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어를 한글로 적을 때
at 2007-11-11 12:00:06 1 comment
예전부터 생각하고 생각했지만... 역시나 납득이 안갑니다에 트랙백 보냄.
위 사진은 본문과 전혀 무관합니다.
글쓰신 분이 어두음이 통용표기에서 멀어지는 것(코나미→고나미, 코다 쿠미→고다 구미 따위)에 불만을 토로하시었습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진작부터 위키백과에서는 일본어의 한글 표기라는 페이지를 만들었고 몇 차례 토론도 거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근본 문제는 정규교육과정에서 어떤 음성-음운학적 지식과 이해를 쥐뿔도 돕지 않으면서 온 나라에 통용하는 외래어 표기법은 항상 그놈의 학문적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거지요. 한마디로 대중의 상식과 충돌할 수밖에 없는 부분.)
현행 표기법의 문제 가운데 대개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은 청음(무성음)이 어두음으로 올 때 탁음(유성음)과 구분할 수 없게 표기하는 것입니다. 한글은 가나처럼 청음과 탁음이 대립하지 않는다는군요. 좀 자세히 들여다 보자면
1. 한글 자음이 예사소리-된소리-거센소리로 구현되는 것(ㄱ-ㄲ-ㅋ, ㄷ-ㄸ-ㅌ, ㅂ-ㅃ-ㅍ)
2. 가나 음절의 첫소리가 청음-탁음으로 대립하는 것 カ-ガ, タ-ダ, パ-バ(ka-ga, ta-da, pa-ba)
1과 2에서 소리를 취급하는 기준이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국어는 유성음이 따로 없으므로 한글 전체는 무성음을 표기하는 글자인데, 일본어는 음절수도 많지 않으면서 상위 분류(유성음과 무성음)를 취급하는군요.
교양삼아 국제음성기호에 관심을 가졌다가 일본어를 한글로 적을 때 단순히
원래 문제로 돌아가서, 왜 하필 어두음/어중어말음을 구분하는가? 이것은 국립국어원 질답게시판에서 찾을 수 있군요. 장문의 압박에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분은 밑에 요약하니 넘어가셔도 됩니다.
1958년 문교부 고시의 1음운 1문자 정신을 반영하지 않고, 각계의 반대와 불만에 따라 고쳤다는 군요. 대체어떤 자식이 얼마나 반대했길래. 자, 어째서 어두음과 어중/어말음을 구분하는지 나와 있습니다. 일본어에서 어두 무성음(カ, タ 등)이 한국어의 유기음(ㅋ, ㅌ)보다는 기음이 아주 적어 음성적으로는 평음(ㄱ, ㄷ)에 더 가깝다고 보았다는군요.
(여기서 말하는(뭐 취향에 따라서 개관광/캐관광이나 개압박/캐압박도 상관없음 ㄳ.)그래서 거센소리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인터넷 대중의 상식에 부합하는 것은 어쨌든 1958년 문교부의 1음운 1문자 정신인듯 합니다. 사실 이게 보통 언중이 문자에 대해서(특히 외국어 체계에 대해서) 생각하는 방식이지, 정신이라고까지 부를만한 거리도 안 될 듯 하군요. 아무리 반대와 불만이 일어났다고 해도 그렇지, 비중으로 치면 오히려 이전보다 더 불만이 클 듯 한데 이런 엄청난 예외를 표기법으로 정해놓고 괜찮은 걸까요.
이글루스 가든 - 한국어에 대해 공부하자-

글쓰신 분이 어두음이 통용표기에서 멀어지는 것(코나미→고나미, 코다 쿠미→고다 구미 따위)에 불만을 토로하시었습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진작부터 위키백과에서는 일본어의 한글 표기라는 페이지를 만들었고 몇 차례 토론도 거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근본 문제는 정규교육과정에서 어떤 음성-음운학적 지식과 이해를 쥐뿔도 돕지 않으면서 온 나라에 통용하는 외래어 표기법은 항상 그놈의 학문적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거지요. 한마디로 대중의 상식과 충돌할 수밖에 없는 부분.)
현행 표기법의 문제 가운데 대개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은 청음(무성음)이 어두음으로 올 때 탁음(유성음)과 구분할 수 없게 표기하는 것입니다. 한글은 가나처럼 청음과 탁음이 대립하지 않는다는군요. 좀 자세히 들여다 보자면
1. 한글 자음이 예사소리-된소리-거센소리로 구현되는 것(ㄱ-ㄲ-ㅋ, ㄷ-ㄸ-ㅌ, ㅂ-ㅃ-ㅍ)
2. 가나 음절의 첫소리가 청음-탁음으로 대립하는 것 カ-ガ, タ-ダ, パ-バ(ka-ga, ta-da, pa-ba)
1과 2에서 소리를 취급하는 기준이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국어는 유성음이 따로 없으므로 한글 전체는 무성음을 표기하는 글자인데, 일본어는 음절수도 많지 않으면서 상위 분류(유성음과 무성음)를 취급하는군요.
