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cret Mission 『S Relief』 시작되는 추적 - 4 -
at 2009-08-07 15:22:29 1 comment

멋진 예복들을 입은 수많은 살아있는 석상들의 앞에는 유일하게 움직이는 남자가 있었다.
그의 손짓에 따라 살아있는 석상들은 다시 사람으로 거듭났다.
"우리는 대 카렐리야의 충성스러운 군대다!"
군의 충성.
물론 충성을 논하자면 어떤 곳이라도 자신들이 최고라고 자랑할 수 있겠지만, 카렐리야의 군은 그 중에서도 객관적인 충성심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충성심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왕과 의회, 군대는 국민을 지키는 3요소이다!"
옛날 카렐리야 행성이 여러 개의 왕국으로 나뉘어 있을 때, 비단 통일 카렐리야를 이룩한 왕국뿐만 아니라 어떤 왕국이든 카렐리야 군은 어느 차원에나 널려있는 왕정 국가의 군과 같았다.
왕의 명령에 의해 움직이고, 오직 정복 전쟁에 사용되고, 살육을 즐기며, 술과 여자를 원했다.
단순한 군대였다. 명예 같은 것은 소수의 지휘관의 사치거리였다.
그러나 치열한 정복전쟁 끝에 승리한 최후의 왕국은 시간이 지나 왕정에서 입헌군주제로 체제를 바꾸고 그 아래에서 현대화를 거친 카렐리야 군은 단순히 왕을 지키는 왕의 노리개에서 왕과 의회와 견줄 수 있는 하나의 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들은 국민을 지키기 위한 군으로 다시 태어났으며, 명예는 모두에게 돌아갔고, 그들은 그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의 나라를 입헌군주국이지만 카렐리야 연합이라 불렀다. 수뇌부도 군의 이유가 합당하다고 판단했는지, 입헌군주제 카렐리야가 공식적으로 설립된 지 3년 만에 공식 명칭도 카렐리야 연합으로 개정했다.
연합.
왕 혼자 혹은 의회 혼자의 힘이 아닌, 왕과 의회, 군대라는 3개의 세력이라는 여러 개의 힘으로 이 국가를 일군 것이라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서는 최고의 명칭이었다.
"국가를 위해 일하며, 국민을 위해 일하며, 사랑하는 내 가족과 내 이웃들을 위해 일한다!"
"다음으로 국가 제창이 있겠습니다."
용맹스러운 카렐리야 군의 선서가 끝나고 그들의 영광을 알리는 그들의 국가와 자랑스러운 멜로디와 함께 가사를 맞춰 부르는 장병들의 목소리가 광장에 울려 퍼졌다.
관리국에 가입하고 나서 공격적인 가사를 제거한 개정된 국가였지만 그들의 자랑스러움을 전 차원에 알리기에는 충분했다.
"Союз нерушимый Карелий люди наш"
카렐리야 사람들의 굳건한 단합을
우렁찬 소리.
"Сплотила навеки Великая Карелия!"
대 카렐리야가 영원토록 단결시켰다!
기세.
"Да здравствует созданный волей народов"
국민의 자유 의지에서 창조된
자신감.
"Единый, могучий Карелия союз!"
단일의, 강대한 카렐리야 연합이여 만세!
그리고 자존심.
광장에 사열된 병사들의 기백은 국가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병사들의 우렁찬 소리가 천지를 깨뜨렸다.
"Славься, Отечество наше свободное,"
"Дружбы народов надёжный измерение!"
"Предками данная мудрость народная!"
"Славься, страна! Мы гордимся тобой!"
"대 카렐리야 연합을 위하여!!"
미츄린스키 공항까지 포트를 타고 온 진호는 어느새 옷을 갈아입고 분장을 벗어 공항에 앉아 있었다.
빠르게 수속을 마친 그는 대기 장소에서 TV를 보며 여유롭게 기다렸다.
비행기 출발까진 앞으로 10분도 남지 않았지만, 그는 서두르지 않았다.
그가 좋아하는 가수의 뮤직비디오가 한창 TV에서 나오는데 10분이라면 보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어디선가 그의 감상을 깨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는 상의 주머니에 넣어둔 핸드폰을 꺼내 액정화면을 쳐다봤다.
알 수 없는 번호와 문자로 이루어진 발신자 번호를 보며 진호는 아무런 거리낌없이 통화를 시작했다.
"예스티 세르. Dr. Storm."
[A01, 무사히 빠져 나가셨습니까?]
"그래, 도중에 예기치 못한 변수가 있었지만 잘 넘어갔지. 지금쯤이면 수술은 잘 됐을 거야."
뮤직비디오에서 쓰이는 분홍색 조명 빛을 바라보며, 진호는 덤덤하게 말했다.
[역시 시나리오는 A로 하신 겁니까?]
"그래, 생명은 단백질 덩어리와 포도주로 범벅되었고, 혼은 공항에 있는 거야. 크큭"
조용하게 웃는 30대 중반의 남자는 주변에서 자신을 이상한 시선으로 쳐다보는 것따위는 개의치 않았다.
"그것보다 지금 상황은 어떤가? 별 일은 없겠지?"
진호는 핸드폰을 고쳐 잡으며 손목시계를 쳐다봤다. 슬슬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의 대목이 나올 차례였다.
왠지 마음속에서 울리는 그 대목은 과거에는 냉철한 범죄자였으며, 지금은 냉철한 요원인 그의 마음을 흔들리게 하는데 충분했다.
[일단, A01이 말하신 상황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근데…]
"음?"
전화 상대가 말끝을 흐리면서 이야기하자, 그의 신경이 집중되었다.
그의 마음을 울리는 대목은 그의 귓가를 스쳐 공기 속으로 다시 사라졌다.
[예상치 못한 무선통신 개량 공사가 진행 중인데다가, A01이 예상하신 것보다 조사 선발대의 출격 시간이 5분가량 늦었습니다.]
"뭐?"
[자세한 건 모르겠는데 아무튼 좀 늦었습니다.]
"그래?"
그의 말대로라면 자신의 계산과는 매우 다른 것이었다.
무선통신 공사 부분은 예상치 못했지만 크게 타격은 없었다. 아까 전 연구소와 사령부와의 연결도 유선이었고 어차피 군이 사용하는 통신수단은 무선과 유선을 둘 다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그럼에도 군의 출격시간이 늦어졌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생각한 계산에 따르면, 자신이 전송됨과 동시에 침입자는 카렐리야의 주력부대와 전투를 시작했어야 했다. 섣불리 전투를 벌이지 않는 선발대가 마력 반응이 느껴지지 않은 상태의 부서진 연구소를 확인하고 연구소가 파괴됐다는 긴급 상황을 타전하여 군의 작전이 시작되고 모즈그 주변에 있는 모든 주력부대가 스크램블을 했어야 했다.
스크램블을 하여 2분 내 도착한 주력이 침입자들과 전투를 하여 이기면 좋고, 져도 끈질기게 시간을 벌어 최후에는 5시간 내에 적의 전력의 40%가 모즈그에 집결하여 침입자들이 지쳐 쓰러져 포로로 잡히고 연구소 폐허에서 아그리 터너의 시체가 발견되어 침입자는 즉각 처형이 되면서 문제가 해결되는 즉석에서 생각했지만 그가 생각해도 재밌는 작전이었다.
