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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영화의 정점이자 한계 - 2012 -
at 2009-11-17 10:28:33 0 comment
2012 - ![]() 롤랜드 에머리히 |
개인적으로는 올해 가장 기대했던 영화를 보고야 말았다. 롤렌드 에머리히 감독은, 뭐, 이젠 왠만한 사람들은 이름만 들어도 알 정도의 말 그대로 '불록 버스터' 감독이다. '인디펜던스데이'로 시어즈타워와 백악관을 가차없이 폭파시키는 장면으로 눈길을 끌었던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해외 팬들로부터 미국 대통령을 미화했다고 눈총을 받기도 했다. '투모로우' 를 통해서는 지구에 빙하기를 가져오기도 했다. 서기 2010년. 유수의 과학자들이 지구 내부의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급상승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지구 온도 상승의 주 원인은 태양폭발때 분출되는 중성미립자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중성미립자는 말 그대로, 인간이 밝혀낸 그 어떤 입자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 미립자인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이대로 지구 내부의 온도가 상승한다면 인류는 종말을 맞을 수 밖에 없는 상황. 미국, 일본, 러시아,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캐나다 등 G8 을 중심으로 인류의 종말을 피하기 위한 특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서기 2012년. 계획은 마무리 단계에 오고, 지구 내부 온도는 임계점에 다다른다. 이혼해서 홀로 지내고 있는 작가 잭슨은 전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7살정도로 보이는 어린 아들과, 5~6살로 보이는 딸을 데리고 옐로우 스톤 국립공원으로 캠핑을 떠난다. 잭슨은 아이들과 자신이 연애시절 자주 갔던 호수로 향하는데, 출입금지라는 철조망이 쳐져 있었고, 호수는 모두 증발한 뒤였다! 어이없어 하는 잭슨 가족들 앞에 군인들이 들이닥치고, 범 국가 프로젝트의 주축인물인 애드리언 박사의 도움으로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오게 된다. 캠핑장에서 잭슨은 해적방송의 DJ인 찰리를 만나게 되고, 찰리로부터 인류 종말에 대한 이야기와 국가가 비밀리에 모종의 계획을 추진중이라는 이야기를 듣지만, 정신나간 헛소리라고 흘려듣게 된다. 하지만, 최근들어 잦았던 지진이 본격적으로 강해지면서 생각이 바뀌게 되는 잭슨. 잭슨은 아들과 딸, 그리고 전 처와 전처의 새로운 남자친구까지 데리고 전 지구적인 재난을 피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솔직히, 이제 재난영화는 더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 몇년이 지나도, 결국은 '타워링(1977)' 이 정립한 플롯에서 크게 벗어날 수도, 벗어나 지지도 않는다. 또한, 지구와 인류의 멸망을 다룬 영화라면 성경의 노아의 방주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이 케케묵은 두 플롯이 만난 작품이 바로 이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더이상 어떤 방법이 있을것인가?? 최근에 리메이크 되었던 '지구가 멈추는 날' 또한 이 틀을 벗어날 수 없었다. 결국 이런 재난영화는 어떤 캐릭터들이 재난의 과정을 겪으면서 서로 어떤 드라마를 만들어 내느냐가 영화의 재미를 결정짓는 요소이다. 최근에 큰 인기를 끌었던 한국영화 '해운대' 가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20%부족한 CG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그토록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은 결국 '드라마'. 즉,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 덕분이었을 터다. 애초에, 이런류의 재난영화는, '인간의 본성은 결국 선할 것이다' 라는 전제로 이야기가 펼쳐져 나가고, 관객들은 지구 종말이라는 끔찍한 상황 속에서 여지없이 보여줄 휴머니즘을 갈망한다. 해운대는 그런 관객들의 입맛을 적절하게 맞춰줌으로서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롤랜드 에머리히는 그런 관객들의 입맛을 맞춰줄 수 있는 재능을 지닌 감독이다. 그의 영화는 말 그대로 '부수는' 영화들이 주를 이룬다. 대단히 단순한 플롯으로 주인공들을 하염없이 고난속으로 밀어넣는다. 그리고, 그의 고난에는 반드시 등장하는 한가지가 있다. 바로 '아버지'. 즉 부성애이다. 그의 영화에서는 언제나 상처입은 아버지들이 등장한다. 인디펜던스 데이에서는 외계인에게 납치되고, 풀려나서 정신병자 취급을 받으며 가족들에게 왕따당하는 아버지가 조연으로 등장하고, 투모로우에서는 자신의 일에 매진하느라 다른 가족들과 관계가 소원해진 아버지가 주인공으로 활약하기도 한다. 이번 작품 역시 이혼당하고, 자식들마저 아내에게 떠나보내야 했던 아버지가 등장한다. 자식들을 위해 사지로 걸어들어가는 아버지들의 모습은 세대와 국적을 막론하고 공감을 얻을만한 요소임이 분명하다. 롤랜드 에머리리는 사실, '부수는' 즐거움 보다, 이 단순하고도 효과적인 이야기로 끊임없이 사랑받고 있는 것임은 확실하다. 또한, 이번 영화에는 자본주의와 인종주의에 대한 보다 넓은 시각을 보여줌으로서, 좀 더 거장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물론 시나리오 작가의 공이 더 크다는 점 역시 배제하진 않겠다.) 특히, 논란이 될만한 부분은 '방주' 에 태울 인류 최후의 생존자들을 골라내는 방법에 대한 부분일터다. 결국 인간성이란, 대 재난과 '돈' 앞에서 갈등할 수 밖에 없을터. 그 절묘한 갈등의 순간을 적절하게 잘 이용했다고 본다. 2012는 정말 재미있는 영화임은 확실하다. 엄청난 완성도의 CG는 그렇다 치고라도, 재난을 피해 달아나는 가족들의 아슬아슬한 씬들 역시 아주 감각적이고,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쥘 정도로 스텍타클한 연출이 압권이다. 이야기의 합도 비교적 잘 맞는다. 특히, 퍼즐처럼 흩어놓았다가 짜맞추는 솜씨가 블록 버스터 치고 상당히 정교하다. 물론, 약간의 작위적임은 이해하고 넘어가자. 억지로 만들어내는 필연이 없다면, 애초에 이야기를 '만들수도' 없을테니까. P.S 개인적으로 드라마의 요소에서는 우리영화 해운대도 못지 않았다고 본다. 감정의 응축과 폭발력은 오히려 해운대가 더 나았지 싶다. ![]() ![]() ![]() ![]() ![]() ![]() ![]() ![]() ![]() ![]() ![]() |
http://fireflag.egloos.com2009-11-17T01:28:3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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