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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ret Mission 『S Relief』 하야테의 카드 - 1 -
at 2009-09-20 18:27:42 3 comment

그것은 자기가 하는 일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으며, 유노는 생각보다 자신의 머리 위의 저 높은 곳에 있다는 것이었다.
일개 본국무장대의 한 축을 담당하는 그녀와 한 기관의 우두머리와의 수 싸움에서 하야테는 번번이 패배하고 있었다.
그녀도 머리가 좋다면 좋다고 할 수 있었다.
내국안보부 수사요원의 경험과 그가 여러 세계를 돌면 배운 지식, 그리고 그의 사교력과 치밀한 계획은 13세의 어린 나이에 상급 캐리어 시험 합격을 통한 영관급의 자리에 오르게 하는데 일조했다.
13세의 소령, 야가미 하야테.
그로부터 9년 후인 22세의 중령, 야가미 하야테.
강산도 변할 시기의 시간의 흐름만큼 차이는 있었다.
Secret Mission 『S Relief』- Phase 3
하야테의 카드
하야테의 카드
미드칠더에도 드디어 봄의 기운이 싹트기 시작했다.
1월의 잔혹한 추위는 지나가고, 2월이 되자 눈꽃과 듬성듬성 작은 나뭇잎이 지라기 시작했다.
하야테의 집 앞마당에는 4계절마다 그 아름다운을 뽐내는 나무들이 서너 그루씩 심어져 있었다.
이번 달에는 그 첫 시작을 알리는 매화가 꽃 피기 시작했다.
여유롭게 차를 마시며 매화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은 삭막한 장교 생활과 피곤한 나날의 활력소가 되었다.
그녀의 어깨 위에 린포스 츠바이가 올라앉았다.
"오늘은 누구랑 만나는 거예요?"
"오늘은 중요하데이, 린. 리제인 내국안보부장과 만날끼다."
"네― 그럼 린은 준비하러 갈게요.――"
수 싸움에서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SDA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자와의 접촉은 필수적이었다.
아무리 표면적으로는 살인 행위가 드러나진 않아도, 정보를 지배한다는 것을 부정할 순 없었다.
여러 가지 불리한 정보를 가지고 있거나 그의 업무와 관련하여 불편한 점을 느끼는 자와 협력한다면, SDA를 일순간은 아니더라도 천천히 숨통을 죌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었다.
그런 하야테에게 있어서 이번 만남은 매우 중요했다.
에드워드 리제인 내국안보부장.
하야테가 그와 유노와의 관계가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을 안 것은 불과 보름 전이었다.
그녀는 보름 전에 마리엘과의 통화에서 그 귀중한 사실을 알아내게 되었다.
[…명색이 나도 기술연구부장인데! 같은 지위라고! 근데 그 사람은 나이가 좀 있다고 '당신은 왜 허락도 없이 데이터베이스를 만지냐?', '아무리 당신이 만든 거지만, 그런 건 내가 용납해!' 라면서 소리란 소리는 다 지르는 거야.]
"그, 그야 학실히 마리가 쪼매 잘못한 건 맞으니께.."
[아, 내가 DB 바이러스 검사하는 것도 죄냐고! 어차피 같은 지위인데! 허락 없이 하면 뭐 어때?!]
"하하하…"
[아, 그러고 보니 하야테한테 이야기해줄 것이 있다.]
"뭔데?"
[그 사람 날 혼내고 돌아가는 길에 유노 이야기를 좀 했다.]
"유노 이야기?"
[응, 자세한 내용은 못 들었지만 대충 뉘앙스가 '저 여자나 차원정보국의 어린 애랑 매한가지야. 버릇이 없어!' 뭐,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
"그래?"
[그 뒤론 데이터베이스 이야기도 잠깐 나왔던 걸로 봐선 아마 나랑 같은 이유인 것 같은데…]
하야테는 마리엘과의 통화로 얻어낸 정보로 다음 접촉 상대인 리제인 내국안보부장과 만나기 위해 돌아다녔다.
본국무장대의 혹독한 훈련을 받으며 틈틈이 시그넘과 샤멀 등을 이용하여 접선을 시도한 결과, 그는 흔쾌히 하야테와의 만남을 허락했다. 보안을 위해 자세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유노 이야기만 한 것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리제인의 이해관계를 맞게 하는데 충분했다.
미드칠더 크라나간 교외의 카페 슈발리에.
오전 11시.
오전 11시.
접선 장소와 시간이 쓰여 있는 수첩의 한 페이지를 뜯은 하야테는 린포스 츠바이가 낑낑 거리며 가져온 모자를 가볍게 머리에 썼다.
눈이 살짝 가려질 정도의 선글라스와 어제 잠시 바꿔둔 헤어스타일까지. 준비는 완벽했다.
하야테는 잠시 앉아 서랍 안에 든 액자를 꺼냈다.
길 그레이엄 제독과 리제리아와 리제로테가 함께 찍힌 사진을 보며 그녀는 마음을 안정시켰다.
이번 그와의 만남으로 그녀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S Relief의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그녀도 각오를 다졌다.
"그럼, 갈께. 린은 집 잘 보그레이."
"네――"
닫힌 문을 뒤로 한 하야테의 발걸음은 가볍게 보였지만, 비장했다.
카페 슈발리에.
꽤 인기가 있는 카페이긴 하지만, 그것은 민간인에게나 해당되는 일이었다.
크라나간의 교외라곤 해도 제법 멀리 있는 교외이기에 근처 주민들이 아니면 국원들은 올 수도 없었다.
일부러 그녀가 그곳을 택한 것도 이유가 있었다.
보통은 한적하거나, 국원이 종종 들리는 곳에 유노의 눈들이 배치될 수도 있었지만, 이렇게 민간인들이 많이 다니는 카페라면 오히려 허를 찌를 수 있었다.
그것은 리제인도 마찬가지였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하야테는 검 붉은색의 뿔테 안경을 쓴 30대의 남성을 찾아냈다.
그는 당당히 4인석을 독차지 하면서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차를 즐기고 있었다.
"저, 에드워드 리제인 부장님이십니꺼?"
"아아, 하야테 중령인가? 앉게나."
하야테가 앉자, 종업원이 다가왔다.
"손님, 무엇으로 드릴까요?"
"모카커피로 부탁합니데이."
종업원이 돌아가자, 하야테는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벗고 손바닥으로 얼굴을 한 번 문질렀다.
"꽤나 요란한 변장이군. 내가 전에 본 헤어스타일하고도 다르고 말이지."
"임시방편입니더. 이거라도 캐야 안심이 될 것 같드래예."
"그래, 그건 됐어. 이 근방에는 그 놈이 뿌린 놈들이 없는 것 같으니까 말이지."
"그럼, 쪼매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시지 않겠습니꺼? 왜 차원정보국장을 마음에 안 들어하는지예?"
"훗, 바로 본론인가?"
리제인은 잠시 입에서 찻잔을 떼고 그가 가져온 서류를 테이블에 내밀었다.
"라인하르트 국장님이 내가 내국안보부장이 된 날부터 한 가지 주문을 한 것이 있지. 그것은 차원정보국의 데이터베이스 열람 권한에 대한 허가 불필요야."
"맘대로 볼 수 있게 하라는 거네예."
"처음엔 이게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얼마 후에 무슨 의미인지 알게 되었지."
하야테가 서류를 꺼내자, 거기엔 내국안보부 데이터베이스의 해킹 침입 발견 건수가 일자마다 기록되어 있었다.
"그건 작년 분이네."
"분매히, 리제인 부장님은 올해로 4년째였지예? 근데, 이 정도 양이라니…"
"난 도저히 용납을 할 수 없어서, 기술연구부장을 불러서 내국안보부의 보안시스템을 향상시켜달라고 요청했지. 그랬더니 향상된 날을 기준으로 한 달 동안은 침입이 없더군. 그래서 두 다리 쭉 펴고 잘 수 있겠거니 했지만, 놈들은 그걸 또 뚫어버렸네."
"이 기록대로믄, 시스템이 향상되어도 계속 뚫려 부맀다는 야기네예?"
"그런 거지."
하야테에게 있어서는 귀중한 정보가 들어왔다.
"그래서 난 기술연구부장을 의심했지만, 그건 아니었어."
"차원정보국의 자력…."
하야테는 자신이 상대하는 조직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조직임을 다시 한 번 알게 되었다.
종업원이 모카커피를 내오자, 하야테가 향을 음미한 뒤, 한 모금을 들이켰다. 그를 따르듯 리제인은 차를 들이키며 안경을 고쳐 썼다.
"마음에 들지 않아. 애초에 왜 우리 데이터베이스를 해킹하는 이유를 모르겠어."
"차원정보국에서도 얻지 몬하는 정보가 있어서 그런 거 아닐까예?"
"그런 정보라면 3, 4년 전에 벌써 빼오고도 남았을 거야. 하지만 그들은 최근에도 그 짓을 멈추지 않고 있어. 전 방위로 쳐들어와서 목적도 모르겠고 말이야."
하야테는 천천히 생각해봤다.
차원정보국은 정보의 집결지이기에 웬만한 정보는 모두 자동적으로 들어오게 되어 있었다. 그런 조직이 일부러 해킹을 해서라도 얻어야 할 정보라면 각 기관이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기밀 정도였다.
하지만, 기밀이 목적이라면 지금까지 계속 해킹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리제인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목적을 모르게 하는 전 방위적 공격과 지속적인 공격의 의미를 그녀는 쉽게 알 수 없었다.
"그라믄, 리제인 부장님은 차원정보국에 말해보셨습니꺼?"
"처음 두 세번 정도. 애송이 주제에 남의 데이터베이스를 휘젓고 다니는 건지 항의를 했더니, 현장에선 고분고분 말을 듣는 것 같더니만, 돌아간 뒤에 놈은 보란 듯이 내 뒤통수를 쳤지. 개 같은 놈!"
