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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과 교육
at 2009-11-01 23:35:20 0 comment
수능 年 2회 이상 실시? -꼬깔님 블로그에서 트랙백
이글루스 가든 - 자유로운 아이들, 아름다운 교육을...
얼마 전에 메가스터디 출신 유명 강사가 대입 간소화를 주장한 책을 펴내 화제가 되었었다. 그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목차만으로도 상당히 공감이 되었고.
대입 제도는 교육제도의 일부에 불과하지만 사회적으로는 교육의 알파요 오메가(...)로 받아들여지는데, 이 대입제도가 교육과정의 운영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교육부의 정책과 충돌할 정도로.
94학년도에 수능이 처음 실시된 이후 97학년도까지 수능은 계속 어려워졌었고 97학년도 수능 수석은 점수가 400점 만점에 370점대였다. 이 때문에 수능의 난이도를 낮추게 되고 98학년도에는 수능 만점자가 나오게 된다. 난이도 외에 수능은 0.1점 차로 당락이 갈린다는 문제가 있었고 결국 수능에 올인하는 학교 풍토, 미세한 점수차로 당락이 갈리는 문제, 들쭉날쭉한 난이도, 유명무실한 내신성적 등의 문제로 인해 논술과 면접이 대입제도에 추가된다.
그런데 교육부가 일관적으로 추구하는 게 내신강화, 성취도 80%인데 논술과 면접 등이 추가된다고 내신이 강화될 리가 있나... 2000년대부터는 줄 세우기를 방지하기 위해 내신에 절대평가가 도입됐고 그 결과 학교 시험문제는 난이도가 확 떨어지고 학생들의 점수에 인플레이션이 일어났다. 그리고 내신은 못 믿을 물건이 되어버렸다.
안 그래도 학교별로 문제가 달라서 내신의 신뢰도는 수능보다 떨어지는데 점수 인플레까지 일어났으니 대학에서 내신을 믿을 리가 없었고, 겉보기엔 내신 반영비율 50%인 대학들도 실제 반영비율은 10%나 될까말까 한 상황이 지속됐다. 더구나 2002학년도에 특차가 폐지되면서 내신을 무조건 참조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대학들은 온갖 편법을 써서 내신을 피해갔다. 예를 들어 수능 400 만점에 내신 400 만점인데 내신 기본 점수가 360이라든가(...)
게다가 2002학년도부터 수시전형과 심층면접이 도입되면서 상황이 더 꼬였는데...수시, 심층면접이 도입된 건 수능에 매달리는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실제로는 수능, 논술, 면접, 수시를 모두 준비하는 골치아픈 상황이 되었고 대입제도가 복잡해질 때마다 학원은 늘어나기만 했다.
2008학년도의 상황
수능점수 비공개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2008학년도 대입. 이때 교육부총리는 서울사대 교수였던 김신일 부총리였다. 사범대 교수들이 모두 내신강화에만 목을 매는지까지는 모르겠는데...최소한 우리 과(화학교육과) 교수님은 "내신강화가 된다면 비평준화든 평준화든 중요한 게 아니다" 라고 하실 정도였다;;;
수험생들이 자신의 점수도 알 수 없게 해놓은 탓에 대학에서는 어쩔 수 없이 내신성적을 이용해야 했고, 상대평가로 바뀐 내신과 맞물려 학교 시험의 난이도는 엄청나게 올라갔다. 아마 이걸 목적으로 수능점수를 비공개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왜냐하면 학력을 올리려면 시험의 난이도를 올리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평준화가 비평준화보다 학력이 약간 높긴 하지만 '시험의 난이도'에 비하면 효과가 미약하다(중앙일보가 하향평준화 떡밥을 꾸준히 뿌린다-_-).
그런데 내신은 학교별로 문제가 다르기 때문에 '선발'목적으로 쓰기에는 아무래도 신뢰도가 떨어졌고, 그 결과 최악의 부작용 -실질적인 본고사 부활- 이 나타나게 된다. 대학에서 실시하는 심층 '논술'은 이름만 논술일 뿐 실제로는 대놓고 본고사였고(...) 결국 수능은 수능대로 유명무실해지고 실질적으로 본고사가 부활해버리는 상황이 되었다.
대입제도는 입사시험을 닮아가는가?
지금의 대입은 08년도에 비해서도 더 복잡해졌다. 수능, 내신, 논술, 면접에다가 적성검사, 입학사정관까지 도입됐기 때문이다. 특히 저 적성검사는 꽤 수상쩍은 시험인데, 문제가 IQ 검사와 비슷하다. 난 이게 어디서 나온 건지 궁금했는데 의외로 입사시험에서 적성검사를 쓰는 기업이 많은 듯...;;;
입사시험은 시험성적 자체보다 다른 변수가 더 많고, 그 때문에 불공정할 가능성이 더 높다. 공무원시험에서 명문대 출신이라고 점수를 더 주지는 않지만 입사시험에서는 원서에서부터 걸러낸다고 하니... 그리고 2012년부터 고려대가 고교등급제를 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럴 경우 대학을 기업으로, 명문고를 명문대로 바꾸면 지금의 입사시험과 매우 유사해진다.