그러나 보고 받은 내용대로라면 침입자가 처음에 상대하는 부대는 상대적으로 풋내기인 선발대가 되는 것이었다.
초장부터 꼬이는 것이었다.
그는 심기가 조금 불편해졌다.
자신의 멋진 작전을 초장부터 꼬이게 만든 요소를 그는 머리를 굴려 수초 만에 알아냈다.
부하가 파악할 수 없는 표면적인 이유가 없이 출격이 늦어졌다면 가능성은 하나였다.
"아무래도 밥 안에 돌멩이가 하나 섞여 들어간 모양이군."
[그렇다면, 설마 그들일까요?]
"아니, 그건 아닐 거다. 우리가 여기에 온 건 그들의 계산 밖이니까. 게다가 군부에 침입하려면 우리가 한 것처럼 정성을 쏟을 필요가 있어. 2개월 만에 뚝딱할 수 있을 정도로 카렐리야 군부는 무른 곳이 아니니까. 그것보단 다른 요소겠지."
[아…]
진호는 전화를 어깨와 턱 사이에 끼운 채 옷을 뒤적거렸다.
옷 속에서 사진 두 장이 나오자, 한 장을 다시 옷 안에 넣고 한 장을 바라보며 다시 전화를 손으로 집었다.
"C05, 사령부의 무선 연결망만 보수 중인 건가?"
[네, 수도에 있는 모든 주요사령부서의 무선망들은 전부 보수 중입니다. 그밖에 지역은 문제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일단은 늦어졌지만, 그의 작전은 불완전하게 진행될 수는 있었다.
변수가 대충 없어졌음을 확인한 진호는 목소리를 좀 더 낮게 깔고 전화 상대자에게 말했다.
"C05, 매뉴얼 D를 실행해라. 냄새를 풍겨서 방해꾼을 유인해."
[예스티 세르]
통화를 끝내고 TV를 보니 이미 다른 가수가 나오고 있었고 비행기 시간은 코앞까지 다가왔다.
자신의 소박한 즐거움이 역겨운 소식을 전하는 통화와 함께 끝나자, 진호는 사진을 보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눈을 감고 그의 얼굴과 그녀들의 얼굴을 상기하며, 그는 다시 사진을 넣었다.
차가운 조소가 머릿속에서도 보이는 듯 했다.
그는 잠깐 닫힌 보랏빛 눈을 열고 천천히 게이트로 들어섰다.
"소박한 즐거움을 뺐었으니 그 대가는 목숨이면 적당할 거야."
그가 중얼거리는 혼잣말이 공항직원에 조금 들렸지만 자세히 듣지 못했기에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았다.
비행기는 그렇게 행선지로 떠났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각자의 행선지를 향해서, 혹은 행선지에 도착해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매캐한 연기가 사라진지도 벌써 7년이 되어 가지만, 아직도 페트로자보츠크 역에는 석탄과 기름 냄새가 지워지지 않았다.
전송포트를 쓰지 않는-정확히 말하면 설치되지 않은- 카렐리야에서는 대중교통이나 비행기, 기차가 최고의 이동수단이었다.
자동차도 있었지만 카렐리야에서 자동차는 고수입을 벌어들이는 자의 특권이었다.
이 교통수단들 중에서 가장 싸고 효율이 좋은 기차에 당연히 사람들은 몰려들 수밖에 없었다.
[오후 1시 15분에 도착할 예정인 키르케네스발 특급열차가 3번 플랫폼으로 도착하였습니다.]
명랑한 관리국 통용어를 쓰는 아가씨의 목소리에 이어서 투박한 남자의 본토어가 같은 의미로 반복되었다.
이것도 카렐리야에서 볼 수 있는 진풍경일 것이다.
도착한 특급열차는 그동안 지나온 행선지의 수를 무색하게 할 만큼 광이 났으며, 누구라도 알아볼 최신 시스템을 구축한 열차였다.
특급열차가 플랫폼에 도착하자, 소수의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부리나케 달려와 특실차량의 문에 일렬종대로 섰다.
밖에서 그런 작은 소동이 일어날 때, 혼자만의 세계에 있는 것처럼 특실차량 안에서 혼자 여유롭게 신문을 보며 시원한 코바스를 즐기는 제복을 입은 남자에게 승무원이 다가왔다.
"소령님, 도착했습니다."
"수고했네. 나 같은 사람 하나 수행하려고 특급열차까지 부를 필요는 없었는데…."
"아닙니다. 소령님에게는 이만한 대접이 가장 어울리는 대접입니다."
그는 남은 코바스를 들이키고 짐과 신문과 모자를 챙겨 천천히 혼자만의 세계에서 빠져나갔다.
특실차량의 자동문이 열리고 그가 나오자, 미리 기다리고 있던 어린 장교들이 팔을 굽혀 자신의 가슴으로 향하게 하여 경의를 표했다.
"소령님, 휴가 잘 보내셨습니까?!"
"아아, 근데 이런 걸 시킨 자는 누구지?"
"나야."
그의 귀에 익숙한 소리가 들여오자, 그의 고개가 절로 돌아갔다.
전문가의 손길을 받은 듯 한 스트레이트 펌의 옅은 갈색머리를 한 여성 장교는 어려움 없이 그에게 다가가 어깨동무를 시도했다.
"여어~! 휴가는 잘 보내셨나, 소령?"
"정말이지… 내가 이런 거 하지 말라고 했잖아, 리트뱌크"
"어허…. 우리의 10년 우정을 생각해서 내가 아랫것들을 일부러 불러 모아서 해준 건데 인사도 안 해?!"
리트뱌크가 그의 머리를 한 대 치자, 그는 바로 반응을 보였다.
"야! 때리지 마!"
"뭐, 어때. 친구끼리인데"
"어휴―― 내가 너랑 안 다녀야 이런 일을 안 당하지"
그가 질린 표정을 짓자, 리트뱌크는 승리의 V사인을 보여주며, 소박한 즐거움을 느꼈다.
물론 그러거나 말거나 그들을 보는 어린 장교들의 마음속에서는 하루빨리 기지로 돌아가서 자던 잠이나 자거나, 도중에 하던 일을 하고 싶은 생각이 가득 찼다.
"왜요, 삐치셨나요? 루슬란 코제두프 소령님?"
"됐어!"
그는 익살스럽게 웃는 리트뱌크를 놔두고 먼저 가려다가 뭔가 생각난 듯 고개를 돌려 아직도 웃고 있는 리트뱌크를 쳐다봤다.
"근데, 진짜 이것 때문에 네가 일부러 온 건 아니겠지?"
"하하핫.. 크흠! 그럴 리가 있겠냐? 당연히 너한테 줄 것이 있어서 왔지. 그건 가면서 이야기하자."
대충 상황이 수습되자, 리트뱌크는 코제두프의 짐을 부하에게 맡기고 코제두프와 함께 기차역을 빠져나가며 봉투를 하나 건넸다.
속으로 자신을 욕하고 있을 자신의 부하들을 뒤로 하고 리트뱌크는 핸드폰을 꺼내 간단히 연락을 취했다. 코제두프가 반짝이는 은색 봉투를 열어 꺼낸 내용물에는 간략한 상황요약과 사진이 들어있었다.