잠깐 감정이 올라왔는지 리제인은 조금 식기 시작한 차를 한꺼번에 들이켜 잔을 비워버렸다.
"웨이터! 여기 차 한 잔 더 주시게."
"알겠습니다."
하야테는 티스푼으로 커피를 살살 저으면서 수첩에 내용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까… 자네 재밌는 짓을 한다고 했지? 자네 부하인 시그넘 중위에게 들었네."
"아, 네."
"처음 듣고 꽤 놀랐지. '일개 중령이 동료 몇 명과 함께 차원정보국의 비리에 대해서 밝혀내고 있다.'라니…. 누구라도 비웃을 일이야."
슬쩍 미소를 짓는 리제인을 보며 하야테는 펜을 내려놓고 약간의 각오가 녹아든 말투로 말했다.
"마, 위험한 짓이란 건 안다 캐도 저희가 하지 않으믄 유노는 영영 돌아올지 않을 것 같습니데이. 친구로서, 그건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더."
"훗, 그 이상적인 생각이 얼마나 먹힐지 모르겠군…. 자네 친구가 무슨 짓을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것도 결국 차원정보국이 존재하기에 있는 일이야. 내가 입을 다물고 있는 것도, 그 애송이 놈에게 굽실거리며 비위를 맞추는 것도, 나 같은 놈이 많은 것도 다 같은 이유지."
"……."
하야테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리제인은 종업원이 내온 차를 살살 바람을 불며 조금 들이켰다. 그의 혀가 차의 뜨거움에 놀라 뒤로 빠져 떨었다.
"차원정보국이 쥐고 있는 정보는 이 시공관리국 조직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어. 본국 의회에 있는 몇몇 의원들과 그들을 따르는 녀석들이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을 제외하면, 다들 차원정보국에는 어설프게 대항하지 않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 중이지. 한 번 데인 놈들도 있으니까 말이야. 아무튼, 알 수 없는 조직이 차원정보국이야."
'정보 따위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은 하야테였지만, 아직 그 이야기는 할 수 없었다.
갑자기 그들이 관리국 직속의 테러와 공작 행위를 하는 집단이라고 하면, 리제인 부장은 손을 떼고 더욱 어려운 처지에 놓일 수 있었다.
증거가 갖춰질 때가 적기였지만, 제임스 코튼 중장 살인사건(알려진 것은 자살이지만)에서 하야테가 얻은 정보만으로는 위험이 있었다.
애초에 그 유르겐이라는 마도사가 제대로 관리국에 등록되어 있는 지도 의문이었지만, 분명 알프가 떠나기 직전에 말한 SA의 특성상 그들의 마력 에너지는 그 누구도 가지고 있지 않은, 말하자면 관리국 입장에서는 '외부인'의 것이기에 괜히 말해서 내국안보부를 시작으로 관리국 내부에 움직임을 보인다면 차원정보국이 바로 손을 쓸 수 있었다.
나름대로 오랫동안 장교 생활을 해온 하야테는 군 내부에 소문이 얼마나 빠르게 퍼지는 지 알고 있었다.
말한다면 확실하게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증거가 갖춰질 때, 그 때야 말로 적기였다.
"아무튼, 자네들은 정말 바보 집단이야. 수사원 시절에도 그 뿌리가 보였긴 했지만."
"그럼, 부장님은 왜 저희에게 협력하신 겁니꺼?"
"나야 유노가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런 것뿐이라네. 게다가 이건 차원정보국이라도 인간의 한계 탓에 알 수 없는 일이기도 말이야. 말하자면 총대를 맨 자네들을 이용하는 셈이지."
"…훗, 그럼 저흰 부장님의 방패라는 소리군요."
평상시에 쓰던 관서 사투리가 아닌 표준어로 대답한 하야테의 눈빛이 더욱 강해졌다.
깊은 옅은 푸른 눈동자 속에서 리제인은 그녀의 안에 잠든 각오를 봤다.
"하나만 충고하지. 우리 내국안보부가 자네들에게 제공할 정보는 알다시피 본국과 미드칠더의 외부 사정과 제한적인 내부사정 한정이네. 따라서 자네들이 알고 있는 거면, 차원정보국도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네, 알겠습니데이."
"한 가지 더. 가능하면 RAT도 적극 이용해보는 것이 좋아. 그들은 장관 직속이긴 해도, 별다른 명령이 없는 한 단독으로 행동할 수 있으니까. 뭐, 자네 지위정도라면 한두 명쯤은 아는 자가 있겠지."
안 그래도 베롯사의 활약으로 제 106 관리 세계에서 아그리 터너를 내쫓은 상황이었다.
나노하가 우는 소리를 하며 위험하다고 하소연한 것을 빼면 자신들에게 있어선 성과였다.
하야테는 모카커피를 들이키고 그녀가 원하는 또 하나의 부탁을 그에게 말했다.
"저기, 그 마 이런 소리를 하는 건 쪼매 위험하다는 건 알겠는데예, 아무도 모를 만한 집결 장소를 하나 마련해주시면 안될까예?"
"집결 장소? 아, 아지트 말이군. 글쎄, 그런 건 RAT가 더 잘 알고 있을 것 같은데…."
"하나 알고 계실 텐데예?"
하야테가 머리를 들이대며 말하자, 리제인은 조금 당황했다.
그것 때문인지, 그의 마음속에서 그 당돌한 애송이 아가씨의 말은 어쩐지 들어줘야 하겠다는 심적 변화가 생겨났다.
"크라나간 북부 폐주거지역 근처 10층짜리 빌딩 지하에 내국안보부 소속 국원들이 장기 수사를 위해 쓰던 곳이 하나 있네. 전기, 수도, 가스 등은 빌딩과 공유하고 있고 언제라도 쓸 수 있지. 아주 조금 더럽다는 것을 제외하면 자네가 원하는 곳일 거야."
리제인은 대충 약도를 그려 하야테에게 넘겨줬다.
하야테는 좌석의 옆에 있는 창을 건드려 창밖에 대기하던 시그넘을 불러 그 약도를 보여줬다. 시그넘이 알겠다는 신호를 주고 이동을 시작했다.
"조심성이 강한 아가씨군."
"이정도도 아니믄 싸울 수 없지예."
"훗, 하긴."
"그럼 앞으로도 좀 부탁할께예."
"그러지. 애송이 중령 아가씨."
간단한 악수 후, 하야테는 카페 슈발리에를 빠져 나갔다.
근처에서 강아지의 모습으로 대기하던 자피라가 폴리모프를 풀어 인간화를 하여 하야테의 옆에 다가섰다.
"주, 성과는?"
"응, 만족칼만 했데이. 시그넘이 새로운 아지트의 안전을 확인하면 자피라가 나노하들한테 좀 알려줬으면 칸다."
"알겠습니다."
"그럼 지상본부로 가볼까?"
근처에서 택시를 잡은 뒤 하야테와 자피라는 다시 안전한 교외에서 비교적 위험한 중추로 천천히 들어섰다.
'불안한 땅강아지'
하야테는 그녀와 비슷한 계급을 가진 대다수의 사람들을 그렇게 불렀다.
중령이라는 계급은 슬슬 군 내부의 인맥과 라인을 알아두고 적절한 것을 판단해야 했다.
이 후 대령 진급과 관련될 수도 있고, 야망이 큰 자라면 장차 지상본부 사령관의 자리에 오를 수도 있는 그 애매모호한 시작인 중령은 하야테는 6년 간 지내왔다.
13세에 상급 클래스 시험을 통과하고 소령을 단 하야테는 단 3년 만에 중령에 올랐다.
그녀의 머리는 충분히 군 내부에서 먹혔다. 본국과 지상본부를 전전하며 얻은 그녀의 명예와 인맥은 일반 중령의 이상이었다. 아직 그녀의 꽁무니에는 어둠의 서 사건의 주요 참고인이란 수식어가 달려있었지만, 그녀는 전혀 기죽지 않았다.
그녀와 같은 계급을 단 사람들이 전전긍긍하며 선물을 갖다바친 영향력 있는 상관에게서의 연락을 기다리는 동안 그녀는 자신만의 힘을 길러왔다.
남들보다 화려한 데뷔와 화려한 경력과 화려한 인맥을 바탕으로 이제 그녀는 향후 5년 이내에는 무난히 대령의 자리도 노릴 수 있는 거물로 자랐다.
하야테와 불안한 땅강아지들과는 그릇이 달랐다.
하지만 그렇기에 하야테는 그 아군의 수만큼 적도 확실히 많았다. 그리고 그 적은 대부분 그녀를 시기한 '불안한 땅강아지'들과 그 뒤를 봐주고 있는 몇몇 상관들이 주를 이뤘다. J.S 사건 때의 레지어스 중장도 그 상관들 중 한 명이었다.
그녀가 추진하는 계획에 있어서 이 적들은 분명히 걸림돌이 되었다.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걸어오는 방해가 중요한 순간에 틈을 보일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야테 중령. 이번에 자네가 제출한 해양경비대 수사부 매뉴얼은 참으로 참신했었네."
"별 말씀을예. 경험을 살려가꼬 나름대로 만든 것뿐이라예."
"아니, 아주 훌륭하네. 역시 하야테 중령이야."
그 적을 처리할 방법은 딱 하나.
자신도 그 불안한 땅강아지처럼 뒤를 봐주는 세력을 이용하면 되는 거였다.
"아, 그리고. 자네가 전에 부탁한 걸세."
"그렇습니꺼?"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시공관리국 역시 부패가 있는 곳이었다.
그 부패를 어떻게 이용하는 지는 각자의 능력에 달렸다. 어떤 이는 사리사욕을 위해 단순하게 사용하는 이도 있지만, 하야테처럼 그 부패를 이용하여 부패를 잡는 방법도 있었다.
돈을 뿌리는 이들과 하야테는 레벨이 달랐다.
