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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있으면 발생하는 일
at 2007-05-23 05:58:25 3 comment
1. 온 집안이 털투성이가 된다.
옷에 털이 다닥다닥 달라붙는 것은 당연지사요, 훨훨 날아다니다 얼굴에 철썩 붙거나 음식속으로 들어가는 일도 다반사며, 청소기 속은 온통 털로 가득차게 된다. 외출 전에 옷에 붙은 털을 테잎으로 떼는 일이 습관화 된다. 고양이는 개보다 털이 많이 빠진다고 한다(실내에서 개를 키워본 적이 없어서 확신을 가지고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게다가 털갈이 시기에는 블랙홀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끝없이, 끝없이 빠진다.
2. 기물파손이 자주 발생한다.
특히 생후1년이 채 되지 않은 미성년 고양이들은 에너지가 넘치는 데다 시키지 않아도 사냥 연습을 하므로 거의 날아다니는 수준으로 뛰어다닌다. 특히 벌레를 잡으려는 고양이는 막을 수도 없다. 이미 고양이의 눈엔 벌레 이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물건을 서랍장 속에 넣어두지 않고, 제대로 고정시키지 않는다면 떨어지거나 부딪히기 쉽상이다. 잡지책에 이빨자국이 나있기 쉽상이며, 책에 발톱을 갈기도 하고, 작은 소품들은 발로 툭툭 쳐대며 갖고 놀기 쉽상이라 구석 어드메로 사라지기 일수다. 사다준 스크래처는 무시하고 옷이나 소파, 벽지등을 스크래처로 애용하는 고양이들도 상당수. 물론 고양이는 그게 비싼지 싼지 알지도 못하므로 가죽소파든 명품벽지든 상관하지 않는다. 가느다랗고 긴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전선을 물어뜯을 수도 있다. 얼마전에 우리 똥고양이씨는 남자친구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준 모자를 죄다 뜯어내버렸다. 그 외에 파손시킨 물품 목록을 만들자면 포스팅을 새로 해야 할 것이다.
3. 냄새가 날 수도 있다.
고양이는 그루밍(털을 핥고 쓰다듬으며 단장하는 것) 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소요하는 동물이라 몸에서는 냄새가 별로 나지 않지만, 문제는 용변냄새. 고양이는 육식 동물이라 사료 역시 대부분 육류로 구성되기 때문에 용변 냄새가 끝내준다. 응가 냄새도 끝내주지만, 소변 냄새는 제대로 맡으면 기절할 지경. 용변을 볼 적마다 화장실을 청소해주는 부지런한 집사(고양이 반려인은 집사라고 종종 칭해진다. 길러보면 스스로 느끼게 됨)가 되던지, 아니면 냄새에 무감각해지던지 양자택일 밖에 없다.
4. 집 안이 더러워 질 수 있다.
1번도 4번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나 1번만이 문제가 아니다. 2번에서 말한 기물 파손으로 인한 흔적들이 집안을 어지럽힐 수 있다. 온갖 물어 뜯고 할퀴어 댄 잔해들 말이다. 또한 기리는 창문에 기어오르길 좋아해서 창가 밑은 온통 발자국으로 뒤덮혀있다. 화장실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뭔가 불만이 쌓였거나, 배변에 문제가 생겼을 때 화장실이 아닌 다른 장소에 볼 일을 볼 수도 있다. 볼 일을 보고 제대로 덮지 못하고 발에 응가를 묻히고 나오기도 한다.(심지어 난 그 응가를 밟기도 했다.) 볼 일을 잘 봤어도 화장실 모래를 그대로 발에 묻히고 나와 집안에 뿌려대기도 한다. 고양이는 자신의 몸을 깔끔하게 유지하는 것에는 관심이 많지만, 집안을 청소하겠다는 생각따윈 전혀 하지 않는다. 주변 환경 정리는 오로지 반려인의 몫이다.
5. 시끄러울 수 있다.
고양이에 따라 다른 부분이나 특히 수다스런 고양이들이 있다. 밥 달라고 울고, 화장실 간다고 울고, 혼자 어디가냐고 울고, 놀자고 운다. 발정기에는 절정을 이루는데 짝을 찾기 위한 몸부림인지 평소와는 다른 이상한 소리로 매우 크게 운다. 잠도 거의 자지 않으면서 운다. 일주일 정도 잠을 자지 않아도 끄떡없고, 이웃의 항의도 신경쓰지 않는다면 중성화 수술을 시키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6. 다칠 수 있다.
이 역시 고양이 개개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고양이는 의사표현으로 곧잘 '물기'를 사용한다. 관심을 끌려고, 기분이 좋아서, 화가 나서 문다. 특히 이갈이를 하는 어린 시절엔 손발이 눈에 띄기만 하면 물어댄다. 어린 시절에야 물어도 간지럽고 귀엽지만 커서는 피가 날 수도 있다. 또한 고양이는 발톱 갈기를 즐겨하므로 자주 발톱을 깎아줘도 날카로울 때가 많다. 그러니 발톱을 조심해야 한다. 안 그러면 나처럼 온몸에 흉터를 지니게 될 수도 있다. 드물게 고양이 털에 알레르기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7. 고양이와 감정적인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고양이는 혼낸다고 반성하지 않으며, 부른다고 오지 않고, 아무거나 잘 먹지도 않는다. 고양이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면 오히려 크게 실망할 수 있다. 특정 사료나 음식만 먹으려고 하는 고양이 때문에 골머리를 썩을 수도 있다. 심지어 까다로운 고양이들은 신선한 물이 아니면 마시질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이 아니면 절대 먹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애교가 거의 없는 고양이들도 많다.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로서의 능력이 있다면 모를까, 서로 의사소통을 원활히 할 수 없기 때문에 고양이와도 오해가 생길 수 있다.