"20분 전쯤에 모즈그에서 감시카메라 정보가 들어왔어."
"모즈그?!"
"응, 누군가가 모즈그에 침입한 것 같아"
"정보는?"
"거의 없어. 침입자가 침입한 루트 상에만 150개의 카메라가 있을 텐데 정보가 들어온 것은 단지 8개. 그것도 모두 침입루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신식 카메라야. 그나마 초고속촬영으로 겨우 영상이랑 사진을 확보했는데 거리가 거리다보니까 아무것도 알 수 없었어."
코제두프는 첨부된 사진을 유심히 쳐다봤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하얀색 옷과 하얀 망토가 그의 눈에 잡혔다. 같은 색이었지만 서로 이질적이었다.
"음… 이것만으로는 모르겠군."
"그나저나 별 일이야. 그 많던 카메라 중에서 8개라니…."
"이 모양새로 봐선 초고속 저공비행 중이었나 보군"
"어?! 그래?"
냉정한 판단을 통해 알아낸 그의 판단을 확인하기 위해 리트뱌크는 사진을 살펴봤다.
다리의 자세와 침입자들이 지나간 루트에 있는 부러진 나뭇가지는 그를 증명하고 있었다.
"그럼 납득이 되는군. 상당한 고속의 저공비행으로 일으킨 후폭풍으로 낡을 대로 낡은 카메라가 대부분 박살난 거야"
"설마, 아무리 후폭풍으로 파괴된다 쳐도…"
"그 놈의 예산절감인가 뭔가 때문에 10년도 더 된 거 박아다가 2년 동안 쓰고 있었는데 얼마나 버티겠어? 그리고 후폭풍에 파괴되지 않는 거리에 있는 낡은 카메라는 아마 포착 자체를 못했으니까 보고가 없는 거겠지."
"그런가…"
리트뱌크는 그에게서 다시 사진을 건네받아 유심히 살펴봤다.
그녀의 눈이 박살난 카메라 수를 헤아릴 때, 그는 나머지 자료를 훑어보고 다시 그녀에게 서류를 건넸다.
"그래서, 행성방공사령관이 직접 찍은 날인까지 받아서 나에게 왔다는 건 이제 막 휴가에서 돌아온 나를 바로 써먹으시겠다 이거군."
"어쩔 수 없잖아. 5분 전에 선발대가 일단 도착했다고 하긴 했는데 하필이면 무선통신이 보수 중인데다가 도착한 것도 조금 늦은 것 같아서 위치확인을 빼면 정황을 알 수가 없어. 이럴 때 에이스가 나가는 거잖아?"
루슬란 코제두프.
제 3전술비행단 제 55전술비행대대 소속 '앙겔' 편대장, 현재 계급은 소령.
현재는 평화롭기만 한 카렐리야이지만 약 5년 전, 관리국 가입과 관련하여 일어난 파벌 싸움이 계기가 되어 변두리에서 대규모 반란이 발발했다. 반란의 주도자 중에서는 당시 유력 인사들도 있었고 그들이 포섭한 혹은 뜻이 같은 군의 실력자들도 다소 포함되어 있었다.
그 때 20대 초반의 풋내기 공중마도사인 한 소위가 그들을 토벌하는데 큰 일조를 했다는 사실은 카렐리야의 국민들이라면 익히 아는 살아있는 전설이 되었다.
그가 바로 루슬란 코제두프 소령이다.
'전술의 코제두프', '히뜨릐 앙겔(교활한 천사)', '신의 눈 코제두프' 등 여러 가지 별칭이 그에게 있었다. 하지만 그는 화려하지 않은 평범한 '카렐리야의 마도사'라 불리기를 원했다.
어쨌든, 카렐리야의 지적인 영웅이 이방인인 아그리 터너라면, 카렐리야의 군적인 '진짜' 영웅이 바로 루슬란 코제두프라고 할 수 있다.
그녀가 대기시킨 역 앞 인도에 서있는 고급 자동차가 보이자, 자동차 앞에 서있던 기사가 뒷문을 열어 예를 갖추었다.
뒤늦게 따라온 리트뱌크의 부하들이 가져온 짐을 싣고 뒤이어 그가 탑승했다.
출발하기 전 리트뱌크가 뒷문을 잠시 연 상태에서 그에게 전할 마지막 이야기를 건넸다.
"자세한 건 사령부에서 듣도록 하고. 아, 그리고 또 하나 알려줄 것이 있어"
"뭔데?"
"또 없어지셨어. 그 번거로운 공주님."
"또?"
"이번엔 예상되는 지역까지 부하들을 풀어서 조사해봤는데 아무데도 없더라고"
코제두프는 관자놀이를 손가락을 짚은 채 한 숨을 쉬었다.
이번으로 벌써 21번째. 이정도면 거의 상습을 넘어 병이었다.
"언제나처럼 멋쩍게 웃으면서 오시겠지. 한 두 번이냐?"
"뭐, 그렇겠지? 그럼, 잘 가"
"응"
뒷문이 닫히자, 검은색 세단은 부드럽게 바퀴를 굴리며 팔을 흔드는 리트뱌크를 뒤로 한 채 역에서 멀어져 갔다.
뒷좌석에서 자신이 가는 방향과 반대로 향하는 풍경들을 보며 코제두프는 아까의 일을 잠시 잊은 채, 오랜만에 돌아온 페트로자보츠크의 낮을 만끽했다.
페트로자보츠크 중심에 시머트리를 이루며 높게 서있는 지상 135m의 두개의 건물.
독특한 구조였지만 지반과 시공 설계 상에 문제가 없었기에 무난한 시머트리 공정이 가능했다.
좌측 건물의 전면 유리창에는 홀로그램으로 용맹스러움을 상징하는 노란색 독수리날개로 치장된 육군의 마크가, 우측에는 마찬가지로 찬란한 은색 독수리날개로 치장된 항공우주군의 마크가 떠있었다.
우측 항공우주군 건물의 5층. 이곳에 있는 행성방공사령부에 코제두프가 도착했다.
"제 3전술비행단 제 55전술비행대대 소속 루슬란 니콜라예비치 코제두프. 지금 막 키르케네스에서 휴가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오, 왔나?"
행성방공사령관인 드미트리 프리호드코가 기다렸다는 듯이 그를 반겼다.
"얼마나 급한 상황인데 그러십니까? 사령관님께서 직접 부르시다니…"
"설명하자면 길어. 나타샤 소위, 소령에게 설명하게"
"네"
나타샤가 전면 디스플레이를 작동시키자, 연구소가 있는 주변 지역의 지도와 정황을 표시한 반응센서 표시를 보여주고 있었다.
"선발대 10명과 근처에 있는 제 31전술비행단이 출격한 지 30분이 지난 상황입니다."
"아군이 붉은색인가? 17개 밖에 없는데?"
"생체반응은 있는 걸로 봐서 아직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만 선발대는 전멸이고 31전술비행단은 63명이 당했습니다."
제 31전술비행단은 카렐리야에서도 손꼽히는 주력이었다.
연구소 주역 방어를 담당하는 그들이 고전하고 있음을 파악한 그는 미간을 찡그렸다.
당장이라도 그는 현장에 가고 싶었다.