"자네가 준 이 루비장식 시가케이스, 제법 인기라구."
"그라믄 일 하시는데 즐거우셨겠네예, 준장님."
"훗, 잔챙이 2명을 적발해서 본국사령부 인사국으로 넘겼지."
준장이 준 서류를 확인한 그녀의 표정은 매우 흡족한 듯 보였다.
서류를 자피라에게 건넨 뒤, 하야테는 그에게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떠났다.
휴게실 밖에 있는 복도는 아무도 없이 조용했다.
두 사람의 발걸음 소리만이 들리는 곳에서 하야테가 입을 열었다.
"이제 방해할 세력은 거진 다 없애부린 것 같데이."
"그렇습니까?"
"요새 누가 돈으로 상관을 잡는다캤나? 돈은 오히려 위험하데이. 차라리 장신구 같은 거면 선물이라는 명목으로 속일 수 있제. 이곳은 무르면 살기 어렵데이."
"주 하야테, 이제 어디로 가실 겁니까?"
"자피라는 시그넘이 있는 곳으로 가보라카이. 내는 여서 할 일이 아직 남았다아이가."
"알겠습니다."
자피라가 먼저 방향을 틀어 사라지자, 하야테는 중추의 위로 올라갔다.
계단을 하나하나 올라갈 때마다 느껴지는 무거운 공기가 하야테의 어깨를 눌렀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이쯤에서 긴장을 하겠지만, 하야테는 태연하게 그 공간을 드나들고 있었다.
하야테가 J.S 사건에서 얻은 정치적인 소득이라면, 그것은 어떤 것을 자기편으로 만들어야 승리를 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지식이었다.
본국으로의 하야테의 침투는 아무리 그녀라도 어려웠다. 이미 두텁게 형성된 막은 그녀의 진출을 어렵게 했으며, 비집고 들어갈 틈은 보이지 않았다. 특히나 이번 일에 대해서 본국의 도움은 받을 수 없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유노의 영향력이 이미 본국을 장악하고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그나마 덜 영향을 받는 지상본부를 통한 활로 개척이 하야테가 둘 수 있는 최적의 수였다.
그리고 그녀는 누구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야 하는지를 습득했다.
노크 소리와 함께 그녀의 목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졌다.
"사령관님, 야가미 하야테 중령이니더."
[들어오게.]
제리 시벨리우스 지상본부 사령관.
죽은 반역자 레지어스 중장의 후임인 이 사람이야 말로 유노를 어둠 속에서 끌어내기 위한 그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었다.
그를 그녀의 편으로 만들기 위한 하야테의 노력은 사실 1년 전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직접 상부에 보고해서 추진해야 한다는 구실로 직접 대면을 시작한 그녀의 노력은 1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조금씩 그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하야테는 이를 이용하기로 했다.
"전에 말씀드린 보고서입니데이."
건네 받은 보고서를 이리 저리 훑어보며 그는 마시던 커피를 한 번에 들이켰다.
"흠, 나쁘지 않네."
"감사합니데이."
레지어스와는 달리 온건파인 그를 잡기 위한 방법은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달랐다.
그가 중요하게 보는 것은 무엇도 아닌 실력이었다.
실력을 통한 믿음을 보여주면 그는 자연스럽게 믿음을 주는 그런 정직한 스타일의 남자였다.
돈이 나가는 것보다 쉽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지만, 하야테 입장에선 오히려 이런 타입이 껄끄럽다고 생각했다.
이런 사람은 조금 실수를 일으키더라도 포용하는 능력이 있지만, 그 포용심을 얻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그 긴 시간이 바로 이 1년이라는 세월이었다.
처음 그 끝이 보이지 않았던 그의 믿음을 이제 조금은 받게 된 하야테로서는 그 어떤 인맥보다도 큰 보람이 느껴지는 것이 이 인맥 형성의 노력이었다.
"그나저나, 예의 그것은 어떻게 됐심니꺼?"
"아, 그거 말인가? 지금 통과 여부를 기다리는 중인데 아마 수일 뒤에 투표가 이뤄질 거다."
"그렇습니꺼?"
수일 뒤에 이루어지는 그 투표에 하야테는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이미 의회의 몇몇 사람들에게 은연중에 넣은 지지 유도성의 말과 일부 필요한 사람들에게 지급된 소정의 선물까지,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끝난 상태였다.
그녀는 수첩을 보며, 마무리 작업에 대한 스케줄을 살펴봤다. 의원들의 명단이 빼곡하게 적힌 페이지에는 이름마다 선이 하나씩 그어져 있었고, 개 중에는 이름이 그대로 보존된 것도 있었다.
그녀가 추려낸 의원들의 지지를 얻어낸다면, 지상본부 내에 있는 자신의 적들과 겨룰 수 있다는 판단은 맞아 떨어지고 있었다. 이미 하야테가 입안한 이 법안을 반대하는 일부 사람들의 방해공작은 번번히 하야테에게 체크되어 방지되고 있었다.
그녀가 이런 노력을 기울이면서 통과시키고자 하는 법안은 지상본부의 마법 사용기록에 대한 권한 위임과 관련한 안건이었다.
현행 내국안보부가 본국과 미드칠더를 모두 관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베르카 자치령이나 일부 특수구역에 대한 마법 사용기록 관리를 내국안보부가 아닌 기술연구부로 위임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 법안은 성왕교회도 예전부터 말하고 있었던 내용이었고, 성왕교회의 전폭적인 지지와 제리 시벨리우스의 약간의 압력이 곁들여져 하야테에 의해 그 법안이 제출된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 법안이야말로, 유노에게 대응할 수 있는 하야테의 카드 중 하나였다. 그렇게 특수구역을 설정한다면, 기술연구부장인 마리엘의 도움을 얻어 좀 더 쉽게 새롭게 구성된 기동 6과 멤버들이 움직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그녀는 생각했다.
유노조차도 자신이 추진하는 이 움직임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야테는 분명히 유노가 자신의 의도는 알고 있을 테지만, 성왕교회라는 요소는 그도 건드리기 어려운 요소임을 고려할 때, 법안 차단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성왕교회의 부탁 때문에 들어줬지만, 설마 이정도로 의원들이 지지할 줄은 몰랐네."
"마, 의원들 중에서도 신자가 있고 그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테니까예."
"훗…. 그런가?"
제리 시벨리우스는 창가에 비치는 미드칠더의 태양을 보며, 짧게 숨을 내쉬었다.
"생각해보니, 자네가 여기에 온 지도 벌써 1년인가?"
"네"
"벌써 여기까지 올라왔군. 하야테 중령."
제리 시벨리우스의 미소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태양빛과 함께 하야테를 비추고 있었다. 믿음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하나만 충고하겠네. 너무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좋네. 여기는 몰라도, 본국에서는 어떻게 나올지는 몰라."
"하모예. 명심하겠습니데이."
그녀도 슬슬 정치적인 면을 잠시 벗어둘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지난 몇 년 간 그녀가 해온 일들은 적을 과하게 만들어왔다. 이제는 적을 줄여 나가야 하는 입장에서 여기서 더 활동을 했다가는 그녀가 부패를 이용하여 자신의 적을 제거하는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었다.
그의 말을 가슴 속에 다시 새기며 하야테는 태양을 감상하는 그의 등 뒤에서 손을 올렸다.
"그라믄,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더."
"그래"
창을 투과하는 빛을 뒤로 하며, 하야테는 사령관실을 빠져 나왔다.
"좋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데이. 힘내자!"
각오를 다지는 하야테의 머리 앞에 디스플레이가 출현했다.
시그넘이었다.
[주 하야테, 장소의 안전을 확인했습니다. 와주시기 바랍니다.]
"알긌다. 쪼매만 기다리그레이."
디스플레이가 접히고, 다시 조용한 복도를 하야테의 발걸음이 채워나갔다.
빌딩은 의외로 신식 빌딩이었다.
폐거주지 근처에 지어진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디자인과 광택을 갖춘 비즈니스 건물이었다.
깨끗하게 닦인 유리창과 유리문에서 헤어스타일을 바꾼 그녀의 모습이 선명하게 비치고 있었다.
건물 내부에 들어가자, 리셉션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던 시그넘이 그녀를 맞이했다.
"오셨습니까?"
"이렇게 좋은 건물인줄은 몰랐데이."
"네, 저도 이정도일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아래쪽인긴가?"
"그렇습니다. 따라오시죠."
상쾌한 허브향이 넘치는 1층 로비와 비슷하게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은은한 하얀색에 가까운 하늘색 조명과 같은 방향제가 수시로 방출되고 있었다.
원형 계단을 한 바퀴 돌자, 역시 같은 조명이 일렬로 나열된 복도가 펼쳐졌다.
그 복도의 측면에 고급스러운 조각으로 장식된 문이 달려있었다.
그 문의 위에는 '주식회사 리프솔'이라는 문구와 그 로고가 달린 장식이 달려있었다.
하야테가 뭔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시그넘에게 물었다.
"증말 여가 맞는거제?"
"처음엔 저도 당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약도대로라면 여기가 확실합니다."
"그래?"
문을 열자 그곳에는 아무런 기기도 없는 텅빈 사무실 내부와 함께 자피라와 비타, 그리고 티아나가 앉아 있었다.
"티아나, 온 긴가?"
"네, 하야테 대장님!"
"마마, 이제 대장이 아닌기라. 그냥 하야테 씨로 불러라."
"아닙니다!"
하야테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부엌으로 가 물을 한 잔 따랐다.
시원한 물이 그녀의 식도를 타고 흘러내리자, 모든 긴장감과 피로가 싹 사라지는 듯 했다.
비타가 뭔가 불만인 말투로 하야테에게 말했다.
"근데 여기가 진짜 맞는 거야? 전혀 아지트라는 느낌이 안 나는데."
