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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아를 알면 롯데자이언츠가 보인다
at 2009-10-30 00:42:19 11 comment
불현듯 올해 각 팀의 성적, 혹은 팀의 이미지와 가장 맞는 선수들을 찾아내서 글을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도서관에 앉아있다가 헛생각하다 나온 아이디어였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재밌게도 팀마다 ‘성적에 걸맞게 행동한’ 선수들이 한두명 씩은 꼭 있더라. 간만에 블로그 업데이트 하라는 하늘의 계시인가..
그리하여! 오늘부터 며칠간 연재하고자 한다. 이름하여 ‘OOO을(를) 알면 XXX이(가)보인다.’시리즈.
(정규시즌 순위에 맞춰 글을 씁니다. KIA-SK-두산-롯데-삼성-히어로즈-LG-한화 순)
야구판에는 여러 종교가 존재한다. 종범신, 양신, 페타신 등을 모시는 유일신 체제 종교가 많지만, 유독 다신교 체제를 고집하는 종교가 있다. 그들은 민한신, 주처님을 모시지만 기독교나 이슬람교처럼 절대적인 신을 옹립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리스 신화처럼 실수하는 신들에 대해 비판적인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그들은 지금 한 명의 성인을 신급 반열에 올리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 성인의 이름은 가르시아이며 신으로 봉해질 경우 갈느님으로 불리게 될 것이다. 이 종교의 이름은 롯데교라고 한다. 주멘.
-롯데는 부산의 야구팀이다
롯데경기는 언제봐도 시원하다. 시원하게 이기거나, 시원하게 지거나, 아니면 시원하게 역전승을 거둔다. 연승중의 롯데는 폭주한 에바 초호기와도 같다. 아무도 못 말린다. 하지만 연패중인 롯데 역시 아무도 못 말린다. 국가대표 유격수의 종잡을 수 없는 실책, 허리를 굽히지 않는 3루 위의 공주님,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생겼으며 야구밖에 모르는 순진한 바보의 주루플레이를 보고 있자면 이건 뭐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울컥함이 밀려온다. 기아팬인 내가 봐도 이정도인데 하물며 그들을 너무나 사랑하는 롯데팬들의 심정은 더 들어서 뭐하랴.
그러고 보면, 사직구장이 롯데가 아닌 다른 팀이 홈구장으로 쓰고 있다면? 예전의 모 팀처럼 번트만 주구장창 댄다던가, 아니면 SK처럼 수비가 기가 막히게 안정적이라던가 하는 팀이 사직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그림이 안 나온다. 화통하고 시원한 부산 싸나, 혹은 부산 아지매들의 성격을 충족시키는 팀은 현재 8개 구단중에서 롯데밖에 없을 것이다. 상대팀이 견제구 던졌을 때 봐라. ‘마!!!’한방이면 끝난다. (‘야 임마’의 줄임말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의 임팩트는 ‘니 지기삔다.’정도 된다. 마산의 ‘마!’는 실제로 그런 것 같다.)
그리고 3만관중이 무려 화음을 넣어 부르는 ‘가~~~르시아’(본인이 직접 유튜브에..ㅠ_ㅠ)역시 명불허전의 응원이다. 정말 부럽다. 이것은 부산이기에, 롯데팬들이기에 가능한 응원이다.
-호세의 그늘
부산 팬들이 가장 사랑했던 용병은 단연 펠릭스 호세였다. 그는 뛰어난 실력보다는 ‘라면국물과 방망이 맞교환 사건’, ‘배영수 싸닥션 사건’, ‘신승현 레이드 사건’등 크고 작은 굵직굵직한 이슈를 뽑아내며 뉴스메이커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물이었다.
물론 이런 사고뭉치 골칫덩어리를 롯데 팬들이 무조건 우쭈쭈 할리는 없다. 카리스마는 대단하지만, 프로야구판에 큰 해를 끼치는 인물인지라.. 어찌보면 미워할 수 없는 악동이었다고 할까?
하지만 호세 이전, 이후의 롯데 용병 타자들을 살펴 보자. 대충 떠오르는 이름들이 화이트, 얀, 보이, 리오스(두산 리오스 아님), 그리고 ‘존 갈’. 롯데 팬들이 ‘승질이 지랄같아서 그렇지 그래도 그만한 아가 어딨나.’라며 호세를 그리워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호세는 99년과 2001년 모두 3할-36홈런-100타점 이상을 기록했다.)
2008년에 카림 가르시아가 입단한다고 했을 때 국내 팬들의 반응은 ‘어? 얘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였다. 그리고 추적 끝에 2006년 WBC에서 멕시코 1번타자였으며, 찬호형이 선발 던질때도 잠깐잠깐 비춰졌던 타자였음을 알게 되었다. 그것으로 끝. ‘메이저리거라고 다 잘하나, 그럼 알 마틴이나 아이바르도 진작에 리그를 평정했었겠지.’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이 남자. 천성이 롯데 선수다. 시원한 스윙, 시원한 송구. 호세와 비견되는 실력에 호세보다 깔끔한 경기매너, 호세를 능가하는 팬서비스. 진짜 알짜배기다. 드디어 롯데의 용병은 호세 그림자를 지우게 되었다. 
-기록은 단지 기록일 뿐이다.