"사령부 무선통신은 현재 보수 중이라 각 기지에서 들어오는 유선통신으로 구체적인 정황보고를 받고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유선라인 보수도 아직 안 해놔서 그런지…"
"그래서 정보가 없다, 이거군."
"그렇습니다."
나타샤가 브리핑을 마치자, 드미트리가 치고 들어왔다.
"소령, 분명히 놈들은 연구소에 있는 아그리 박사님을 노리는 것이 틀림없네. 연구소와의 통신도 지금 두절상태라 그의 생사가 불투명한 상황이야."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큰 은인이십니다. 지금의 우주군이 있는 것도 그분 덕이지 않습니까?"
아그리 박사가 카렐리야에 와서 처음 제공한 기술 중 하나는 시공관리국 차원항행함대가 사용했던 아스라급의 엔진기술이었다.
관리국에선 퇴역을 앞둔 함선인 아스라의 엔진이지만 카렐리야에게 있어선 최고의 기술이라 할 수 있었다.
그 사이에 붉은 불빛이 3개가 줄어들었다.
"침입자들의 실력은 상당한 것 같군요."
그렇게 말하는 그의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그는 그 안에서 의문점을 발견했다.
하지만 드미트리의 말이 이어지자, 잠시 덮기로 했다.
"일단 자네가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끌어보려고 근처에서 동원할 수 있는 제 242전술비행대대와 302전술비행대대까지 출격시켜놨네."
"아뼤라찌야 시찌나는요?"
"자네가 왔으니 굳이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만… 뭐, 변수라는 것이 있으니 자네의 편대가 80% 이상 손실되면 바로 주력이 출동할 수 있도록 손을 써두지."
그의 말은 즉, 자기가 다 알아서 해줄 것이라는 강력한 믿음임을 코제두프는 알고 있었다.
자신을 믿고 지지하는 각 군의 사령관들은 그는 믿고 있었으며, 그는 항상 그 믿음에 보답해야 했다.
지금도 그것은 변함이 없었다.
다만, 이번엔 공기가 조금 달랐다.
"방법이 있나?"
"지금까지 쓰던 전술로 싸워보고 즉흥적으로 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런 정보가 없으니 진입고도와 편대 편성은 가장 안정적으로 해야 합니다. 다만… 기상조건은 우리에게 웃어줄 것 같군요."
코제두프는 다른 디스플레이에 뜬 오늘의 기상상태를 보며 말했다.
"아무튼 자네들이 꼭 필요한 시기야! 반드시 박사를 구하게!"
"예스티 세르. 침입자를 격퇴하고 아그리 박사를 구해내겠습니다."
"역시! 자네 기백은 마음에 들어"
코제두프는 아까보다 2개가 더 줄어든 아군의 붉은 표시를 보며 전의를 다졌다.
더 이상 피해를 확산시킬 수는 없었다. 자신과 자신이 이끄는 부대가 출동하여 침입자를 격퇴하는 것만을 생각했다.
아그리 박사에 대한 위협은 곧 국민에 대한 위협이라 그는 생각했다.
"아, 코제두프. 공주님이 사라지셨다는 소식 들었나?"
"네"
"아직도 못 찾았다는군. 정말 걱정이지 않나?"
"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하긴, 아무튼 잘해주게"
"예스티 세르!"
드미트리의 마지막 당부를 듣고 코제두프는 문으로 향했다.
그 당부는 믿음의 표시였지만, 아까 묻어뒀던 것이 생각나면서 그전과는 달리 그 믿음을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5분. 그 5분의 의미를 생각하며 몸 전체에 느껴지는 순간의 한기를 맛봤다.
문을 나서는 코제두프의 입에서 작은 목소리로 무의식적인 말이 튀어나왔다.
"군… 조금 늦게 출격시키신 것 같더군요."
"뭐?"
"아닙니다."
밖을 나선 코제두프는 옷 속에서 휴대용 통신기를 꺼냈다.
휘하의 편대원들에게 간략한 전문을 보낸 그는 장교실에서 전투복으로 갈아입고 곧게 뻗은 건물을 뒤로 하고 근처에 있는 병기고로 향했다.
이미 연락을 받은 수행원이 병기고의 문을 열어 그를 안으로 인도했다.
규칙적으로 반듯하게 진열된 스토리지 디바이스와 각종 휴대병기가 그를 반겼다.
오랜만에 나는 기계오일의 냄새가 휴가 중에 잠시 묻어뒀던 감각을 되살리고 있었다.
일반병사들의 디바이스와는 눈에 띄는 검은색과 하얀색 등이 조화된 디바이스 앞에서 그는 멈칫했다.
"겨우 4일인데.. 오랜만인 것처럼 느껴지는군."
카렐리야 공군의 표준 디바이스인 '아르미야'의 커스텀 버전.
아르미야는 길이 150cm의 평균적인 길이와 비행에 적합한 구조, 다양한 공중·지상전용 마법이 기록된 최고의 사병용 스토리지 디바이스였다.
코제두프는 그에 맞게 조정된 아르미야를 들고 활주로로 향했다.
활주로에는 이미 그가 부른 그가 소속된 카렐리야 최고의 편대, 전술비행대대 급의 마도사 20명이 하나의 편대로 이루어진 '앙겔'이 완전한 무장상태로 행렬을 맞춰 진열한 채로 기다리고 있었다.
"연락한 지 2분 만에 전원 집합인가? 자네들 그렇게 할 일이 없었나 보군."
"정반대거든요, 대장님. 모즈그가 위험하다고 해서 하던 일도 다 팽개치고 온 겁니다."
"자네들, 솔직하게 사는 게 어때?"
"대장님이야 말로요."
화기애애한 것 같기도 하면서도 애매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가 헛기침으로 분위기를 수습하고 다시 말을 이었다.
"현재 상황은 간단하다. 누군가가 모즈그에 침입하여 아군의 선발대와 제 31전술비행단을 완전히 제압하고 있다. 적들은 아군을 죽이지 않는 것 같지만, 아그리 박사를 노리는 것은 확실하다고 사료된다. 현재 무선통신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정보는 일이 끝나고서 보고할 수 있다. 우리 앙겔 편대는 지금부터 모즈그로 가서 아그리 박사의 상황을 파악하고 침입자를 처리한다. 도착하면 아마 242와 302가 이미 도착해서 적과 교전 중일 것이다. 가급적으로 생포하되 필요하면 제거해도 좋다."
"네!"
"대장님, 아뼤라찌야 시찌나는 어떻게 된 겁니까?"
부하의 좋은 질문이 그의 입을 더 열게 만들었다.
"이번 작전엔 이례적으로 우리가 출격한다. 우리가 카렐리야 연합의 최고의 전력임을 인정하는 행성방공사령부에서는 우리를 믿고 있다. 물론 그것 뿐만은 아니다. 적의 전력은 생각보다 강하다고 판단되므로, 섣불리 대군을 끌고 왔다간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고로 아뼤라찌야 시찌나는 우리가 80% 이상 당했을 때 실행된다."
"훗, 80% 이상 당할 일이 있겠습니까?"
또 다른 곳에서 들려온 목소리가 편대원들에게 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물론 코제두프만은 그렇지 않았다.
코제두프의 말이 다시 시작되자, 편대원들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다시 냉정을 찾았다.