"응, 약도 상으로는 아마 그럴 끼다. 근데 내도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혹시, 그 자에게 속은 거 아닙니까?"
시그넘이 의문을 표하자, 하야테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뭔가 생각이 있어서 그런 걸끼다. 리제인 부장님은 평소에 유노에게 불만이 많아가꼬 유노를 따를 만한 인물도 아니고, 게다가 그 사람은 우리가 무슨 짓을 카는지도 모르고 말이제."
"그렇군요."
"그리고… 어, 시그넘 저거, 니 전화 아이가?"
"아, 네."
시그넘은 윙윙거리는 진동 상태의 핸드폰을 집어 들어 슬라이드를 밀어 올려 전화를 받았다.
[리제인이다. 스피커폰으로 바꾸게.]
"네"
리제인의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지자, 하야테가 바로 응답을 했다.
"부장님, 왠지 야는 눈에 띄는 거 아입니꺼?"
[그렇게 생각할 지도 몰라서 일단 전화를 걸어봤지. 그곳은 확실히 수사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이 맞네.]
"그런 것 치곤 쪼매 화려한데예."
[자네와 같은 방법을 쓴 걸세. 오히려 적의 눈을 속이기에는 이런 곳이 안성맞춤이지. 그곳은 일종의 유령회사지만, 실제로 성과가 나오고 있고, 주식에도 상장되어 있는 회사지. 소유는 우리 내국안보부로 되어 있고.]
"헤에――"
[즉, 일반적인 회사로 위장된 아지트라는 이야기다.]
"알겠습니데이. 나중에 연락드릴께예."
[아아]
전화가 끊기자, 하야테는 티아나를 바라봤다.
"자, 그라믄. 티아나, 왜 여기에 왔는지, 그리고 우리가 왜 모있는지는 페이트에게 들었겠제?"
"네, 대충은요."
"우린 일련의 사건을 일으키고 있는 유노, 그리고 그 녀석이 이끄는 차원정보국 내의 조직인 SDA를 막기 위해 움직이고 있데이."
"그나저나, 놀랐어요. 그 상냥하신 유노 씨가 그런 짓을…"
티아나는 자신이 집무관 시험을 보던 시절을 회상하며 그의 얼굴을 그려봤다.
"솔직히, 티아나를 비롯해서 스바루나 에리오, 케로에게는 이 일은 가급적 알리고 싶지 않았데이. 잘못하믄 불똥이 튈 수 있으니께. 하지만, 티아나는 니가 맡고 있는 직급과 앞으로의 우리가 계획하고 있는 일을 진행하는데 도움을 쪼매 받을라꼬 이리 불렀다아이가."
"그렇군요."
"각오는 됐제?"
"…네, 저도 유노 씨가 그런 짓을 하는 것은 잘못 됐다고 생각해요."
"그라? 시그넘, 다음은 부탁한데이."
"네"
시그넘이 조금 큰 디스플레이를 띄워 개체들을 나열했다.
텍스트와 회전하는 도형들이 디스플레이를 채워 나갔다.
"티아나는 앞으로 차원항행함대 내부의 집무관들을 대상으로 활동을 했으면 한다. 단,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말이지. 네가 할 임무는 총 두 가지. 하나는 집무관들 사이에 SDA에 대한 의문심을 확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은연 중에 마음 속에 심어둘 것. 또 하나는 차원항행함대 감찰국의 데이터베이스에서 그리피스나 루키노의 도움을 받아서 비밀리에 어떤 인물에 대한 정보를 탐색해볼 것. 이렇게 두 가지야."
"알겠습니다."
"인물에 대한 데이터는 가면서 메모리를 넘겨줄 테니 안전한 컴퓨터로 확인해 보도록."
"네. 근데, 제가 갑자기 이런 활동을 하면 그쪽에서 알지 않을까요? 차원정보국은 모든 정보가 유입되니까요."
"그건 걱정 마. 최근에 네가 외부 차원에서 당한 부상을 샤멀이 아는 차원항행함대 의무관에게 부탁해서 좀 더 확대시켜서 몇 달 간 임무에서 쉬는 것으로 해뒀으니까. 그러니까 유노가 직접 차원항행함대 감찰국에 티아나의 신체검사를 요구하지 않는 이상 모를 거야. 단, 너무 눈에 띄지 않게 행동해야 돼. 진짜 그럴 수 있으니까."
"아, 그래서 갑자기 휴가가 늘었던 거군요."
"그래, 감사하라구."
비타가 슬쩍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하야테는 티아나의 어깨를 잡으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티아나, 이 일은 엄청 중요하데이. 니도 각오를 했으믄 알겠지만, 이 일은 관리국에게 반역이라는 죄를 얻을 수도 있는 문제인기라. 언제나 조심스럽게, 알겄제?"
"네"
"그리고 스바루나 다른 아들에게는 비밀이데이. 갸들은 가급적이면 위험한 일에 끼어들게 하고 싶지 않으니께."
"네, 알겠습니다."
"주 하야테, 그럼 전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자피라. 미안테이."
"아닙니다. 이것도 주가 원하는 일이니까요. 그럼"
자피라와 티아나가 같이 방을 나가고 방에는 하야테와 시그넘과 비타가 남아 있었다.
시간은 어느새 저녁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럼, 오늘은 좀 쉬시기 바랍니다."
"그래, 너무 무리하지 않는게 좋다구."
"아이다. 집에 돌아가도 할 일이 있으니께."
"후우…. 하여튼 주는 너무 일을 하시는 게 탈입니다."
"어쩔 수 없잖아."
하야테는 옷에서 수첩을 꺼내 다시 한 번 의원의 목록을 확인했다.
집에 돌아가 한 번씩 전화로 확인을 해야 하는 상대들이었다.
"그라믄 나중에 보제이. 내도 내일은 본국무장대로 돌아가서 훈련을 받아야 하니께."
"그럼, 저희는 여기에서 좀 있다가 가겠습니다."
하야테가 방에서 나가자, 비타가 타는 목을 축이기 위해 물을 마셨다.
수분이 그녀의 몸을 구석구석 파고 들어가면서 그녀는 입을 열었다.
"하야테, 너무 고생하는 것 같네."
"어쩔 수 없지. 그 만큼 유노가 이끄는 조직은 강력하고 위험하니까."
"흐음…"
비타는 나노하가 가제트 드론에 의해 큰 부상을 입었을 때를 상기하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저기 말이야. 전에 듣기로 유노는 죄를 씻기 위해 그 일을 한다고 했었지."
"아아, 나노하와 페이트가 그렇게 말하더군."
"모순인 거 아니야? 그 녀석의 죄를 씻기 위해서 라곤 하지만, 오히려 녀석은 다른 죄를 늘리고 있잖아. 내가 알기로 관리국은 범죄자를 생포해서 차원감옥에 넣어 관리 감독하는 기관일 텐데 말이야."
"글쎄, 나도 왜 그가 그러는지는 모르겠다."
"녀석,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말이야. 나노하가 크게 다쳤을 때도 누구보다 더 걱정한 녀석이었는데…. 지금은 녀석의 마음에서 정이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는 것 같다고 하야테가 말했었어. 쳇!"
시그넘이 주머니에서 액세서리를 꺼내 그 안에 든 사진을 쳐다봤다.
하야테와 볼켄리터들이 다정한 모습으로 찍혀 있는 사진. 시그넘은 거기서 린포스 츠바이의 얼굴을 바라봤다.
"확실한 건… 이제 그는 우리가 알던 녀석이 아니라는 거다. 자신과 수뇌부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생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지."
"녀석은 하야테가 얼마나 가슴 아픈지 알고나 있는 걸까?"
"글쎄. 전에 들은 말로는 녀석은 쭉 4년 전부터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던 거니까…."
"관리국에 반하는 세력의 소멸인가…. 교화의 여지 따윈 주지 않겠다는 거군."
그들도 10여년 전 어둠의 서 사건의 주요 용의자로서, 법정에 섰었다.
그리고 그들의 교화 가능성과 죄를 경감시킨 것은 나노하와 페이트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증언들도 있었지만, 가장 열심히 법정과 싸운 것은 유노였다.
교화와 생명의 중요함.
그것을 알려준 것도 유노였다.
그리고 지금 그 유노는 그 모든 것을 버리고 무정의 세계에 있었다.
비타와 시그넘은 자신들의 소중한 주인인 하야테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유노를 원망하며, 점점 지평선 너머로 숨고 있는 태양을 뒤로 하며 빌딩을 나섰다.
"네, 그라믄 부탁할께예. 네"
드디어 하야테의 수첩에 적힌 모든 의원들의 이름에 선이 그어졌다.
이제 남은 것은 차분하게 수일 뒤에 발표될 안건의 통과 여부를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린포스 츠바이가 열심히 티스푼으로 차를 저어 낑낑거리며 하야테에게 잔을 내밀었다.
"고맙데이"
차를 들이키며 하야테는 생각에 잠겼다.
지금도 밤마다 눈물을 훔치는 나노하와 그런 나노하를 걱정하는 페이트와 자신의 은인이 타락한 것에 걱정하는 자신.
결국 그 모든 것은 유노가 근원이었다.
자신과 볼켄리터를 교화시킨 유노를 보며, 하야테는 모두가 평화롭게 살기 위한 차원을 위해 고위 장교의 길을 택했다.
유노와 더 자주 만나기 위해 나노하는 만류하던 소령의 계급을 달았다.
지금의 페이트는 유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자신들의 행복과 슬픔, 그 가운데에는 언제나 유노가 있었다.
그리고 그 유노를 다시 돌려놓기 위한 카드. 하야테는 그를 위해 지난 3개월 동안 노력해왔다.
"린, 어디서부터 잘못된 길까?"
"글쎄요."
"린은 유노가 만들었다는 건 알고 있제."
"네, 유노 씨는 제게 있어서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에요. 하지만…"
하야테가 그윽한 눈으로 린포스 츠바이를 바라봤다.
