죠. 요즘 연애 하기가 얼마나 힘든데."
"능력 없는 사람들이 그런 말 한다니까."
내가 한마디 했다가 이번에는 위장효과님에게 쿠사리를 먹었다. 어째 오늘 여기저기서 츳코미를 당하는게 영 일진이 안좋다. 아침에 타롯을 안보고 나와서 그러나? 그때 신이 도움의 손길을 내려주셨다.
"자~ 기다리셨죠? 디저트 나왔습니다~"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이쪽 테이블에 푸딩을 갖다준 사람은 다름 아닌 맨션 입주자중 최연소자인 미케님. 미케님이 등장하자 갑자기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겨울이 끝나고 봄이 왔다. 벚꽃이 핀다구!
"앗! 감사합니다. 미케님도 이쪽에서 드실래요?"
"아니요~ 말씀은 고맙지만 전 시오님과 같이 있어서… 다음에 시간 나면 놀러올께요~"
손을 팔랑팔랑 흔들고 다른 테이블로 가버리는 미케님. 꽃샘추위 한번 세구만.
"그러니까 가장 어린 사람이 그렇게 나오면 어떻해요? 나이를 생각하라구!"
"저를 동 레벨로 놓지 마십시요!"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왜그래!"
"맞아! 같이 늙어가는데 같이 좀 즐거워져야지!"
"전 아직 서른입니다! 뚱띠이님과는 무려 9살의 차이가 있단 말입니다. 그런데 같은 등급에 놓다니요!"
뚱띠이님 좌절.
"30대는 서른살부터 서른 아홉입니다! 어차피 똑같은 30대! 혼자서 튀는건 용서 못해요!!"
반격을 시작한건 나였다. 얼마전 물벼락을 맞은 것도 있고 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그러자 호프님은 얼굴에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호오~ 레인님 그렇게 나오시깁니까? 제 소중한 컬렉션을 팔게 만들기 직전까지 몰아부치셨던분이 그렇게 나오시깁니까?"
"안팔렸잖아요! 아니, 안판거지만!"
"전 그때 죽는줄 알았습니다! 아니, 피같은 컬렉션을 파라니요!"
"사람이 돈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못할게 없잖아요!"
"물벼락 한번 더 맞고 싶으십니까!!!"
모두의 시선이 호프님을 향했다. 자폭.
"아, 제 말은 저번처럼 수도관이 갑자기 터진다거나 하는 사태가 안일어났으면 한다는 말이죠. 하.하."
"…그거 관리인 대행의 업무 태만에 들어가는거 아니야?"
"……."
상황을 수습하려다가 여태까지 조용히 있던 한뫼님의 한마디에 호프님의 입이 얼어붙었다. 이 순간을 놓칠 내가 아니다. 이번만큼은 실패했지만 아직 나에겐 비장의 한 수가 남아 있었다. 난 아무 말 없이 뚱띠이님에게 손을 내밀었고 뚱띠이님은 어디서 가져왔는지 모를 확성기를 조용히 나에게 건네주었다. 확성기를 받아든 나는 볼륨을 최대로 높이고 확성기를 입에 가져다 댔다.
"아아~ 여러분! 잠깐만 주목! 오늘의 만찬! 즐거우십니까?"
"예에~"
우렁찬 대답이 옥상을 쩌렁쩌렁 울린다.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신 슈타인호프님과 음식을 준비한 후유소요님, 밤비님에게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100명 이상의 박수 소리는 짜릿했다. 맨션이 떠나갈것 같은 박수의 행진. 나는 손을 들어서 박수를 멈추게 했다.
"아, 그리고 여러분에게 알려드릴 소식이 있습니다. 우리 이글루스 맨션의 관리인 대행을 맡고 계신 슈타인호프님께서 얼마전 면접을 보셨습니다. 면!접!"
그러자 여기저기서 수군수군대는 소리가 들렸다. 절반은 걱정, 절반은 외면.
"그래서 말인데! 이번에 합격해서 취직하시게 되면 카레나 고기가 아닌! 출장 뷔페로 여러분에게 한번 거나하게 식사 대접을 또! 하시겠다고 합니다!"
"우와아~~"
엄청난 함성이 들렸다. '브라보!','호프님 멋져!','사랑해요 호프님!'등등 여러 소리가 귓전을 울렸다. 참고로 사랑해요 호프님은 분명히 남자 목소리였다.
"이 어려운 경제 상황에 취직이 된다는건 그야말로 축복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모두 슈타인호프님의 취직 성공을 위해 힘찬 박수로 격려합시다! 취직하시면 크게 쏘신댑니다아아!!!"
이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박수가 터져나왔고 얼떨결에 일어난 호프님은 좌중을 향해 꾸벅꾸벅 열심히 인사를 했다.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쟁취한 나는 승리의 V자를 그리며 자리에 앉았다.
"대단하네. 단지 확성기 하나로 사람을 휘어잡다니."
"그거 하나로 1천명도 3박 4일로 끌고 다녔는데 100명 정도야 어렵지 않죠."
나는 지우고 싶은 과거를 떠올렸다가 곧바로 기억의 심연으로 가라 앉혔다. 그때 정말 힘들었었지. 그런데 이쪽을 노려보는 호프님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뭔가… 안좋다.
"취직하면 더 좋은거잖아요? 그러니까 취…."
"…그라비티."
호프님의 입술이 움직이기가 무섭게 엄청난 압력에 나는 그대로 테이블에 머리를 직격했다. 공교롭게도 그곳에 기다리고 있던건 내 푸딩. 푸딩이여, 천국에서 잘 지내라 ㄱ-
"크윽, 그새 익힌겁니까!"
"이걸로 끝이라 생각하지 마십시요!! 광역으로 쓸려다가 남들 앞이라 봐준겁니다! 언젠가 레인님이 크게 한방 먹을 날이 있을겁니다!"
"헹~ 얼마든지~"
그러자 그걸 지켜보고 있던 같은 테이블의 사람들이 한마디씩 했다.
"고양이와 쥐가 이 사람들의 아바타가 아닐까 싶은데요."
"좋은 소설 소재에요."
"방문 밖에 나올땐 조심해야겠군."
"다치면 내가 잘 고쳐줄께~"
4인4색의 말을 남긴채, 이글루스 맨션 입주 기념 저녁 식사는 그렇게 저물어갔다.
이글루스 가든 - 100인의 이누이 - 이글루스 빌...



2009-02-07 23:48 #
반겨주시면 쑥쓰럽고...
그렇다고 시크하게 넘기시면 부끄럽습니다..ㅠ.ㅜ
2009-02-08 00:37 #
2009-02-07 23:49 #
2009-02-08 00:37 #
2009-02-08 01:00 #
2009-02-08 13:49 #
2009-02-08 14:14 #
2009-02-08 17:51 #
2009-02-08 17:21 #
2009-02-08 17: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