"방심은 금물임을 잊지말아라. 무선주파수는 812.3 코노샤 공군기지다. 그곳을 통해 간접적으로 사령부에서 보내는 정보를 받는다. 적을 상대하는 전술은 매뉴얼 E다. 다시 한 번 숙지하고 확실하게 격퇴해주기 바란다."
"예스티 세르!"
"전원 출격 준비!"
코제두프의 명령과 함께, 앙겔 편대가 서서히 활주로 위를 날기 시작했다.
지상에서 부는 선선한 바람에서 공중에서 부는 좀 더 강한 바람으로 변하자, 20여명의 마도사들은 균형 잡기에 더욱 신경을 썼다.
전열을 맞춰 체공비행이 완료되자, 코제두프가 염화로 전령을 내렸다.
[아르미야 V3로 전환!]
그들이 가진 디바이스가 약간의 형태 변화를 시작했다.
아까보다 더욱 날렵한 모양이 된 아르미야는 비행에 최적화 되어 있다고 할 수 있었다.
모든 디바이스의 형태가 변형되자, 코제두프의 수신호를 신호로 앙겔 편대가 날아올랐다.
페트로자보츠크 하늘을 20개의 바람이 가르며 지나갔다.
모즈그의 상공에서는 두 명의 마도사와 십 수 명의 마도사들이 싸우고 있었다.
치열한 위와는 달리 아래에는 마력데미지에 의하여 정신을 잃거나, 전투가 더 이상 불가능해진 병사들이 여기저기 널려있었다.
어떤 자는 완전히 날아간 연구소의 옥상 위에, 어떤 자는 연구소 주변에 난 식물의 집단에 둘러싸여 있었다.
나노하와 페이트는 점점 지쳐갔다.
아그리 터너가 도망치면서 부서진 결계가 카렐리야의 선발대를 불러들인 탓에 그녀들은 교전을 피할 수 없었다.
이미 아그리 터너와의 전투에서 어느 정도 힘이 빠진 그녀들은 상대적으로 약한 선발대들을 처리하는 데에도 버거웠다.
하지만 선발대가 다 무너지기도 전에, 수많은 카렐리야의 마도사들이 그녀들을 향해 위협사격을 해왔다.
그녀들은 대화를 시도해보려고 했지만, 그들은 듣지 않았다. 그들은 그에 대한 반응을 냉철한 집속포로 대신했다.
"이제 11명…"
"이제 끝나는 건가?"
꽤나 위협적인 집속포를 쏘던 80명을 육박했던 1개 비행단은 나노하와 페이트의 놀라움 움직임과 실력으로 대다수가 처리되었다.
전부 마력데미지만으로 knock-down 시키며 분투하는 그녀들에게는 좋은 소식이었지만, 레이징 하트와 바르딧슈는 그녀들에게 전하기 어려운 새로운 나쁜 소식을 감지했다.
[Master, Find forty-three bogeys at 10 o`clock, three miles.]
[You should do evasive action.]
"또 오는 거야?"
레이징 하트와 바르딧슈가 적을 인지한지 얼마 되지 않아 시야에서 무언가가 점점 아른거리기 시작했다.
그녀들과 싸우던 마도사들 역시 다른 기지에서의 무선을 통해 충원되는 아군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인간이란 좋은 일이 하나만 생겨도 힘이 나는 동물임을 증명하듯, 그들은 전의를 불태우며 다시 그녀들에게 반격을 개시했다.
푸른 색 섬광의 쇼트 버스터가 그녀들을 위협했지만, 나노하는 그를 가볍게 피하며 바로 반격의 빛을 뿜었다.
[Divine shooter]
마력의 구체가 사방으로 흩어져 카렐리야의 마도사들을 향해 날아갔지만, 지금까지 그녀들에게 당하지 않은 만큼 역시 만만치는 않았다.
어떤 자는 회피기동을 하고, 어떤 이는 두 손으로 라운드 실드를 펼쳐 공격을 막아냈다.
페이트는 바로 움직임을 체크하여 라운드 실드를 사용해서 잠시 동안 손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마도사들에게 빠르게 다가갔다.
[Haken slash]
금빛 섬광의 마력의 날이 그들의 급소를 피해 무력화 시켜나갔다.
또 다시 카렐리야 측에서 두 명이 당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지원군은 점점 빠르게 다가왔다.
[RWR. Hostiles closing.]
"이런 속도로는 지원군이 올 때까지 처리할 수 없어!"
"바르딧슈!"
[Sir, Zanber Form!]
더 이상 체력과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었다.
페이트는 잔버폼으로 최대한 빠르게 정리하여 권역을 탈출하기로 했다.
나노하의 엄호 사격 하에 페이트의 거대한 칼날이 카렐리야의 마도사들에게 다가갔다.
"저건 또 뭐야!"
"회피!"
회피기동을 실시했지만, 그들의 생각보다 잔버는 크기에 비해 속도가 빠른 무기였다.
미처 회피기동을 하지 못한 3명이 더 나가 떨어졌다.
"시간을 번다! 지원군은 곧 올 것이다!"
아직까지 정신적 지주라 할 수 있는 제 31전술비행단 최고의 에이스 편대장이 남아있었기에 잔여병력들은 그의 지휘에 따라 나노하와 페이트가 권역에서 탈출하지 못하도록 계속 시간을 벌고 있었다.
역으로 말하자면, 그들은 그것밖에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고군분투가 빛을 발했는지, 수많은 푸른색의 섬광이 나노하와 페이트를 엄습했다.
[на 12 o'clock, 150(yard), участвовать атаку!]
[Понял!]
지원군의 비행대대장의 공격 명령에 따라 그들은 섬광을 내뿜었다.
지금까지 싸웠던 적과는 조금 다른 옅은 제복을 입은 그들의 공격은 나노하와 페이트를 아까 만큼 위협하진 못했다.
그러나,추가된 40여명 이라는 숫자는 정신적으로 압박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스트라제끼야 SU3701, 여기는 보스톡 BK9013. 코노샤 쉬탑의 전령이다.]
"말해라."
[매뉴얼 U를 실행하고 시간을 끈다.]
"지금 우리에겐 아뼤라찌야가 필요하다."
[내가 알기로는 아뼤라찌야는 아직 발동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제 31전술비행단의 잔여 병력이 기다려 온 것은 올 기미도 안 보였다.
사령부의 생각은 알 수 없었지만, 군인은 명령에 따라야 했다.
[Понял. Все детка, перейти U]
[Понял]
매뉴얼에 따라서 마도사들이 움직일 때, 그녀들은 계속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추가된 카렐리야의 마도사들을 보며, 나노하의 머릿속에서 아까 들었던 아그리 터너의 말이 떠올랐다.
'코제두프라는 인물을 조심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야'
말의 뉘앙스로 미루어봤을 때, 코제두프라는 사람이 카렐리야의 에이스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가늠할 수 없지만, 자신들을 몰아붙이면서 자신들의 대략적인 실력을 파악한 그가 조심하라고 당부는 아니더라도 주의를 줬다면, 나름 실력이 있는 마도사라고 단정 지을 순 있었다.
적어도 지금까지 싸운 마도사들 중에 코제두프라는 인물은 없으리라고 그녀들은 생각했다.