그 눈 속에는 린포스 츠바이가 탄생했을 때의 모습들이 생생히 남아 있었다.
"걱정 마세요! 유노 씨는 반드시 예전 모습을 되찾고 우리들의 앞에서 웃는 날이 올 거예요!"
"……그래? 그렇겠제? 나도 오랜만에 보고 싶데이. 유노가 진짜로 웃는 모습 말이야."
"네! 힘내자구요!"
그를 위한 첫걸음은 이미 시작됐다.
그리고 한 발 더 전진하기 위한 싸움은 수일 내에 결판날 예정이었다.
미드칠더의 하늘에 뜬 두 개의 달이 청명하게 떴다.
하야테는 불을 끄고 달빛의 은은함을 느껴보기로 했다.
푸른색의 시스와 녹색의 주노의 빛은 창가를 뚫고 하야테의 전신에 퍼졌다.
수일 뒤, 결전의 날을 고대하면서, 그리고 내일부터 다시 받을 본국무장대의 혹독한 훈련을 생각하면서, 그리고 친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즐겁게 소풍을 가는 평화로운 꿈을 그리면서 하야테는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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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번 이야기는 하야테의 이야기입니다.
군부에 대해서 거의 모르는 나노하 일행들에게 있어서 유일한 희망이라면 장교 짓을 좀 해먹은 하야테에게 있죠.
공식 설정 상 하야테는 13세에 상급 캐리어 시험에 합격했고(소령과 중령의 진급 시간을 고려할 때, 아마 상급 캐리어 시험이 소령 승급 시험이라 추정합니다.) 그 만큼 군부 내의 물을 많이 먹었죠.
정보의 지배자가 유노라면 인맥의 지배자는 하야테라는 것입니다.
뭐, 앞으로 수 싸움은 이 둘이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에, 그리고 스트라이커즈 중에서 티아나가 드디어 나오게 됩니다. 이 녀석의 활약은 좀 나중으로 미루도록 하죠. ~_~
그나저나 필력이 좀 약해진 것 같아요. 음음
그럼, 다음 편에서 뵙죠. ~_~
눈이 살짝 가려질 정도의 선글라스와 어제 잠시 바꿔둔 헤어스타일까지. 준비는 완벽했다.
하야테는 잠시 앉아 서랍 안에 든 액자를 꺼냈다.
길 그레이엄 제독과 리제리아와 리제로테가 함께 찍힌 사진을 보며 그녀는 마음을 안정시켰다.
이번 그와의 만남으로 그녀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S Relief의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그녀도 각오를 다졌다.
"그럼, 갈께. 린은 집 잘 보그레이."
"네――"
닫힌 문을 뒤로 한 하야테의 발걸음은 가볍게 보였지만, 비장했다.
카페 슈발리에.
꽤 인기가 있는 카페이긴 하지만, 그것은 민간인에게나 해당되는 일이었다.
크라나간의 교외라곤 해도 제법 멀리 있는 교외이기에 근처 주민들이 아니면 국원들은 올 수도 없었다.
일부러 그녀가 그곳을 택한 것도 이유가 있었다.
보통은 한적하거나, 국원이 종종 들리는 곳에 유노의 눈들이 배치될 수도 있었지만, 이렇게 민간인들이 많이 다니는 카페라면 오히려 허를 찌를 수 있었다.
그것은 리제인도 마찬가지였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하야테는 검 붉은색의 뿔테 안경을 쓴 30대의 남성을 찾아냈다.
그는 당당히 4인석을 독차지 하면서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차를 즐기고 있었다.
"저, 에드워드 리제인 부장님이십니꺼?"
"아아, 하야테 중령인가? 앉게나."
하야테가 앉자, 종업원이 다가왔다.
"손님, 무엇으로 드릴까요?"
"모카커피로 부탁합니데이."
종업원이 돌아가자, 하야테는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벗고 손바닥으로 얼굴을 한 번 문질렀다.
"꽤나 요란한 변장이군. 내가 전에 본 헤어스타일하고도 다르고 말이지."
"임시방편입니더. 이거라도 캐야 안심이 될 것 같드래예."
"그래, 그건 됐어. 이 근방에는 그 놈이 뿌린 놈들이 없는 것 같으니까 말이지."
"그럼, 쪼매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시지 않겠습니꺼? 왜 차원정보국장을 마음에 안 들어하는지예?"
"훗, 바로 본론인가?"
리제인은 잠시 입에서 찻잔을 떼고 그가 가져온 서류를 테이블에 내밀었다.
"라인하르트 국장님이 내가 내국안보부장이 된 날부터 한 가지 주문을 한 것이 있지. 그것은 차원정보국의 데이터베이스 열람 권한에 대한 허가 불필요야."
"맘대로 볼 수 있게 하라는 거네예."
"처음엔 이게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얼마 후에 무슨 의미인지 알게 되었지."
하야테가 서류를 꺼내자, 거기엔 내국안보부 데이터베이스의 해킹 침입 발견 건수가 일자마다 기록되어 있었다.
"그건 작년 분이네."
"분매히, 리제인 부장님은 올해로 4년째였지예? 근데, 이 정도 양이라니…"
"난 도저히 용납을 할 수 없어서, 기술연구부장을 불러서 내국안보부의 보안시스템을 향상시켜달라고 요청했지. 그랬더니 향상된 날을 기준으로 한 달 동안은 침입이 없더군. 그래서 두 다리 쭉 펴고 잘 수 있겠거니 했지만, 놈들은 그걸 또 뚫어버렸네."
"이 기록대로믄, 시스템이 향상되어도 계속 뚫려 부맀다는 야기네예?"
"그런 거지."
하야테에게 있어서는 귀중한 정보가 들어왔다.
"그래서 난 기술연구부장을 의심했지만, 그건 아니었어."
"차원정보국의 자력…."
하야테는 자신이 상대하는 조직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조직임을 다시 한 번 알게 되었다.
종업원이 모카커피를 내오자, 하야테가 향을 음미한 뒤, 한 모금을 들이켰다. 그를 따르듯 리제인은 차를 들이키며 안경을 고쳐 썼다.
"마음에 들지 않아. 애초에 왜 우리 데이터베이스를 해킹하는 이유를 모르겠어."
"차원정보국에서도 얻지 몬하는 정보가 있어서 그런 거 아닐까예?"
"그런 정보라면 3, 4년 전에 벌써 빼오고도 남았을 거야. 하지만 그들은 최근에도 그 짓을 멈추지 않고 있어. 전 방위로 쳐들어와서 목적도 모르겠고 말이야."
하야테는 천천히 생각해봤다.
차원정보국은 정보의 집결지이기에 웬만한 정보는 모두 자동적으로 들어오게 되어 있었다. 그런 조직이 일부러 해킹을 해서라도 얻어야 할 정보라면 각 기관이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기밀 정도였다.
하지만, 기밀이 목적이라면 지금까지 계속 해킹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리제인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목적을 모르게 하는 전 방위적 공격과 지속적인 공격의 의미를 그녀는 쉽게 알 수 없었다.
"그라믄, 리제인 부장님은 차원정보국에 말해보셨습니꺼?"
"처음 두 세번 정도. 애송이 주제에 남의 데이터베이스를 휘젓고 다니는 건지 항의를 했더니, 현장에선 고분고분 말을 듣는 것 같더니만, 돌아간 뒤에 놈은 보란 듯이 내 뒤통수를 쳤지. 개 같은 놈!"
잠깐 감정이 올라왔는지 리제인은 조금 식기 시작한 차를 한꺼번에 들이켜 잔을 비워버렸다.
"웨이터! 여기 차 한 잔 더 주시게."
"알겠습니다."
하야테는 티스푼으로 커피를 살살 저으면서 수첩에 내용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까… 자네 재밌는 짓을 한다고 했지? 자네 부하인 시그넘 중위에게 들었네."
"아, 네."
"처음 듣고 꽤 놀랐지. '일개 중령이 동료 몇 명과 함께 차원정보국의 비리에 대해서 밝혀내고 있다.'라니…. 누구라도 비웃을 일이야."
슬쩍 미소를 짓는 리제인을 보며 하야테는 펜을 내려놓고 약간의 각오가 녹아든 말투로 말했다.
"마, 위험한 짓이란 건 안다 캐도 저희가 하지 않으믄 유노는 영영 돌아올지 않을 것 같습니데이. 친구로서, 그건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더."
"훗, 그 이상적인 생각이 얼마나 먹힐지 모르겠군…. 자네 친구가 무슨 짓을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것도 결국 차원정보국이 존재하기에 있는 일이야. 내가 입을 다물고 있는 것도, 그 애송이 놈에게 굽실거리며 비위를 맞추는 것도, 나 같은 놈이 많은 것도 다 같은 이유지."
"……."
하야테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리제인은 종업원이 내온 차를 살살 바람을 불며 조금 들이켰다. 그의 혀가 차의 뜨거움에 놀라 뒤로 빠져 떨었다.
"차원정보국이 쥐고 있는 정보는 이 시공관리국 조직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어. 본국 의회에 있는 몇몇 의원들과 그들을 따르는 녀석들이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을 제외하면, 다들 차원정보국에는 어설프게 대항하지 않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 중이지. 한 번 데인 놈들도 있으니까 말이야. 아무튼, 알 수 없는 조직이 차원정보국이야."
'정보 따위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은 하야테였지만, 아직 그 이야기는 할 수 없었다.
갑자기 그들이 관리국 직속의 테러와 공작 행위를 하는 집단이라고 하면, 리제인 부장은 손을 떼고 더욱 어려운 처지에 놓일 수 있었다.
증거가 갖춰질 때가 적기였지만, 제임스 코튼 중장 살인사건(알려진 것은 자살이지만)에서 하야테가 얻은 정보만으로는 위험이 있었다.
