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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19] 부정 접두어 무-, 부-, 미-, 비-
at 2009-05-16 19:10:53 9 comment
이 포스팅은 언어 또는 학술 밸리 신설을 위한 열 아홉 번째 투쟁입니다. 관련 포스팅을 보시려면 여기를 누르세요.
아주 오랜만에 번호붙여서 올리는 언어투쟁입니다만...
접두어가 뭔지 모르시는 분은 없을 테니까, 가볍게 시작해 가볍게 끝낼게요.
한국말로는 별 이상함 없거나 적절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표현들이, 기반이 된 한자의 뜻이나 쓰임을 밝히고 나면 골때리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반증과 방증이라든지, 사사받다와 사사하다라든지, 자문을 구하다와 자문에 응하다라든지, 임대하다와 임차하다라든지, 결재와 결제라든지, 곤욕을 치르다와 곤혹스럽다라든지. 지금 예시한 어구쌍들은 어떤 규칙성에 따른 배치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각 어구의 용법이 궁금하신 분들은 덧글로 질문ㄱㄱ.. 하지만 웹국어사전에도 다 나옴.)
제목에 갖다 놓은
우선
무자비하다는 자비가
또한
북한 사회주의 체제를 고수하며 국가보안법 때문에 장기 투옥된 사람들을 흔히 "비전향 장기수"라고 하는데 이 때 "비전향"의
보통 앞에 미- 를 쓰는 이유는 뒷말이 "도달해야 할 긍정적인 상태"라는 전제가 깔려있는 것이니까요.
그럼 여기서 부(不)-와 비(非)-를 잠깐 비교해 보자고요. 사실 의미는 별 차이 없는 단순부정이지만, 결합에 대응하는 품사가 달라서 따로 있는 겁니다. 예를 들어
"현실"(명사)을 부정할 때 "비현실"이라고는 해도 "부현실"이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존재"(동사)를 부정할 때 "부재"라고는 해도 "비존재"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다만 표현자의 의도에 따라서 할 수도 있어요(문학적인 수사법). 말이 되긴 하지만 일반적인 의미로는 쓰지 않죠. 오히려 "무존재"라고 한다면 더 이해하기 쉽겠죠?
"노동소득"(노동:동사)을 부정할 때 "불로소득"이라고는 해도 "비노소득"이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노동자"(노동자:명사)를 부정할 때 "비노동자"라고는 해도 "불노동자"라고는 하지 않죠.
이제 감이 좀 잡히시죠? 명사 부정할 때는 "아니다"고 동사 부정할 때는 "아니하다"입니다.
한편
아무튼
이 부분의 전제는, 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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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읽느라 수고하셨어요. 세계 밸리로 보냅니다.
이글루스 가든 - 우리말 올바로 쓰기
아주 오랜만에 번호붙여서 올리는 언어투쟁입니다만...
접두어가 뭔지 모르시는 분은 없을 테니까, 가볍게 시작해 가볍게 끝낼게요.
한국말로는 별 이상함 없거나 적절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표현들이, 기반이 된 한자의 뜻이나 쓰임을 밝히고 나면 골때리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반증과 방증이라든지, 사사받다와 사사하다라든지, 자문을 구하다와 자문에 응하다라든지, 임대하다와 임차하다라든지, 결재와 결제라든지, 곤욕을 치르다와 곤혹스럽다라든지. 지금 예시한 어구쌍들은 어떤 규칙성에 따른 배치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각 어구의 용법이 궁금하신 분들은 덧글로 질문ㄱㄱ.. 하지만 웹국어사전에도 다 나옴.)
제목에 갖다 놓은
무-, 부-, 미-, 비-따위 접두사로 된 파생어들이 한국말에 정말 많이 있죠. 네 접두사의 공통점은 원래말을 부정하는 의미를 더하여 파생어가 나온다는 거고, 다른 점은 파생어의 의미가 물론 다르단 것이죠. 구체적으로 말하면 어떤 부정접두사를 붙이느냐에 따라서, 원래 말을 부정하는 방향이라고 해야하나, 포인트가 달라요...이게 뭔소리야.
우선
무(無)-는 "없다" 고,
부(不)-는 "아니하다"죠.
무자비하다는 자비가
없다는 얘기고, 뭐 전화같은 게 불통이다는 통하지
않는다하는 얘기죠. 전자는 형용사, 후자는 동사입니다. 굳이 낱낱이 쪼개자면 아니+하다니까 부사+동사이긴 합니다만... 현대국어에서는 한 낱말로 보고 있죠.
또한
미(未)-는 "아직+(아니다/아니하다)" 고,
비(非)-는 그냥 "아니다" 죠.
미-의 품사는 뒷말에 따라서, 부사 + 형용사 또는 부사 + 동사가 되고, 비-는 의미상 형용사입니다.