멀리 있는 적에게 나노하가 크로스 파이어를 쏘자, 두어 명이 나가떨어졌다.
아직 그는 오지 않았다고 나노하는 단정했다.
"그 코제두프라는 사람이 오기 전에 끝내야 해! 나노하, 어떻게 활로를 뚫을 수 있겠어?"
"…아직은 무리야, 페이트."
마도사들의 움직임이 조금 변한 것을 느낀 나노하는 빗발치는 포격을 막는 서클 프로텍션 안에서 페이트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이 마도사들.. 아까부터 움직임이 조금 바뀌었어. 뭐랄까… 우리를 이기려고 하다기 보단, 그냥 여기서 못 빠져 나가게 하려는 속셈이야."
"뭐?"
전 방위에 잔존 마도사가 두 명씩 짝을 지어서 제압사격과 위협사격을 가하는 형국이었다.
자신들을 쓰러뜨릴 것이라면 이런 공격으로는 안 된다는 정보도 이미 얻었겠다, 아까와 같은 위협적인 집속포를 쏘면서 유리한 포진을 이용하여 전술 공격을 했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이 하는 것은 적당한 정도의 집속포, 그것도 거의 난사 수준이었다.
정확히 몇 분 전부터인지는 생각도 하지 못했지만, 지원군이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이 포메이션을 취하기 시작했다.
"이대로 있을 순 없지, 뚫어봐야 할 것 같아!"
"페이트!"
페이트가 잔버를 앞세워 위쪽의 적을 향해 거대한 칼날을 휘둘렀다.
잔버가 공기를 가르며 하늘의 일부를 갈랐지만, 마도사들은 휩쓸리지 않았다.
거리 계산에 실수가 있었는지, 마도사들이 피했는지 태연하게 잔버를 되돌리는 시간을 꿰뚫어본 일부의 마도사들이 페이트에게 포격을 적중시켰다.
간신히 한 손을 빼서 라운드 실드로 막아냈지만, 포격은 다시 이어졌다.
[Blitz action]
섬광에 이은 참격이 다시 한 번 카렐리야의 마도사들을 덮쳐왔다.
이번에는 적중했는지 거대한 칼날에 두 명이 나가 떨어졌다.
"이 자식이!"
동료가 하늘에서 추락하는 모습을 본 몇몇 마도사들이 페이트에게 돌진했다.
페이트가 가볍게 블리츠 액션으로 이동하며 그들의 추격을 피하자, 적당히 뭉친 마도사들이 준비된 포격의 타깃이 되었다.
[Cross fire]
"슛―――!"
크로스 파이어가 라운드 실드와 부딪히며 일으킨 폭염 속에서 다섯 명이 추가로 나가 떨어졌다.
원래 있던 제 31전술비행단은 이제 단 다섯 명만이 남은 상태였고 추가로 온 지원군도 지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어림짐작으로, 고속비행만으로도 포격을 피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숫자가 만들어지자, 나노하는 고속비행으로 빠르게 카렐리야의 마도사들에게 디바인 슈터로 견제를 하며 다가갔다.
강력한 디바인 버스터는 시간 벌기용 병력의 단단함만으로는 버틸 수 없었다.
[페이트, FL 200으로 상승하면서 빠져 나가!]
[응]
페이트가 먼저 고고도로 올라가자, 소수의 마도사들이 따라 붙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사이에 따라잡은 나노하의 쇼트 버스터에 의해 자비 없이 하나씩 처리되었다.
"놓칠까 보냐!"
살아남은 제 31전술비행단의 병력들이 뒤이어 쫓아가 집속포를 쐈지만, 이미 속도가 붙은 나노하의 속력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여유가 생긴 페이트는 아직 여유 있는 마력을 조금만 할애하여 나머지를 처리하기로 했다.
"고고도 전광! 트라이던트 스매셔―――!"
구름 속에서 갑자기 세 줄기의 섬광이 나타나 한 명을 섬광 속으로 삼켜버렸다.
즉각 반응을 보인 네 명 중 두 명은 다시 위로 올라가기도 전에 페이트가 재빠르게 쏜 썬더 스매셔에 의해 역시 비명횡사를 하며 아래로 떨어졌다.
치열한 싸움 속에서 사망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지만, 카렐리야의 전력은 계속 줄어들기만 했다.
절망적인 상황을 맞이한 편대장에게 무선이 걸려왔다.
[SU3701, 남은 병력들과 함께 귀환하라]
"코노샤, 퇴각 명령인가?!"
[그렇다.]
"따를 수 없다! 아직 연구소 조사도 못한 상태다!"
[연구소 조사는 이제 곧 올 천사들에게 맡겨라.]
"…훗. 그런가? SU3701 권역 이탈한다."
제 31전술비행단의 에이스 편대의 편대장은 관제탑을 무선을 끊고, 남은 자들과 아래에 떨어져 있는 부상자들에게 연락을 타전했다.
미미한 환호성과 비명이 섞인 애매한 소리를 뒤로 하고, 치열한 싸움 끝에 남은 12명의 카렐리야의 전사들은 코노샤 기지로 빠르게 퇴각했다.
병력의 퇴각을 확인한 나노하와 페이트는 고도를 낮추고 한 숨을 돌렸다.
"휴――― 위험했어."
"응"
하늘에서 내려다 본 지상은 참혹했다.
물론 제 97 관리 외 세계에서나 다른 차원에서 관리국이 하는 전쟁에 비하면 입에도 올릴 수 없는 것이었지만, 느낌은 그렇지 않았다.
진정한 전쟁이라는 것을 겪어보지 않은 나노하와는 달리 페이트는 전쟁터에 나가본 적이 있었지만, 느끼는 것은 똑같았다.
피 냄새는 나지 않았지만 잔혹했으며, 화약 냄새는 나지 않았지만 지독했다.
"가자"
"응"
이이상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권역을 이탈하려는 나노하와 페이트에게 레이징 하트와 바르딧슈가 제동을 걸었다.
[Wait master, still wizards remain on the sky.]
[Warning! It's Reaction of enemy wizard's magic.]
"뭐?"
갑작스러운 적군 마도사의 반응 발견과 동시에 멀리서 지금껏 봐온 집속포와는 전혀 다른 위협적인 섬광이 먹구름 속에서 나노하와 페이트를 덮쳐왔다.
"페이트! 피해!"
"크윽.."
일부러 아슬아슬하게 유효거리를 맞춘 듯이 멀리서 쏜 것 같은 위협적인 집속포는 시작에 불과했다.
환영인사의 축포를 따르듯 사방에서 집속포가 그녀들을 향해 돌진했다.
이미 환영인사를 받은 터라 다시 냉정을 찾은 그녀들이었지만,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레이징 하트와 바르딧슈가 가진 관리국에서도 손꼽히는 성능의 센서가 최대 공격유효거리 근처까지 진입을 허용하고 나서야 반응을 감지할 수 있는 적들이 이곳에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주변을 경계하는 나노하와 페이트의 시야에 보이는 주변의 칙칙한 하늘의 사방에 조금씩 사람의 형상처럼 보이는 검은 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들을 멀리서 디스플레이로 지켜보는 남자는 누구보다도 차가운 표정으로 그의 수하들에게 통신을 하달했다.
