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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에 대한 소고
at 2008-05-13 13:25:35 0 comment
그가 절대로 나를 잊지 못하게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가 없으면, 나는 살아도 산 게 아니었다. 다들 말하잖아? 그대가 없으면 숨을 쉴 수 없다고. 내가 딱 그랬다. 그에게 버려졌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하루밤낮을 꼬박 울고, 그에 대한 원망에 가득차서 어떻게 해야 그가 나를 다시 돌아볼까 생각했다. 난 네가 금방 잊어버릴 사람이 아니란 말이야!
다시 나에게 매달려 사귀자고 하게 만들어? 아니다. 아니, 적어도 그가 날 잊지 못하고 나를 사랑했던 추억을 곱씹고 되씹고 입에 물고 다니게 하는 정도에도 난 만족한다. 그 정도라도 괜찮다. 나는 마음이 넓으니까.
그래서 나는 여기에 와 있다.
오후 일곱 시, 그가 퇴근할 시간. 그의 집에서 서프라이즈 파티다.
자신이 사랑하던 사람이 헤어졌다는 사실에 놀라 그의 집에서 손목을 긋고 자살을 생각했다면… 어떻게든 정말 잊지 못하겠지. 나는 웃었다.
준비해온 칼로 손목을 길게 그었다. 겁이 나서 떨렸지만 남의 인생사에 깊게 참견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생각보다 피가 콸콸 나오지 않아서 어떤 면에서는 안심했고, 그 안심한 면에 대해 짜증이 났다. 울컥하니 피가 울컥 나왔다. 오와.
침실에 들어가 이불 위에 누웠다. 싱싱한 돼지고기처럼 고운 분홍색 이불 위에 피를 적신다. 그는 내 피가 묻은 이불을 빨아서 쓸까? 아니면 그냥 버릴까? 나는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기왕이면 버리지도 못하고 빨아서 쓰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오랫동안 끙끙거렸으면.
나는 0번을 길게 눌러 그에게 전화를 걸며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무슨 일이야」
그의 목소리가 짜증스럽다는 듯 울렸다.
좋아, 지금은 그렇게 있으라고. 하지만 조금 후에는 그런 냉정하지 못할 걸?
“나, 지금 자기 방이야. 지금 손목 그었어…. 당신이 날 떠난 거…”
「나 이사했어. 그리고 너에게 예전 집 열쇠 준 기억도 없어. 그런 헛소리 할 거라면 끊어」
그 말을 끝으로 전화는 그 쪽에서 뚝 끊겼다.
…어라? 어떻게 된 거야? 정말 이사했나?
아냐, 분명히 그는 이제 내 말이 사실인가 궁금해지고 조급해져서 단번에 집에 뛰어 들어올 거야. 응응, 그럴 테니 기다리고 있으면 돼.
자꾸 졸려지는 걸 참고 기다렸다. 전화 한지 얼마 되지 않아, 현관 열쇠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아, 역시 바로 와 주었어! 이걸 본다면 이제 다시는 나를 잊지 못할 거야!
현관 앞의 핏자국에 숨을 들이키는 소리에 이어, 핏자국을 따라 쿵쾅쿵쾅 침실로 달려와 문을 열어젖힌다. 그래 수민아, 나야!
문 반대편에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보는 것은, 수민이 아닌 생판 처음 보는 남자였다…!
그 남자는 내 손목과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며 말했다.
“…누구?”
그리고 그 남자는 지금 내 옆에 누워있다.
그 때 피가 잔뜩 묻었던 이불은 빨아서 지금 덮고 있다. 핏자국은 거의 지워지지 않았지만 개의치 않는다. 이건, 나와 그이의 첫 만남의 징표니까.
어쨌든 사랑은 얻었다.
해피엔딩, 해피엔딩!☆
이글루스 가든 - 청춘의 습작 만들기
그가 없으면, 나는 살아도 산 게 아니었다. 다들 말하잖아? 그대가 없으면 숨을 쉴 수 없다고. 내가 딱 그랬다. 그에게 버려졌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하루밤낮을 꼬박 울고, 그에 대한 원망에 가득차서 어떻게 해야 그가 나를 다시 돌아볼까 생각했다. 난 네가 금방 잊어버릴 사람이 아니란 말이야!
다시 나에게 매달려 사귀자고 하게 만들어? 아니다. 아니, 적어도 그가 날 잊지 못하고 나를 사랑했던 추억을 곱씹고 되씹고 입에 물고 다니게 하는 정도에도 난 만족한다. 그 정도라도 괜찮다. 나는 마음이 넓으니까.
그래서 나는 여기에 와 있다.
오후 일곱 시, 그가 퇴근할 시간. 그의 집에서 서프라이즈 파티다.
자신이 사랑하던 사람이 헤어졌다는 사실에 놀라 그의 집에서 손목을 긋고 자살을 생각했다면… 어떻게든 정말 잊지 못하겠지. 나는 웃었다.
준비해온 칼로 손목을 길게 그었다. 겁이 나서 떨렸지만 남의 인생사에 깊게 참견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생각보다 피가 콸콸 나오지 않아서 어떤 면에서는 안심했고, 그 안심한 면에 대해 짜증이 났다. 울컥하니 피가 울컥 나왔다. 오와.
침실에 들어가 이불 위에 누웠다. 싱싱한 돼지고기처럼 고운 분홍색 이불 위에 피를 적신다. 그는 내 피가 묻은 이불을 빨아서 쓸까? 아니면 그냥 버릴까? 나는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기왕이면 버리지도 못하고 빨아서 쓰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오랫동안 끙끙거렸으면.
나는 0번을 길게 눌러 그에게 전화를 걸며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무슨 일이야」
그의 목소리가 짜증스럽다는 듯 울렸다.
좋아, 지금은 그렇게 있으라고. 하지만 조금 후에는 그런 냉정하지 못할 걸?
“나, 지금 자기 방이야. 지금 손목 그었어…. 당신이 날 떠난 거…”
「나 이사했어. 그리고 너에게 예전 집 열쇠 준 기억도 없어. 그런 헛소리 할 거라면 끊어」
그 말을 끝으로 전화는 그 쪽에서 뚝 끊겼다.
…어라? 어떻게 된 거야? 정말 이사했나?
아냐, 분명히 그는 이제 내 말이 사실인가 궁금해지고 조급해져서 단번에 집에 뛰어 들어올 거야. 응응, 그럴 테니 기다리고 있으면 돼.
자꾸 졸려지는 걸 참고 기다렸다. 전화 한지 얼마 되지 않아, 현관 열쇠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아, 역시 바로 와 주었어! 이걸 본다면 이제 다시는 나를 잊지 못할 거야!
현관 앞의 핏자국에 숨을 들이키는 소리에 이어, 핏자국을 따라 쿵쾅쿵쾅 침실로 달려와 문을 열어젖힌다. 그래 수민아, 나야!
문 반대편에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보는 것은, 수민이 아닌 생판 처음 보는 남자였다…!
그 남자는 내 손목과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며 말했다.
“…누구?”
그리고 그 남자는 지금 내 옆에 누워있다.
그 때 피가 잔뜩 묻었던 이불은 빨아서 지금 덮고 있다. 핏자국은 거의 지워지지 않았지만 개의치 않는다. 이건, 나와 그이의 첫 만남의 징표니까.
어쨌든 사랑은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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