교양삼아 국제음성기호에 관심을 가졌다가 일본어를 한글로 적을 때 단순히
뭐야 한글에 유성음 기호 하나 만들어서 넣어 주면 안되나? 영어나 유럽권 언어 표기에도 쓸 수 있을 텐데라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만... 그렇게 치면 다른 음성학적 체계를 나타내는 외국어를 표기할 때마다 새로운 기호를 추가해야만 하죠. 한글이 국제음성기호도 아니고... 게다가 대중이 납득하기 위해서는 그런 지식을 모두 갖추어야 하는데, 시대를 거스르는 발상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개정 이전의 로마자 표기법에 국제음성기호나 움라우트 따위가 있었던 것 처럼)
원래 문제로 돌아가서, 왜 하필 어두음/어중어말음을 구분하는가? 이것은 국립국어원 질답게시판에서 찾을 수 있군요. 장문의 압박에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분은 밑에 요약하니 넘어가셔도 됩니다.
문의하신 내용에 대해 답변을 하기 위해서는 일본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할 것 같아, <새국어생활>(제6권 제4호; 1999년 겨울호)에 실린 <<현행 일본어 표기법과 나의 의견>>이라는 강인선 성공회대 일문과 교수의 글 중 일부를 옮겨 적도록 하겠습니다. 아래에 옮기는 글은 일본어의 어두 무성음의 한글 표기가 현행대로 된 이유와 문제점에 대해 설명한 것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일본어 표기에서 어두 무성음(無聲音)을 한글의 평음(平音; =예사소리) "ㄱ, ㄷ, ㅂ, ㅈ"로 적는 것은 1940년 외래어 표기법 통일안에 있었고 그것이 1958년 문교부의 로마자의 한글화 표기법에서는 1음운 1문자의 정신에서 어중에서와 같이 한글의 유기음(有氣音; =거센소리) "ㅋ, ㅌ, ㅍ, ㅊ" 한 가지로 적도록 하였던 것인데 이후 각계의 반대와 불만에 따라 현행의 표기법에서 평음 표기로 돌아간 것이다. 일본어의 어두 무성음이 한국어의 유기음보다는 기음(aspirate)이 아주 적기 때문에 음성적으로 유사한 평음으로 적어도 된다고 본 것이다. 그 점을 설사 높이 평가한다고 해도 기본 원칙에 예외를 만든 점, 또한 '금각사(金閣寺)'를 '킨카쿠지'로 적으면 '긴카쿠지'[은각사(銀閣寺)]와는 구별이 된다고 하는 변별력을 얻을 수 있는 이점을 버린 것은 이득보다 손실이 더 크다 하겠다. 더욱 결정적인 것은 일본어의 음상을 존중하여 처리하였다고 하나 일본어의 소위 발음(撥音; ん, ン)의 경우 그 후행음의 조음점에 대응되는 비음이므로 "saNma, seNdai, kiNki" 등은 [삼마, 센다이, 깅키]처럼 한글의 음소로 존재하는 변이음 [ㅁ, ㄴ, ㅇ]으로 나타나는데도, 곧 그와 같이 적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1문자를 고수하여 "산마, 센다이, 긴키"로 한 것과는 일관성을 잃은 형평이 맞지 않는 조처이다. 오히려 한 번의 예외를 둔다면 발음(撥音; ん, ン)의 경우를 택하는 것이 훨씬 설득력이 있다. 한편으로 생각할 수 있는 점은, 악센트에 관한 것이다. 동경어의 경우 첫 음절과 둘째 음절의 높낮이는 "저고(低高), 고저(高低)"처럼 반드시 반대인데 수적으로 '저고형'이 압도적으로 많다. 한글 표기에서 기음은 평음보다 강하고 높게 발음되므로 어두에 기음을 쓰면 단어의 높낮이로 볼 때 '고저형'에 가깝기 때문에 일반적인 '저고형'에 어긋난다는 느낌을 준다. 그러므로 어두에 기음을 쓰는 것을 피하는 것은 단어의 높낮이에 맞춘 무의식적 고려일 수도 있다.
1958년 문교부 고시의 1음운 1문자 정신을 반영하지 않고, 각계의 반대와 불만에 따라 고쳤다는 군요. 대체
(여기서 말하는
기음이 적다는 표현은 유기음의 성질이 적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될 듯 합니다. 유기음은 닫힌소리를 낼 때 거센 바람이 터져나오는 소리를 말합니다. 손을 입 앞에 놓고
개사기라고 말해 보시고, 다음은
캐사기라고 얘기해 보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인터넷 대중의 상식에 부합하는 것은 어쨌든 1958년 문교부의 1음운 1문자 정신인듯 합니다. 사실 이게 보통 언중이 문자에 대해서(특히 외국어 체계에 대해서) 생각하는 방식이지, 정신이라고까지 부를만한 거리도 안 될 듯 하군요. 아무리 반대와 불만이 일어났다고 해도 그렇지, 비중으로 치면 오히려 이전보다 더 불만이 클 듯 한데 이런 엄청난 예외를 표기법으로 정해놓고 괜찮은 걸까요.
이글루스 가든 - 한국어에 대해 공부하자-




2008-02-13 14:52 #
일본어는 전체적으로 우리말보다 '거센소리의 성질'(말씀하신 기음)이 상당히 덜해서 동일한 음가로 칠수는 없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