"Совпадать. 거리 200, 적에 대한 정보 수집 개시."
[목표 고도 FL 120. 목표 체공 중]
"섬멸에 필요한 모든 수단 준비. A팀, V2. B팀, V3. C팀 V1."
[Понял]
"좋아. 그럼 처형 전에 간단한 장부기록부터 해주셔야 하겠지?"
휘감는 공기의 흐름은 그의 옷을 휘날렸다.
천사의 군대는 소리 없이 싸움을 갈구했다. 쓰러져 간 동료들과 카렐리야를 위해서.
코제두프는 잠시 대기하며 적의 정보를 기다렸다.
아르미야가 카렐리야를 더럽힌 그녀들을 어서 제거하라고 소리 없이 외쳤지만 그는 듣지 않았다.
그가 명령을 내리고 10초 뒤, 염화가 들어왔다.
[대장님, 정보가 없습니다.]
[뭐라고?]
[정보가 없습니다. 이 마력 패턴과 일치하는 자료가 없습니다.]
카렐리야가 가지고 있지 않은 정보.
카렐리야 역시 관리 세계이므로, 기밀 급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정보는 공유하고 있었다.
특히, 마력 패턴의 경우는 기밀요원이 아닌 이상 모두 나오게 되어 있었다.
물론 정보통신 담당이 가지고 있는 휴대용 분석기는 사령부가 가지고 있는 정보보다는 훨씬 적은 정보량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마력 패턴에 대해서는 모든 정보를 보장하고 있었다.
거기에다가 이렇게 난리를 쳤다면 기밀요원은 아니라는 뜻. 즉 관리국도, 관리세계인도 아닌 외부인이라는 것이 그의 안에서 결정됐다.
아그리 박사는 관리국 몰래 자신들에게 기술을 제공했으므로 만약 그들이 관리국 국원이었다면, 이렇게 할 충분한 명분은 있었다.
하지만 어째서 외부인이 자국의 중요시설에 침입하고, 파괴하고, 중요인물을 위협하려고 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게다가 적을 죽이지 않는 이 실력.
'이 이상한 이방인은 왠지 모르게 신비롭고도 위협적이다.'
속으로 그리 생각하며, 코제두프는 그녀들과 대화를 시도해보기로 했다.
천천히 접근하는 코제두프를 바라보며, 편대원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그것은 나노하와 페이트도 마찬가지였다.
범상치 않은 복장과 느껴지는 분위기는 아까 싸웠던 자들과는 느낌 자체가 달랐다.
[페이트, 아무래도 저 사람이…]
[응, 그 코제두프라는 사람인 것 같아. 조심해]
[알았어]
서로 간의 긴장감을 먼저 푼 것은 코제두프였다.
"꽤나 난리를 친 것 같은데…"
"그러네요."
그가 관리국 통용어로 먼저 대화를 시도하자, 그녀들의 입에서 같은 관리국 통용어가 되돌아왔다.
일단 말은 통한다는 점에서는 안심이었다.
"소속이 어디지?"
"저는 시공관리국 차원항행함대 제 2함대 소속 페이트 테스타롯사 하라오운 소령이고 이쪽은 본국 전투기술교도대 소속 타카마치 나노하 소령입니다."
"관리국에서 오셨다?"
진실성을 위해 나노하와 페이트가 밝힌 진짜 신분은 오히려 코제두프의 미간을 찡그리게 했다.
그의 입장에서 보면 그녀들은 되도 안 되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 되었다.
데이터 상에 나오지 않는 미확인 마도사가 관리국 소속이라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인 것은 당연했다.
코제두프는 일단 그녀들을 한 번 떠보기로 했다.
"관리국 국원이라면 이 난리를 쳐도 된다는 소리인가?"
"이건… 어쩔 수 없었어요! 대화를 하려고 했는데 무작정 공격을 하셔서.."
'무작정 공격해서 대응했다.' 코제두프는 그 말만은 이해할 수 있었다.
국가 영웅의 연구소인 '모즈그'를 공격하는 놈이라는데 대화 같은 것을 듣고 싶은 사람은 자신을 빼고 없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무단침입에 대한 응보였다.
"당연한 거 아닌가? 너희들은 우리 군사시설에 쳐들어왔지, 그것도 허락도 없이 말이야. 그런 사람이 하는 말 같은 걸 들을리가 있나?"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요. 그것보다, 지금 빨리 어딘가로 사라진 아그리 터너를 쫓으셔야 합니다!"
"뭐?"
처음 보는 금발의 포니테일 아가씨가 말하는 소리는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페이트의 발언에 열 받은 코제두프는 그녀에게 조금 화가 섞인 말투로 말했다.
"누굴 쫓으라고? 지금 행방도 알 수 없는.. 아니, 네놈들이 죽여 놨을 지도 모르는 박사님을 쫓으라는 거냐?"
"아닙니다. 아그리 터너는 차원 곳곳에서 그릇된 테러 행위를 저지르는 어떤 조직의 일원입니다. 저희들은 그 사람을 쫓고 있었습니다."
"조직? 테러? 도무지 알 수 없는 말만 늘어놓는군."
이 정도의 이야기로 설득된다면 기적이었다.
하지만 나노하와 페이트는 더 자세한 이야기를 그에게 할 수 없었다.
하야테의 말대로, 이 카렐리야는 제 106 관리 세계와 같은 존재, 즉 SDA가 하는 짓과 이 배후에 관리국의 최상부가 있다는 말 같은 것을 쉽게 수용할 수 없었다.
사실인지 여부도 불투명하고, 여차하면 모독죄로 국가의 존망을 위협할 수도 있는 위험한 도박에 참여해달라는 상대적으로 작은 존재인 그녀들의 말을 커다란 집단인 국가가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건 상식이었다.
그녀들에겐 증거조차도 없었다.
존재가 있고, 그 구성 요원이 있다는 무형상적인 사실만으로는 동의를 얻어낼 수 없음을 그녀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교전은 피할 수 없었다. 그녀들은 말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 몸부림쳤다.
"이 나라에 무슨 목적으로 기술제공을 해왔는지 그건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는 연구소에서 무언가 독성물질을 연구하고 있었어요."
"독성물질?"
기습의 기색이 느껴지지 않음을 확인한 코제두프는 바로 염화로 두 명을 연구소로 보냈다.
그들은 한 명은 독성물질 조사, 또 한 명은 아그리 터너의 생사여부 조사로 나뉘어 전선에서 잠시 이탈했다.
하지만 방심할 수는 없었는지, 조사가 이루어지는 동안 코제두프는 시간을 벌기 위해 계속 나노하와 페이트에게 말을 걸었다.
"어쨌든 네놈들은 우리 카렐리야 연합의 군사시설에 무단으로 침입하고, 우리 병사들을 쓰러뜨렸다. 관리국에게 전후사정을 묻지 않으면 안 된다. 이건 차원 간 외교에 큰 균열이 갈 수 있는 중대한 문제인 건 알고 있겠지?"
코제두프의 말에 나노하와 페이트는 꿀 먹은 벙어리 마냥 말없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애초에 그녀들의 활동은 관리국의 눈을 피해 몰래 하는 활동이었다. 만약 사정조사를 통해 자신들의 비밀활동이 사회에 표면적으로 드러난다면 모독, 나아가 반역이라는 죄목 아래 자신들은 물론이거니와 관련자들까지 줄줄이 체포될 것은 '안 봐도 DVD'이었다.