그나마 수능이 절대적인 지위를 유지해야 공정성을 기할 수 있는데, 수능이 트랙백한 포스팅의 기사처럼 자격고사화되고 토익처럼 내면 도움되는 시험으로 전락하면 결국 대입을 통한 계급고착은 더욱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저 고교등급제가 말이 안 되는 게, 특정 학교의 학력은 그 학교가 있는 동네가 얼마나 잘 사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_-(사교육 때문이 아니라 더욱 근본적인 인과관계임) 더구나 콜맨 보고서 등에서 밝혀졌듯이 학교의 여건은 학업성취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다(!) 그리고 학교끼리 경쟁시킨다고 정말 학력이 올라가나?
대입간소화를 추진해야 하지 않을까?
어차피 수능을 자격고사화할 수 없다면 공무원 선발처럼 수능을 확실한 선발시험으로 자리매김하게 해야 그나마 나을 것이다. 그리고 수능이 절대적인 지위를 회복하려면 변별력을 올리는 게 필수인데, 이러면 문제가 어려워지니 학력도 상승할 것이고. 문제는...이럴 경우 90년대 후반의 상황이 재현된다는 점이다;;;
나는 지금처럼 입사시험에 가까운 기괴한 대입제도보다는 차라리 수능 한 번이 낫다고 생각하는데...수능으로 대학간다고 해서 학생들이 내신을 버리는 것도 아니고, 뒤늦게 정신차린 학생 같은 경우 역전도 가능할 테니까. 문제는 역시 '내신강화'에 어긋난다는 건데, 수능 이후 도입되는 제도 중 내신강화와 관계있는 제도가 있었나?
대입제도와 교육제도 - 자율성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글의 첫머리에도 썼지만 대입제도는 교육제도의 일부다. 실제로 교육제도 자체는 대입, 대학과는 따로 돌아가는데, 문제는 교육과정의 '운영' 에는 대입이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흔히 교육의 자율성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나는 그 자율성이라는 게 무엇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왜냐하면 진짜 자율성이라는 걸 주장하려면 첫번째로는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만들어야 하고 두번째로는 재정을 자율적으로 써야 하기 때문인데 어차피 둘 다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교육과정은 교육부에서 만들고 재정은 세금이니.
'무엇을' '얼마나' 가르쳐야 하는지는 법적으로 다 정해진다. 특히 학문적으로 보면 (일단 교과를 정한 다음에는)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가 상당히 명확하게 정해진다. 대학의 교육과정은 자율적으로 정해지지만(...교육과정을 짜기나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A대학 경제학부나 물리학부에서 가르치는 내용이 B대학 경제학부나 물리학부에서 가르치는 내용과 다르지는 않지 않은가? 그리고 이런 특성 때문에 '심화학습' 이라는 것은 결국 선행학습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수업시수도 다 법적으로 정해지는 만큼, 교육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사실 교사의 수업방식 정도밖에 없다. 자립형 사립고니 자율형 사립고니 특성화고니 하는 학교들이 자꾸 도입되는 것도 법적인 제약에서 좀 벗어나고자 하는 목적이 있기 때문인데 그런 학교들의 경우 법적으로 교육과정의 반 정도를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그런데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가 정해진 상태에서 운영을 자율적으로 해봐야 결과는 학교의 학원화밖에 안 된다-_- 운영이 자율화되면 일선 학교에서는 대입 위주로 운영을 하게 되니까. 여기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게 대입제도다. 결국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학교일수록 대입에 학교가 종속되는 아이러니한 결과가 나온다(...)
또한 헌법에도 보장되어 있는 대학의 자율성이란 건 도대체 무엇일까? 헌법에는 '대학의 자율성은 보장된다'고만 나와있을 뿐 자율성이라는 게 무엇인지 설명이 되어있진 않다. 교육기본법에도 대학의 운영 등에 대한 조항은 상당히 적다. 한마디로 제멋대로 놀아도 된다(...) 그리고 실제로 대학은 제멋대로 운영하는 듯(...) 개인적으로 대학의 자율성은 '학문의 자유'에 국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실현될 리는 없겠지(...)
지금 이대로는 대입제도가 점점 입사시험처럼 변할 것 같다. 그리고 고등학교는 기형적 비평준화가 될 것이고. 만약에 고등학교까지 학생선발권을 달라고 하면 그땐 어쩌나?
기업에 대기업, 중소기업이 있듯 대학도 서열화되어 있는데, 이제 고등학교까지 서열화된다면? 그리고 대입이 자율화되면 대놓고 고교등급제를 할텐데... 이렇게 자꾸 내려가면 초등학교부터 갈리는 일본을 닮아가지 않을까? 게이오 유치부부터 게이오 대학까지 올라가는 식의 학교가 우리나라에도 생길지도-_-;;;;;;
선발을 할 수밖에 없다면 결국 1~2회의 시험이 가장 공정하고 부작용이 적을 것이다. 수능의 변별력이 올라간다면 대학 쪽에서도 반발이 덜할 것이고(어쩌면 환영할지도;;;). 94학년도에 이미 수능 2회 실시의 부작용 때문에 1회로 줄어든 전례가 문제긴 한데... 수능을 11월, 12월 이런 식으로 하면 좀 낫지 않으려나? 그리고 대입은 다시 교육부가 주관하고.
기업처럼 대입도 자율화, 운영도 자율화하겠다면 정부에서 돈도 받지 말던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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