애초에 그 유르겐이라는 마도사가 제대로 관리국에 등록되어 있는 지도 의문이었지만, 분명 알프가 떠나기 직전에 말한 SA의 특성상 그들의 마력 에너지는 그 누구도 가지고 있지 않은, 말하자면 관리국 입장에서는 '외부인'의 것이기에 괜히 말해서 내국안보부를 시작으로 관리국 내부에 움직임을 보인다면 차원정보국이 바로 손을 쓸 수 있었다.
나름대로 오랫동안 장교 생활을 해온 하야테는 군 내부에 소문이 얼마나 빠르게 퍼지는 지 알고 있었다.
말한다면 확실하게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증거가 갖춰질 때, 그 때야 말로 적기였다.
"아무튼, 자네들은 정말 바보 집단이야. 수사원 시절에도 그 뿌리가 보였긴 했지만."
"그럼, 부장님은 왜 저희에게 협력하신 겁니꺼?"
"나야 유노가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런 것뿐이라네. 게다가 이건 차원정보국이라도 인간의 한계 탓에 알 수 없는 일이기도 말이야. 말하자면 총대를 맨 자네들을 이용하는 셈이지."
"…훗, 그럼 저흰 부장님의 방패라는 소리군요."
평상시에 쓰던 관서 사투리가 아닌 표준어로 대답한 하야테의 눈빛이 더욱 강해졌다.
깊은 옅은 푸른 눈동자 속에서 리제인은 그녀의 안에 잠든 각오를 봤다.
"하나만 충고하지. 우리 내국안보부가 자네들에게 제공할 정보는 알다시피 본국과 미드칠더의 외부 사정과 제한적인 내부사정 한정이네. 따라서 자네들이 알고 있는 거면, 차원정보국도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네, 알겠습니데이."
"한 가지 더. 가능하면 RAT도 적극 이용해보는 것이 좋아. 그들은 장관 직속이긴 해도, 별다른 명령이 없는 한 단독으로 행동할 수 있으니까. 뭐, 자네 지위정도라면 한두 명쯤은 아는 자가 있겠지."
안 그래도 베롯사의 활약으로 제 106 관리 세계에서 아그리 터너를 내쫓은 상황이었다.
나노하가 우는 소리를 하며 위험하다고 하소연한 것을 빼면 자신들에게 있어선 성과였다.
하야테는 모카커피를 들이키고 그녀가 원하는 또 하나의 부탁을 그에게 말했다.
"저기, 그 마 이런 소리를 하는 건 쪼매 위험하다는 건 알겠는데예, 아무도 모를 만한 집결 장소를 하나 마련해주시면 안될까예?"
"집결 장소? 아, 아지트 말이군. 글쎄, 그런 건 RAT가 더 잘 알고 있을 것 같은데…."
"하나 알고 계실 텐데예?"
하야테가 머리를 들이대며 말하자, 리제인은 조금 당황했다.
그것 때문인지, 그의 마음속에서 그 당돌한 애송이 아가씨의 말은 어쩐지 들어줘야 하겠다는 심적 변화가 생겨났다.
"크라나간 북부 폐주거지역 근처 10층짜리 빌딩 지하에 내국안보부 소속 국원들이 장기 수사를 위해 쓰던 곳이 하나 있네. 전기, 수도, 가스 등은 빌딩과 공유하고 있고 언제라도 쓸 수 있지. 아주 조금 더럽다는 것을 제외하면 자네가 원하는 곳일 거야."
리제인은 대충 약도를 그려 하야테에게 넘겨줬다.
하야테는 좌석의 옆에 있는 창을 건드려 창밖에 대기하던 시그넘을 불러 그 약도를 보여줬다. 시그넘이 알겠다는 신호를 주고 이동을 시작했다.
"조심성이 강한 아가씨군."
"이정도도 아니믄 싸울 수 없지예."
"훗, 하긴."
"그럼 앞으로도 좀 부탁할께예."
"그러지. 애송이 중령 아가씨."
간단한 악수 후, 하야테는 카페 슈발리에를 빠져 나갔다.
근처에서 강아지의 모습으로 대기하던 자피라가 폴리모프를 풀어 인간화를 하여 하야테의 옆에 다가섰다.
"주, 성과는?"
"응, 만족칼만 했데이. 시그넘이 새로운 아지트의 안전을 확인하면 자피라가 나노하들한테 좀 알려줬으면 칸다."
"알겠습니다."
"그럼 지상본부로 가볼까?"
근처에서 택시를 잡은 뒤 하야테와 자피라는 다시 안전한 교외에서 비교적 위험한 중추로 천천히 들어섰다.
'불안한 땅강아지'
하야테는 그녀와 비슷한 계급을 가진 대다수의 사람들을 그렇게 불렀다.
중령이라는 계급은 슬슬 군 내부의 인맥과 라인을 알아두고 적절한 것을 판단해야 했다.
이 후 대령 진급과 관련될 수도 있고, 야망이 큰 자라면 장차 지상본부 사령관의 자리에 오를 수도 있는 그 애매모호한 시작인 중령은 하야테는 6년 간 지내왔다.
13세에 상급 클래스 시험을 통과하고 소령을 단 하야테는 단 3년 만에 중령에 올랐다.
그녀의 머리는 충분히 군 내부에서 먹혔다. 본국과 지상본부를 전전하며 얻은 그녀의 명예와 인맥은 일반 중령의 이상이었다. 아직 그녀의 꽁무니에는 어둠의 서 사건의 주요 참고인이란 수식어가 달려있었지만, 그녀는 전혀 기죽지 않았다.
그녀와 같은 계급을 단 사람들이 전전긍긍하며 선물을 갖다바친 영향력 있는 상관에게서의 연락을 기다리는 동안 그녀는 자신만의 힘을 길러왔다.
남들보다 화려한 데뷔와 화려한 경력과 화려한 인맥을 바탕으로 이제 그녀는 향후 5년 이내에는 무난히 대령의 자리도 노릴 수 있는 거물로 자랐다.
하야테와 불안한 땅강아지들과는 그릇이 달랐다.
하지만 그렇기에 하야테는 그 아군의 수만큼 적도 확실히 많았다. 그리고 그 적은 대부분 그녀를 시기한 '불안한 땅강아지'들과 그 뒤를 봐주고 있는 몇몇 상관들이 주를 이뤘다. J.S 사건 때의 레지어스 중장도 그 상관들 중 한 명이었다.
그녀가 추진하는 계획에 있어서 이 적들은 분명히 걸림돌이 되었다.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걸어오는 방해가 중요한 순간에 틈을 보일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야테 중령. 이번에 자네가 제출한 해양경비대 수사부 매뉴얼은 참으로 참신했었네."
"별 말씀을예. 경험을 살려가꼬 나름대로 만든 것뿐이라예."
"아니, 아주 훌륭하네. 역시 하야테 중령이야."
그 적을 처리할 방법은 딱 하나.
자신도 그 불안한 땅강아지처럼 뒤를 봐주는 세력을 이용하면 되는 거였다.
"아, 그리고. 자네가 전에 부탁한 걸세."
"그렇습니꺼?"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시공관리국 역시 부패가 있는 곳이었다.
그 부패를 어떻게 이용하는 지는 각자의 능력에 달렸다. 어떤 이는 사리사욕을 위해 단순하게 사용하는 이도 있지만, 하야테처럼 그 부패를 이용하여 부패를 잡는 방법도 있었다.
돈을 뿌리는 이들과 하야테는 레벨이 달랐다.
"자네가 준 이 루비장식 시가케이스, 제법 인기라구."
"그라믄 일 하시는데 즐거우셨겠네예, 준장님."
"훗, 잔챙이 2명을 적발해서 본국사령부 인사국으로 넘겼지."
준장이 준 서류를 확인한 그녀의 표정은 매우 흡족한 듯 보였다.
서류를 자피라에게 건넨 뒤, 하야테는 그에게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떠났다.
휴게실 밖에 있는 복도는 아무도 없이 조용했다.
두 사람의 발걸음 소리만이 들리는 곳에서 하야테가 입을 열었다.
"이제 방해할 세력은 거진 다 없애부린 것 같데이."
"그렇습니까?"
"요새 누가 돈으로 상관을 잡는다캤나? 돈은 오히려 위험하데이. 차라리 장신구 같은 거면 선물이라는 명목으로 속일 수 있제. 이곳은 무르면 살기 어렵데이."
"주 하야테, 이제 어디로 가실 겁니까?"
"자피라는 시그넘이 있는 곳으로 가보라카이. 내는 여서 할 일이 아직 남았다아이가."
"알겠습니다."
자피라가 먼저 방향을 틀어 사라지자, 하야테는 중추의 위로 올라갔다.
계단을 하나하나 올라갈 때마다 느껴지는 무거운 공기가 하야테의 어깨를 눌렀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이쯤에서 긴장을 하겠지만, 하야테는 태연하게 그 공간을 드나들고 있었다.
하야테가 J.S 사건에서 얻은 정치적인 소득이라면, 그것은 어떤 것을 자기편으로 만들어야 승리를 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지식이었다.
본국으로의 하야테의 침투는 아무리 그녀라도 어려웠다. 이미 두텁게 형성된 막은 그녀의 진출을 어렵게 했으며, 비집고 들어갈 틈은 보이지 않았다. 특히나 이번 일에 대해서 본국의 도움은 받을 수 없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유노의 영향력이 이미 본국을 장악하고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그나마 덜 영향을 받는 지상본부를 통한 활로 개척이 하야테가 둘 수 있는 최적의 수였다.
그리고 그녀는 누구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야 하는지를 습득했다.
노크 소리와 함께 그녀의 목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졌다.
"사령관님, 야가미 하야테 중령이니더."
[들어오게.]
제리 시벨리우스 지상본부 사령관.
죽은 반역자 레지어스 중장의 후임인 이 사람이야 말로 유노를 어둠 속에서 끌어내기 위한 그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었다.