드러나는 김에 SDA의 활동도 드러나면 상관없었지만, 그럴 리는 없었다.
계속 되는 대치 상황에 지친 앙겔 편대원 중 몇 명이 코제두프에게 염화를 보내기 시작했다.
[대장님, 언제까지 대기입니까?]
[어서 처리하는 것이 좋다고 보입니다.]
[기다려, 공격은 조사결과가 나온 뒤에 해도 늦지 않다.]
그 염화가 전달되자마자, 독성물질 조사를 마친 편대원 한 명의 연락이 들어왔다.
[독성물질 반응 확인. 뭔가 복잡한 독성물질들이 섞인 그을음의 존재를 확인했습니다. 현장을 보니까, 풀 같은 것을 태운 것 같습니다.]
[그래? 수고했다.]
연구소에서 발견된 독성물질은 코제두프의 고개를 기웃거리게 할 정도는 되었다 .
듣기로는 아그리 박사의 전공은 물리학과 기계공학이었다. 기계 부품이나 금속이 탄 것이 아닌 풀이 탄 흔적이 나왔다는 것은 의심해 볼만 했다.
하지만 일반 정원이 불타면서 그 안에 있던 화학제품이나 물건이 타면서 발생했다는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그는 생각했다.
"여기서 시간을 지체할 순 없어요! 그 아그리 터너가 지금쯤이면 이곳을 빠져나갔을 수도 있습니다!"
"무단 침입자, 조용히 기다려라."
이어서, 두 번째 연락이 들어왔다.
가장 중요한 아그리 터너의 생사여부를 조사한 편대원은 힘없이 말했다.
[……대장님….]
[왜 그래?]
[박사님의 시체를 발견했습니다.]
코제두프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의 손이 조금 떨렸다. 급격한 심적변화가 그에게 찾아왔다.
그의 깊은 회색빛의 눈이 날카로워지며, 당장이라도 하늘에 떠있는 나노하와 페이트를 죽여 버리고 싶은 마음이 증식하기 시작했다.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그는 다시 물었다.
[확실한 건가?]
[네. DNA가 일치하고, 복장이나 얼굴 같은 것을 볼 때.. 확실합니..]
[당장 귀환해라.]
코제두프는 염화를 끊고 나노하와 페이트를 노려봤다.
증오심이 가득한 그의 눈을 아르미야가 인식했다.
"당신, 혹시 코제두프 씨인가요?"
"그렇다. 내 이름은 루슬란 코제두프지"
"그럼 어서 사령부에 연락해주세요! 아그리 박사를 수배해서…"
나노하의 부탁의 말을 코제두프는 아르미야를 그녀를 향해 겨누는 것으로 칼 같이 잘랐다.
"그래, 수배해주지. 너희들의 목을 베고 수배를 건 다음 최단시간 체포 기록을 달성해주마."
"그..그게 무슨…"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나노하와 페이트는 당황했다.
말투에서 침착함이 묻어나던 그의 목소리가 전혀 딴판이 되었다.
[Master, This conversation broke down]
"응"
"네놈들은 신뢰할 수가 없다. 관리국 좋아하는군. 외부인이 우리의 눈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했나?"
그 말은 들은 나노하는 뭔가 처음부터 꼬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애초부터 나노하와 페이트를 관리국원이라 생각치 않은 것이었다.
"에? 아, 아니에요. 저희들은 진짜…"
"앙겔 바예보이 빠랴닥! 가토브!"
오해를 풀고자 나노하가 대화를 시도했지만, 코제두프는 가차 없이 말을 잘랐다.
편대장의 공격 준비 사인에 모든 앙겔 편대의 록온이 나노하와 페이트에게 걸렸다.
앙겔 편대원들이 가진 아르미야가 마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국가 영웅을 죽인 죄, 그 끝은 처형으로 다스려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며 앙겔 편대원들은 모든 신경을 범죄자에게 쏟았다.
교전을 피할 수 없음을 직감한 나노하와 페이트도 역시 전투 태세를 갖추었다.
"미할코프, 코노샤에 전해라. 이방인 여성 두 명이 국가영웅인 아그리 박사를 살해. 우리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지금 당장 아뼤라찌야 시찌나를 발동시켜서 저 망할 놈의 범죄자를 즉결처형 시키라고 해라."
"예스티 세르!"
카렐리야의 두 개의 큰 별 중 하나가 졌다.
그것은 비록 인력에 의하여 온 외부의 별이었지만 카렐리야의 사람들에게는 꿈과 희망의 존재였다.
또 하나의 별은 그 별의 소멸을 보며 분노했다.
아르미야의 요동치는 기계음이 그에게 들려왔다.
-------------------------------------------------------------------------------------------------------
새로운 인물의 등장입니다.
루슬란 코제두프
아시는 분은 아실 테지만, 이 인물의 유래는 러시아의 에이스 이반 코제두프에서 가져온 것이죠.(참고로 리트뱌크도 마찬가지)
이번 편은 러시아어와 공중전 용어를 좀 적용하느라 힘들었습니다.(부가적으로 영작 앜)
공중전 용어는 잘 알려진 미공군의 용어를 러시아어로 바꾼 겁니다.(러시아어로 하는 교신 정보는 찾을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전에 쓴 것들보다는 조금 용량이 적은 감이 없지 않습니다.(사실 저번편이 과하게 길었던 거예요;;)
이 루슬란 코제두프와 다음 편에 등장할 어떤 인물이 이 시리즈의 중요인물로서 마지막까지 갈지 어떨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전반부의 노래는... 천년제국의 영광을 차용했습니다. ~_~(개사하고 CCCP 것과 러시아 연방 것을 교묘하게 섞어서 으헣헣)
그럼 다음 편에서 뵙죠. ~_~
- 막간 작가의 막장 설정 공개
아뼤라찌야 시찌나(Operation 'Wall')
- 국가 최중요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카렐리야 연합의 보안 작전.
최중요시설에 침입한 자가 확인되면, 해당 시설 담당의 모든 카렐리야의 군대(전 전력의 40% 할당)가 총 5단계에 걸쳐서 5시간 내로 해당 시설에 집결한다.
1단계 : 시설에서 가장 가까운 병력들이 침입자가 도망칠 수 없도록 주변을 포위해가며 침입자를 발견할 시 교전에 임한다.
2단계 : 교전 중인 주력 부대를 지원하는 추가 지원군과 고정 SAM(Surface-to-Air Magic buster) 혹은 전략포병대가 배치된다.
3단계 : 2차 제압을 위한 제 1전술비행단, 제 31전술비행단, 제 55전술비행대대(오네가 범죄수용소의 경우 제 293전술비행대대), 제 2독립전술폭격단이 배치된다.
4단계 : 궤도기지에서 E클래스 이상 함선 한 척이 대기권으로 진입한다.
5단계 : 5시간 내로 카렐리야 전 전력의 40%가 해당 시설에 집결하여 침입자를 전멸시킬 때까지 교전을 실시한다.
이글루스 가든 - 이글루스 리리컬 동맹단 가든지부
할일: 팬픽(SideStory)




2009-08-07 1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