북한 사회주의 체제를 고수하며 국가보안법 때문에 장기 투옥된 사람들을 흔히 "비전향 장기수"라고 하는데 이 때 "비전향"의
비-는 "전향이
아님"이죠. 예전에는 "미전향"이라는 표현을 썼다는데, 여기서 미- 는 "아직 전향 안 했으나 언젠가 해야 함"이라는 아주 폭력적인 뜻이 됩니다. 지금도 이런 표현을 쓰는지는 모르겠네요.
보통 앞에 미- 를 쓰는 이유는 뒷말이 "도달해야 할 긍정적인 상태"라는 전제가 깔려있는 것이니까요.
그럼 여기서 부(不)-와 비(非)-를 잠깐 비교해 보자고요. 사실 의미는 별 차이 없는 단순부정이지만, 결합에 대응하는 품사가 달라서 따로 있는 겁니다. 예를 들어
"현실"(명사)을 부정할 때 "비현실"이라고는 해도 "부현실"이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존재"(동사)를 부정할 때 "부재"라고는 해도 "비존재"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다만 표현자의 의도에 따라서 할 수도 있어요(문학적인 수사법). 말이 되긴 하지만 일반적인 의미로는 쓰지 않죠. 오히려 "무존재"라고 한다면 더 이해하기 쉽겠죠?
"노동소득"(노동:동사)을 부정할 때 "불로소득"이라고는 해도 "비노소득"이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노동자"(노동자:명사)를 부정할 때 "비노동자"라고는 해도 "불노동자"라고는 하지 않죠.
이제 감이 좀 잡히시죠? 명사 부정할 때는 "아니다"고 동사 부정할 때는 "아니하다"입니다.
한편
부-와
비-가 문장성분으로서, 또는 품사로서의 차이를 보이는 것과 달리
무-와
미-는 아시다시피 별다른 대응관계가 없습니다. 비교도 대조도 할 수 없지요. 그냥 그렇다고요.
아무튼
미-는
부-와
비-처럼 품사에 따라 용도가 분리되지 않았다는 점은 흥미롭죠.
부-와 같은 용법으로는 "미진함" "미숙함" "미비함" 이런 식으로 쓰고,
비-와 같은 용법으로는 "미결제" "미완성" "미성년자" 이런 식으로 쓸 수 있지요.
이 부분의 전제는, 원래
부-와
비-는 혼용해서 썼거나 한 글자였다가 쓰임이 갈라졌을 것이라는 가정을 한 것입니다만, 실은 반대로 원래 용법에 따라 두 글자가 있었는데
미-를 나타내는 글자가 하나로 축약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도저도 아니면,
미-에는 원래 "아직"이라는 시제 의미만 있고 부정의 의미가 없었다가 생긴 것일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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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읽느라 수고하셨어요. 세계 밸리로 보냅니다.
이글루스 가든 - 우리말 올바로 쓰기
할일: 우리말에 대해서 생각해보기




2009-05-16 19:37 #
정상적인 왈도체로는 이런 예가 떠오르는군요.
[무자비하다 불한당을 미숙한 사람다움으로. 비인간적임!]
2009-05-16 20:03 #
이라고 쓰고 未親女席이라고 읽으면 아직 친분이 덜 쌓인 여성에게 권하는 자리라는 뜻으로 젠틀맨 등극입니다...
2009-05-16 21:40 #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쉽다는 사람들은 맞춤법 대충 쓰고 사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가끔 합니다.[...]
"미전향 장기수"와 "비전향 장기수"의 경우는 궁금해서 뉴스 검색해보니 혼용해서 쓰더군요. 같은 신문사에서도 왔다갔다 하고 그럽니다.
2009-05-17 10:28 #
2009-05-16 22:10 #
일단 한겨레는 뭐 10년 전에 이런 얘길.. 한 전력이 있고 "미전향 장기수"로 구글에서 사이트한정 검색해보면 기사는 한 건도 안 나옵니다. 경향은 인터뷰로 한 건인가 두 건인가... 기사문 안에서 쓴 건 하나 나오는 것 같고.
조중동은 비전향 장기수와 미전향 장기수가 약 4:1 정도의 비율로 나오고, 문화일보는 비전향 장기수보다 뚜렷하게 미전향 장기수 사용빈도가 높습니다.
국민일보도 미전향으로 결과가 나오긴 하는데 한자리수. 한국일보도 비슷하고...
인터넷뉴스쪽으로 살펴보면 오마이뉴스는 비전향:미전향 비율이 20:1 정도.. 미디어오늘은 조중동이랑 비율이 비슷합니다. 대신 이런 기사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069 를 하나 찾았죠. 그리고 노컷뉴스나 세계일보도 "미전향"이 한자리수...
아무튼 전체적인 빈도는 "미전향"이 확실히 적군요. 그리고 "미전향장기수"라고 쓰고 검색하면 구글이 "비전향장기수"찾았냐고 물어봅니다 ㄲㄲ
2009-05-17 08:50 #
구글 번역기 돌리면 이미 그것은 한국어가 아니라 외계어[...]
2009-05-17 10:30 #
그냥 그렇다고요 ..
2009-05-17 17:46 #
2009-05-17 2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