그를 그녀의 편으로 만들기 위한 하야테의 노력은 사실 1년 전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직접 상부에 보고해서 추진해야 한다는 구실로 직접 대면을 시작한 그녀의 노력은 1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조금씩 그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하야테는 이를 이용하기로 했다.
"전에 말씀드린 보고서입니데이."
건네 받은 보고서를 이리 저리 훑어보며 그는 마시던 커피를 한 번에 들이켰다.
"흠, 나쁘지 않네."
"감사합니데이."
레지어스와는 달리 온건파인 그를 잡기 위한 방법은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달랐다.
그가 중요하게 보는 것은 무엇도 아닌 실력이었다.
실력을 통한 믿음을 보여주면 그는 자연스럽게 믿음을 주는 그런 정직한 스타일의 남자였다.
돈이 나가는 것보다 쉽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지만, 하야테 입장에선 오히려 이런 타입이 껄끄럽다고 생각했다.
이런 사람은 조금 실수를 일으키더라도 포용하는 능력이 있지만, 그 포용심을 얻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그 긴 시간이 바로 이 1년이라는 세월이었다.
처음 그 끝이 보이지 않았던 그의 믿음을 이제 조금은 받게 된 하야테로서는 그 어떤 인맥보다도 큰 보람이 느껴지는 것이 이 인맥 형성의 노력이었다.
"그나저나, 예의 그것은 어떻게 됐심니꺼?"
"아, 그거 말인가? 지금 통과 여부를 기다리는 중인데 아마 수일 뒤에 투표가 이뤄질 거다."
"그렇습니꺼?"
수일 뒤에 이루어지는 그 투표에 하야테는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이미 의회의 몇몇 사람들에게 은연중에 넣은 지지 유도성의 말과 일부 필요한 사람들에게 지급된 소정의 선물까지,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끝난 상태였다.
그녀는 수첩을 보며, 마무리 작업에 대한 스케줄을 살펴봤다. 의원들의 명단이 빼곡하게 적힌 페이지에는 이름마다 선이 하나씩 그어져 있었고, 개 중에는 이름이 그대로 보존된 것도 있었다.
그녀가 추려낸 의원들의 지지를 얻어낸다면, 지상본부 내에 있는 자신의 적들과 겨룰 수 있다는 판단은 맞아 떨어지고 있었다. 이미 하야테가 입안한 이 법안을 반대하는 일부 사람들의 방해공작은 번번히 하야테에게 체크되어 방지되고 있었다.
그녀가 이런 노력을 기울이면서 통과시키고자 하는 법안은 지상본부의 마법 사용기록에 대한 권한 위임과 관련한 안건이었다.
현행 내국안보부가 본국과 미드칠더를 모두 관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베르카 자치령이나 일부 특수구역에 대한 마법 사용기록 관리를 내국안보부가 아닌 기술연구부로 위임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 법안은 성왕교회도 예전부터 말하고 있었던 내용이었고, 성왕교회의 전폭적인 지지와 제리 시벨리우스의 약간의 압력이 곁들여져 하야테에 의해 그 법안이 제출된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 법안이야말로, 유노에게 대응할 수 있는 하야테의 카드 중 하나였다. 그렇게 특수구역을 설정한다면, 기술연구부장인 마리엘의 도움을 얻어 좀 더 쉽게 새롭게 구성된 기동 6과 멤버들이 움직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그녀는 생각했다.
유노조차도 자신이 추진하는 이 움직임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야테는 분명히 유노가 자신의 의도는 알고 있을 테지만, 성왕교회라는 요소는 그도 건드리기 어려운 요소임을 고려할 때, 법안 차단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성왕교회의 부탁 때문에 들어줬지만, 설마 이정도로 의원들이 지지할 줄은 몰랐네."
"마, 의원들 중에서도 신자가 있고 그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테니까예."
"훗…. 그런가?"
제리 시벨리우스는 창가에 비치는 미드칠더의 태양을 보며, 짧게 숨을 내쉬었다.
"생각해보니, 자네가 여기에 온 지도 벌써 1년인가?"
"네"
"벌써 여기까지 올라왔군. 하야테 중령."
제리 시벨리우스의 미소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태양빛과 함께 하야테를 비추고 있었다. 믿음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하나만 충고하겠네. 너무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좋네. 여기는 몰라도, 본국에서는 어떻게 나올지는 몰라."
"하모예. 명심하겠습니데이."
그녀도 슬슬 정치적인 면을 잠시 벗어둘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지난 몇 년 간 그녀가 해온 일들은 적을 과하게 만들어왔다. 이제는 적을 줄여 나가야 하는 입장에서 여기서 더 활동을 했다가는 그녀가 부패를 이용하여 자신의 적을 제거하는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었다.
그의 말을 가슴 속에 다시 새기며 하야테는 태양을 감상하는 그의 등 뒤에서 손을 올렸다.
"그라믄,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더."
"그래"
창을 투과하는 빛을 뒤로 하며, 하야테는 사령관실을 빠져 나왔다.
"좋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데이. 힘내자!"
각오를 다지는 하야테의 머리 앞에 디스플레이가 출현했다.
시그넘이었다.
[주 하야테, 장소의 안전을 확인했습니다. 와주시기 바랍니다.]
"알긌다. 쪼매만 기다리그레이."
디스플레이가 접히고, 다시 조용한 복도를 하야테의 발걸음이 채워나갔다.
빌딩은 의외로 신식 빌딩이었다.
폐거주지 근처에 지어진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디자인과 광택을 갖춘 비즈니스 건물이었다.
깨끗하게 닦인 유리창과 유리문에서 헤어스타일을 바꾼 그녀의 모습이 선명하게 비치고 있었다.
건물 내부에 들어가자, 리셉션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던 시그넘이 그녀를 맞이했다.
"오셨습니까?"
"이렇게 좋은 건물인줄은 몰랐데이."
"네, 저도 이정도일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아래쪽인긴가?"
"그렇습니다. 따라오시죠."
상쾌한 허브향이 넘치는 1층 로비와 비슷하게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은은한 하얀색에 가까운 하늘색 조명과 같은 방향제가 수시로 방출되고 있었다.
원형 계단을 한 바퀴 돌자, 역시 같은 조명이 일렬로 나열된 복도가 펼쳐졌다.
그 복도의 측면에 고급스러운 조각으로 장식된 문이 달려있었다.
그 문의 위에는 '주식회사 리프솔'이라는 문구와 그 로고가 달린 장식이 달려있었다.
하야테가 뭔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시그넘에게 물었다.
"증말 여가 맞는거제?"
"처음엔 저도 당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약도대로라면 여기가 확실합니다."
"그래?"
문을 열자 그곳에는 아무런 기기도 없는 텅빈 사무실 내부와 함께 자피라와 비타, 그리고 티아나가 앉아 있었다.
"티아나, 온 긴가?"
"네, 하야테 대장님!"
"마마, 이제 대장이 아닌기라. 그냥 하야테 씨로 불러라."
"아닙니다!"
하야테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부엌으로 가 물을 한 잔 따랐다.
시원한 물이 그녀의 식도를 타고 흘러내리자, 모든 긴장감과 피로가 싹 사라지는 듯 했다.
비타가 뭔가 불만인 말투로 하야테에게 말했다.
"근데 여기가 진짜 맞는 거야? 전혀 아지트라는 느낌이 안 나는데."
"응, 약도 상으로는 아마 그럴 끼다. 근데 내도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혹시, 그 자에게 속은 거 아닙니까?"
시그넘이 의문을 표하자, 하야테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뭔가 생각이 있어서 그런 걸끼다. 리제인 부장님은 평소에 유노에게 불만이 많아가꼬 유노를 따를 만한 인물도 아니고, 게다가 그 사람은 우리가 무슨 짓을 카는지도 모르고 말이제."
"그렇군요."
"그리고… 어, 시그넘 저거, 니 전화 아이가?"
"아, 네."
시그넘은 윙윙거리는 진동 상태의 핸드폰을 집어 들어 슬라이드를 밀어 올려 전화를 받았다.
[리제인이다. 스피커폰으로 바꾸게.]
"네"
리제인의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지자, 하야테가 바로 응답을 했다.
"부장님, 왠지 야는 눈에 띄는 거 아입니꺼?"
[그렇게 생각할 지도 몰라서 일단 전화를 걸어봤지. 그곳은 확실히 수사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이 맞네.]
"그런 것 치곤 쪼매 화려한데예."
[자네와 같은 방법을 쓴 걸세. 오히려 적의 눈을 속이기에는 이런 곳이 안성맞춤이지. 그곳은 일종의 유령회사지만, 실제로 성과가 나오고 있고, 주식에도 상장되어 있는 회사지. 소유는 우리 내국안보부로 되어 있고.]
"헤에――"
[즉, 일반적인 회사로 위장된 아지트라는 이야기다.]
"알겠습니데이. 나중에 연락드릴께예."
[아아]
전화가 끊기자, 하야테는 티아나를 바라봤다.
"자, 그라믄. 티아나, 왜 여기에 왔는지, 그리고 우리가 왜 모있는지는 페이트에게 들었겠제?"
"네, 대충은요."
"우린 일련의 사건을 일으키고 있는 유노, 그리고 그 녀석이 이끄는 차원정보국 내의 조직인 SDA를 막기 위해 움직이고 있데이."
"그나저나, 놀랐어요. 그 상냥하신 유노 씨가 그런 짓을…"
티아나는 자신이 집무관 시험을 보던 시절을 회상하며 그의 얼굴을 그려봤다.
"솔직히, 티아나를 비롯해서 스바루나 에리오, 케로에게는 이 일은 가급적 알리고 싶지 않았데이. 잘못하믄 불똥이 튈 수 있으니께. 하지만, 티아나는 니가 맡고 있는 직급과 앞으로의 우리가 계획하고 있는 일을 진행하는데 도움을 쪼매 받을라꼬 이리 불렀다아이가."