8. 비용문제가 생긴다.
일단 사료나 화장실 모래등 정기적인 지출이 발생한다. 더불어 갑작스럽게 아프거나 사고가 생길 경우엔 큰 비용이 들기도 한다. 함께 오래 살기 위해선 중성화 수술도 고려해보아야 한다. 많은 고양이 반려인들이 미성년에게 분양을 꺼려하고, 고양이를 기르겠다고 할 때 말리고 보는 것은 금전적인 문제를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9. 시간이 소요된다.
직장이나 학교 등으로 많은 시간을 밖에서 보낸다면 집에서는 고양이와 놀아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쌀쌀맞아 보이고 독립적이라고 하지만 고양이도 애정을 필요로 한다. 집안에서 홀로 지내는 동물들은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다.
10. 사람들에게 상처 받을 수도 있다.
우습게도 단지 고양이를 기른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고양이를 징그럽고 혐오스러운 동물로 생각하는(나로선 도통 이해가 가질 않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게다가 당신이 코리안 숏헤어라 불리우는 일반 집고양이(혹은 길고양이)를 기른다면 품종이 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마음이 쓰라릴 수도 있다. 페르시안, 터키쉬 앙고라 같은 특정 품종의 고양이만이 집에서 대접받으며 지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동거인(부모님, 배우자 포함)과 제대로 상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르게 된다면 동거인과 다투게 될 수도 있다.
결론 : 깔끔한 성격의 소유자라면 고양이 기르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나처럼 게으르고 깔끔하지 못 한 사람도 고양이가 저지른 짓 때문에 종종 스트레스를 받는다. 천식이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도 역시 권장할 수 없다. 사람이 먼저 살아야 하니까. 물론 고양이의 귀여움과 사랑스러움때문에 위에 열거한 일들을 모두 감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고양이는 항상 귀엽고 사랑스럽지만은 않다. 앙증맞은 새끼고양이는 험상궂은 커다란 뚱보 고양이가 될 수도 있다. 오랜 시간 함께 생활하는 부모, 자식, 형제, 자매, 배우자가 늘 좋기만 한가? 불만이 생길 수도, 화가 날 수도, 미울 수도 있다. 고양이에게도 역시 그럴 수 있다. 왜냐면 365일 함께 하는 고양이는 가족이기 때문이다. 가족은 쉽게 버리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감내하기로 작정했다면, 그 마음은 최장 15년 후까지 이어져야 한다. 그렇게까지 해가며 기르겠는가?
솔직히 나는 그럴 자신이 없었다. 고양이를 길러볼까 싶으면서도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왜냐면 쉽게 질리는 내 성격을 아니까. 처음엔 고양이가 예뻐서 좋아 죽을지 몰라도, 나중엔 귀찮고 싫어질지도 모르니까. 그런데 지금은 내 고양이가 없는 삶을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툭하면 모니터를 가리고 마우스도 움직이지 못하게 책상위에 턱 자리를 차지하는 녀석이 귀찮다. 아무리 외로와도 가만히 안겨주지 않는 녀석이 원망스러울 때도 있다. 아끼는 물건을 망가뜨리거나, 내게 상처를 주면 밉기도 하다. 나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불만을 토로하는 녀석과 되도 안되는 의사소통을 하며 답답해 하기도 한다. 그래도 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반갑다고 달려와 그르릉 해주는 녀석이, 화장실만 가도 쪼르르 따라오는 녀석이, 외출했다 돌아오면 애타게 울면서 반겨주는 녀석이 늘 고맙다. 그래서 나는 다른 불편들을 감내하고 싶어졌다.





2007-05-23 15:06 #
지금 사는 집이 저희 부모님 집인지라
풀어놓고 기르지 못하는 (2번의 이유로...)
요즘은 애기가 있어 1번의 이유때문에 저희집 애완동물들은
모두 감금되어 있지요 훌쩍
2007-05-29 12:48 #
2007-06-26 19:13 #
고양이를 기른겠다고 , 고양이 예쁘다고 이렇게 이야기 하는 사람들한테 머라 딱히 설명해주고싶었는데..말리기도 추천하기도 참 그래요
잘 생각해보고 중대하게 결정할 문제인데, 동물이라고 그저 쉽게 결정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요..
저도 두마리의 냥이와 지내다가
가족의 반대로 잠시 떨어져 지내고 있어요.
한녀석은 5년이나 함께한녀석이라서 계속걱정되고...참 못할짓이네요..ㅜㅜ
아가 정말예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