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누아르展
at 2009-05-28 19:29:25 2 comment


즐거운 한때, 미소짓는 인물, 햇살 가득 풍경을 담은 유채도 좋았지만, 특히 그의 데셍은 더 좋았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그린 것이 아닌 자신의 행복을 위해 그린 그림. 흰 종이에 스케치한 것은 대상을 바라보는 그의 사랑이었고 행복이었다.

내 개인 미술선생(?)의 말을 빌자면, "걸작은 아픔속에서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가 지금 다소 불우한지 모르겠지만 :)) 비평가들의 냉대, 재정적 어려움, 사랑의 실패 등, 시대가 주었던 시련을 딛고 탄생한 그림들이 훗날 '불후의 명작'으로 불리게 된다는 것이다. 생리,안전,사랑,존경의 단계를 단번에 건너뛰고 자아실현에 몰입해 '욕구위계설'을 무색케 만든 고호나 세잔처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의 그림 또한 아름답다. 그들의 행복한 삶이 그림에 그대로 녹아, 세월을 건너서도 식지않는 희망을 전해주니 말이다.
갚자기 짬이 나서 가게 된 관람이라 르느와르에 대해 공부(?)할 시간이 없었는데, 그렇게 머리를 비워둔채 그의 그림을 만난 것이 오히려 더 좋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림은 아는만큼 보인다던데, 적어도 르느와르는 보이는만큼 알게되는 그림이었으니까. 돌아오는 길, 내가 들고간 빈 캔버스는 온통 그의 사랑스러운 질감으로 채워져 있었고, 그가 나눠준 눈부심이 내 삶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그것이 오랫동안 간직되길 그렇게 잠시 바래본다. :)
ps. 미술관에서 그림을 직접 볼 때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 그 그림의 본래 모습을 떠올리려 하는 것같다. 화가의 붓질, 풍경, 포즈를 취해주는 인물 등 주변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펼쳐보려 하는데, 고맙게도 르누아르의 친구였던 알베르 앙드레가 내 상상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그는 '가족을 그리는 르누아르'라는 그림을 그렸는데, 르누아르가 아내와 자식들을 화폭에 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족에 대한 마음이 참 정겹게 다가오는 액자속의 액자같은 그림이다. :)

이글루스 가든 - 미술을 보고 읽고 쓰기




2009-05-29 11:26 #
이번기회에 공부도 좀하고 감상을 해야겠군요 (물론 홀로 감상 ㅜㅠ ) 인상파 관련해선 역사로만 접근한 경향이 커서 말이죠.
좋은 기회가 될듯 하네요,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09-05-29 12: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