"그렇군요."
"각오는 됐제?"
"…네, 저도 유노 씨가 그런 짓을 하는 것은 잘못 됐다고 생각해요."
"그라? 시그넘, 다음은 부탁한데이."
"네"
시그넘이 조금 큰 디스플레이를 띄워 개체들을 나열했다.
텍스트와 회전하는 도형들이 디스플레이를 채워 나갔다.
"티아나는 앞으로 차원항행함대 내부의 집무관들을 대상으로 활동을 했으면 한다. 단,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말이지. 네가 할 임무는 총 두 가지. 하나는 집무관들 사이에 SDA에 대한 의문심을 확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은연 중에 마음 속에 심어둘 것. 또 하나는 차원항행함대 감찰국의 데이터베이스에서 그리피스나 루키노의 도움을 받아서 비밀리에 어떤 인물에 대한 정보를 탐색해볼 것. 이렇게 두 가지야."
"알겠습니다."
"인물에 대한 데이터는 가면서 메모리를 넘겨줄 테니 안전한 컴퓨터로 확인해 보도록."
"네. 근데, 제가 갑자기 이런 활동을 하면 그쪽에서 알지 않을까요? 차원정보국은 모든 정보가 유입되니까요."
"그건 걱정 마. 최근에 네가 외부 차원에서 당한 부상을 샤멀이 아는 차원항행함대 의무관에게 부탁해서 좀 더 확대시켜서 몇 달 간 임무에서 쉬는 것으로 해뒀으니까. 그러니까 유노가 직접 차원항행함대 감찰국에 티아나의 신체검사를 요구하지 않는 이상 모를 거야. 단, 너무 눈에 띄지 않게 행동해야 돼. 진짜 그럴 수 있으니까."
"아, 그래서 갑자기 휴가가 늘었던 거군요."
"그래, 감사하라구."
비타가 슬쩍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하야테는 티아나의 어깨를 잡으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티아나, 이 일은 엄청 중요하데이. 니도 각오를 했으믄 알겠지만, 이 일은 관리국에게 반역이라는 죄를 얻을 수도 있는 문제인기라. 언제나 조심스럽게, 알겄제?"
"네"
"그리고 스바루나 다른 아들에게는 비밀이데이. 갸들은 가급적이면 위험한 일에 끼어들게 하고 싶지 않으니께."
"네, 알겠습니다."
"주 하야테, 그럼 전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자피라. 미안테이."
"아닙니다. 이것도 주가 원하는 일이니까요. 그럼"
자피라와 티아나가 같이 방을 나가고 방에는 하야테와 시그넘과 비타가 남아 있었다.
시간은 어느새 저녁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럼, 오늘은 좀 쉬시기 바랍니다."
"그래, 너무 무리하지 않는게 좋다구."
"아이다. 집에 돌아가도 할 일이 있으니께."
"후우…. 하여튼 주는 너무 일을 하시는 게 탈입니다."
"어쩔 수 없잖아."
하야테는 옷에서 수첩을 꺼내 다시 한 번 의원의 목록을 확인했다.
집에 돌아가 한 번씩 전화로 확인을 해야 하는 상대들이었다.
"그라믄 나중에 보제이. 내도 내일은 본국무장대로 돌아가서 훈련을 받아야 하니께."
"그럼, 저희는 여기에서 좀 있다가 가겠습니다."
하야테가 방에서 나가자, 비타가 타는 목을 축이기 위해 물을 마셨다.
수분이 그녀의 몸을 구석구석 파고 들어가면서 그녀는 입을 열었다.
"하야테, 너무 고생하는 것 같네."
"어쩔 수 없지. 그 만큼 유노가 이끄는 조직은 강력하고 위험하니까."
"흐음…"
비타는 나노하가 가제트 드론에 의해 큰 부상을 입었을 때를 상기하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저기 말이야. 전에 듣기로 유노는 죄를 씻기 위해 그 일을 한다고 했었지."
"아아, 나노하와 페이트가 그렇게 말하더군."
"모순인 거 아니야? 그 녀석의 죄를 씻기 위해서 라곤 하지만, 오히려 녀석은 다른 죄를 늘리고 있잖아. 내가 알기로 관리국은 범죄자를 생포해서 차원감옥에 넣어 관리 감독하는 기관일 텐데 말이야."
"글쎄, 나도 왜 그가 그러는지는 모르겠다."
"녀석,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말이야. 나노하가 크게 다쳤을 때도 누구보다 더 걱정한 녀석이었는데…. 지금은 녀석의 마음에서 정이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는 것 같다고 하야테가 말했었어. 쳇!"
시그넘이 주머니에서 액세서리를 꺼내 그 안에 든 사진을 쳐다봤다.
하야테와 볼켄리터들이 다정한 모습으로 찍혀 있는 사진. 시그넘은 거기서 린포스 츠바이의 얼굴을 바라봤다.
"확실한 건… 이제 그는 우리가 알던 녀석이 아니라는 거다. 자신과 수뇌부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생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지."
"녀석은 하야테가 얼마나 가슴 아픈지 알고나 있는 걸까?"
"글쎄. 전에 들은 말로는 녀석은 쭉 4년 전부터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던 거니까…."
"관리국에 반하는 세력의 소멸인가…. 교화의 여지 따윈 주지 않겠다는 거군."
그들도 10여년 전 어둠의 서 사건의 주요 용의자로서, 법정에 섰었다.
그리고 그들의 교화 가능성과 죄를 경감시킨 것은 나노하와 페이트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증언들도 있었지만, 가장 열심히 법정과 싸운 것은 유노였다.
교화와 생명의 중요함.
그것을 알려준 것도 유노였다.
그리고 지금 그 유노는 그 모든 것을 버리고 무정의 세계에 있었다.
비타와 시그넘은 자신들의 소중한 주인인 하야테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유노를 원망하며, 점점 지평선 너머로 숨고 있는 태양을 뒤로 하며 빌딩을 나섰다.
"네, 그라믄 부탁할께예. 네"
드디어 하야테의 수첩에 적힌 모든 의원들의 이름에 선이 그어졌다.
이제 남은 것은 차분하게 수일 뒤에 발표될 안건의 통과 여부를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린포스 츠바이가 열심히 티스푼으로 차를 저어 낑낑거리며 하야테에게 잔을 내밀었다.
"고맙데이"
차를 들이키며 하야테는 생각에 잠겼다.
지금도 밤마다 눈물을 훔치는 나노하와 그런 나노하를 걱정하는 페이트와 자신의 은인이 타락한 것에 걱정하는 자신.
결국 그 모든 것은 유노가 근원이었다.
자신과 볼켄리터를 교화시킨 유노를 보며, 하야테는 모두가 평화롭게 살기 위한 차원을 위해 고위 장교의 길을 택했다.
유노와 더 자주 만나기 위해 나노하는 만류하던 소령의 계급을 달았다.
지금의 페이트는 유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자신들의 행복과 슬픔, 그 가운데에는 언제나 유노가 있었다.
그리고 그 유노를 다시 돌려놓기 위한 카드. 하야테는 그를 위해 지난 3개월 동안 노력해왔다.
"린, 어디서부터 잘못된 길까?"
"글쎄요."
"린은 유노가 만들었다는 건 알고 있제."
"네, 유노 씨는 제게 있어서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에요. 하지만…"
하야테가 그윽한 눈으로 린포스 츠바이를 바라봤다.
그 눈 속에는 린포스 츠바이가 탄생했을 때의 모습들이 생생히 남아 있었다.
"걱정 마세요! 유노 씨는 반드시 예전 모습을 되찾고 우리들의 앞에서 웃는 날이 올 거예요!"
"……그래? 그렇겠제? 나도 오랜만에 보고 싶데이. 유노가 진짜로 웃는 모습 말이야."
"네! 힘내자구요!"
그를 위한 첫걸음은 이미 시작됐다.
그리고 한 발 더 전진하기 위한 싸움은 수일 내에 결판날 예정이었다.
미드칠더의 하늘에 뜬 두 개의 달이 청명하게 떴다.
하야테는 불을 끄고 달빛의 은은함을 느껴보기로 했다.
푸른색의 시스와 녹색의 주노의 빛은 창가를 뚫고 하야테의 전신에 퍼졌다.
수일 뒤, 결전의 날을 고대하면서, 그리고 내일부터 다시 받을 본국무장대의 혹독한 훈련을 생각하면서, 그리고 친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즐겁게 소풍을 가는 평화로운 꿈을 그리면서 하야테는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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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번 이야기는 하야테의 이야기입니다.
군부에 대해서 거의 모르는 나노하 일행들에게 있어서 유일한 희망이라면 장교 짓을 좀 해먹은 하야테에게 있죠.
공식 설정 상 하야테는 13세에 상급 캐리어 시험에 합격했고(소령과 중령의 진급 시간을 고려할 때, 아마 상급 캐리어 시험이 소령 승급 시험이라 추정합니다.) 그 만큼 군부 내의 물을 많이 먹었죠.
정보의 지배자가 유노라면 인맥의 지배자는 하야테라는 것입니다.
뭐, 앞으로 수 싸움은 이 둘이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에, 그리고 스트라이커즈 중에서 티아나가 드디어 나오게 됩니다. 이 녀석의 활약은 좀 나중으로 미루도록 하죠. ~_~
그나저나 필력이 좀 약해진 것 같아요. 음음
그럼, 다음 편에서 뵙죠. ~_~
이글루스 가든 - 이글루스 리리컬 동맹단 가든지부
할일: 팬픽(SideStory)




2009-09-20 20:40 #
2009-09-20 20:58 #
2009-09-24 08:51 #
근데 원작에서의 하야테는 엄청나게 무능했었는데 말이죠..
하야테만이 아닌가?
음 어쨌든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