2008시즌의 타율 .283과 삼진 100개는 그가 누구인지 여실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르시아는 저 타율을 가지고도 이 해에 타점왕을 차지했다. ‘주자가 없으면 치지를 않는다.’는 평가가 좀 억울하게 들리겠지만, 실제로 그랬던 것을 어쩌나. 그는 삼진을 당하고 돌아서며 방망이를 부셔버리는 모습마저 매력적인 선수였다.
그러던 2009시즌의 초반은 극도로 부진했다. 무엇보다도 전 시즌의 자랑이었던 득점권 클러치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시즌 개막후 일주일만에 첫 안타를 뽑아낼 정도였다. 특히 5월타율은 .198로 매우 좋지 않았다. 로이스터가 6월 대반격을 선언했을 때에도 그는 잠잠했다. 그가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왔던 시기는 7월이었다. 그리고 시즌이 끝났을 때 그의 성적은 29홈런 84타점(10위) .266 .354 .518 이다. 어? 분명히 4, 5, 6월에 그렇게 개판을 쳤는데?
야구기록-스탯이라는 것은 판단하기가 참 애매하다. 분명 개인스탯은 선수의 실력을 나타내는 가장 충실한 지표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과거의 기록’일 뿐이다. 눈에 보이는 기록이 저렇다고 해서 시즌 내내 4위를 유지했던 것이 아니다. 시범경기의 선전, 봄의 몰락, 여름의 부활을 거쳐 만든 최종 성적만 놓고 볼 때 롯데와 가르시아는 ‘절대 예측할 수 없는’ 팀이다. 올 시즌에 피타고리안 기대승률-(총득점^2) / (총득점^2 + 총실점^2)-보다 실제 승률이 높았던 팀은 타격 꼴찌 우승팀인 기아와 종잡을 수 없는 롯데. 단 두 팀이다. 롯데가 사랑받는 이유다.
-꼴데는 그냥 이미지일 뿐
롯데가 ‘꼴데’라고 놀림받는 가장 큰 이유가운데 하나는 수비 때의 말도 안되는 실책이다. 롯데는 올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실책(96개)를 기록했다. 2002년(111개) 이후 7년만에 불명예 1위 탈환이다.
그러나 의외로 2000년 이후 팀 실책의 1인자자리는 현대와 한화가 번갈아 가며 도맡았다. 올해 롯데의 실책기록은 2위와는 2개 차이인지라 그다지 큰 의미는 없다. 박기혁-이대호로 이어지는 3유간 실책은 SK 키스톤 콤비들의 실책과 거의 비슷하다. 심지어 병살을 잡아낸 개수는 LG에 이어 2위다. 이쯤되면 꼴데수비라고 불리는 롯데의 내 외야진이 조금 억울하지 않을까? 롯데가 아닌 다른팀도 수비 때문에 뒷목 잡기는 매한가지다. 
전문 외야수가 거의 사라진 현재 국내야구판에서 롯데 외야진, 특히 가르시아의 존재는 더욱 특별하다. 가르시아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보살(어시스트)1위를 달성했다. 국내 1류 외야수들이 10~11개의 고만고만한 기록을 내고 있을 때 가르시아는 올해 17개를 기록했다.
요새 야구판에서 외야수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인 ‘강한 어깨’는 뒷전이 된 느낌이다. 수비 잘한다는 이진영은 팀 사정 때문에 1루와 지명타자, 우익수를 번갈아가며 맡고 있다. 중견수를 제외한 나머지 외야수들은 그냥 공 받는 기계이거나, 아니면 1루 자리싸움에서 밀려난 노장들의 차지가 되버렸다.
롯데보고 야구의 기본도 모른다고 까는 사람들 많다. 하지만 적어도 외야 수비면에서 롯데는 가르시아의 존재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기본을 지키고 있다고 본다. 물론 보살이 모든 수비수 평가의 척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웃카운트는 투수랑 유격수만 늘려야 하는 것도 아니다.
자존심 상하는 이야기를 좀 하자면, 가르시아는 미국리그에서는 그다지 뛰어난 외야수가 아니었다. (수비기록 보러가기) 그러던 양반이 전성기가 지난 지금 한국에서 보살을 19개, 17개씩 잡아내는 현 상황. 한 번쯤 생각해 볼만 하지 않나? 언제부터 주자들이 외야수의 송구를 겁내지 않고 달렸을까?
열성팬 때문에 고생도 많이 하고 팀 성적 때문에 항상 죄의식을 가지고 있는 듯 하지만 롯데 야구는 남자의 아드레날린을 끌어올리는 가장 좋은 강장제다. 모두다 세련된 야구, 아기자기한 야구만을 고집하는 지금 한국 야구판에서 선이 굵은 롯데야구가 변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그리고 그 스타일 그대로 다시 우승에 도전하길 바란다. 가르시아 역시 제발 그 모습 그대로 내년 사직구장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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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30 01:32 #
그래서 더 무서운 거구요..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
2009-11-10 22:55 #
2009-10-30 09:59 #
2009-11-10 22:56 #
2009-10-30 10:27 #
2009-11-10 22:58 #
2009-10-30 11:30 #
문제라고 볼수가 있겠죠...
그리고 롯데의 수비문제는 기록으로 보이는 실책보다 들어나지 않는 실책이 많다는거죠..경기를 보다보면 깝깝해서..
2009-11-10 22:59 #
그리고 깝깝할땐?
2009-11-11 07:53 #
2009-10-30 12:38 #
2009-11-10 23: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