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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예상 외로 꽤 마음에 드는 영화 <집행자>
at 2009-11-05 14:18:47 1 comment
우리나라에서 12년 동안 없었던 사형에 대한 제도를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만든 영화 <집행자>는 의외로 꽤 마음에 드는 영화였다. 개봉 시기에 맞추어 공중파 연예프로그램이며, 잡지 등의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발에 땀나도록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두 배우- 그 중 특히 윤계상은 "좌파" 라는 말실수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었다. 그것이 단순한 말실수 였든, 좌파건 우파건 간에 그러한 정치적인 입장은 접어두고 영화에 포커스를 맞춰 얘기하자면, 윤계상의 작품을 고르는 안목만큼은 꽤 높다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는 꼬박꼬박 챙겨보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지 모르겠으나, 특별히 팬이 아님에도 그가 출연한 영화들은 <발레 교습소>를 제외하고 모두 보았었다. (6년째 연애중, 비스티 보이즈 - 집행자까지 포함해봐야 그래봤자 3편이긴 하지만..)특히 이번 <집행자>의 경우, 그가 출연한 영화 중 가장 마음에 들기도 하고 연기도 특별히 나빴던 것 같진 않은데- 감독은 사회적으로 민감할 수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어느 선까지를 다루고 다루지 않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 있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사형 제도를 다뤘던 또 다른 영화로는 이나영, 강동원 주연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있다.

또렷하게 기억이 나진 않지만 그 영화 역시 사형제도와 관련해 옳다 그르다의 뚜렷한 결론을 짓기보다는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한 감정을 다루면서 진행했던 것 같은데 <집행자> 역시 사형제도에 관해 뚜렷하게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는 않다. 어찌보면, 폐지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된 피해자들의 가족의 죽음과 왜 더 빨리 죽이지 않았느냐면서 몰아치는 식당 아줌마의 대사로 볼 때 쉽사리 폐지하자고 말하기엔 어렵지 않겠냐는 입장을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한 문제는 워낙 민감한 사항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것은 사형 제도 그 자체 보다도 사형이라는 법을 집행하는 집행관들이다. 그리고 이게 이 영화의 특징이자 장점이기도 하다. 그 동안 사람들이 사형제도가 비인간적이다, 비인간적으로 사람을 죽인 사람을 똑같은 방법으로 죽이는 게 뭐 어떠냐 하는 찬반을 논의할 때 격한 논의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집행자들을 앞에 세우면서 그 사람들이 겪는 고통에 대해 보여주고 그로 인해 받은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싶어한다. 사람이 아니라 짐승이라고, 잘못을 저질러 죽여야 하는 짐승을 죽이는 것이 뭐가 두렵냐고 강한 모습을 보이는 종호(조재현)도 사실은 겁에 질려 있고, 누구보다 두렵기 때문에 오히려 내면 속에서 떨고 있는 자신을 향해 소리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름으로 불리기 보다는 번호로 불리는 사람들.. 똑같은 사람이지만, 우리와는 다른 죄를 지은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사형시키는 집행관들은 단지 "법을 집행한다"는 명분으로 사람을 죽여야 한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한평생 안고 가야하는 그 무거운 마음은
과연 누가 책임질 것이며 보상해 줄 수 있을까? 죄수와 집행관으로 20년동안 함께하며 정이 들어버린 김 교위(박인환)와 사형수 성환(김재건)의 남다른 관계, 사랑하는 연인 사이에서 있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삶과 죽음을 결정해야 하는 관계에 놓인 재경(윤계상)과 은주(차수연) 의 모습에서 우리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져주지만, 결코 따분하거나 무겁지 않은, 그러나 보고 나면 이 영화 보길 참 잘했다는 생각과 함께 뭔가 얻어가는 느낌을 주는 영화, <집행자>. 18세 이상 관람가라서 더 많은 사람들이 보지 못한다는 것이 아쉬운, 11월 첫 주에 권해주고 싶은 추천작이다.
* 성환 할아버지가 만든 인형은 김 교위에게 잘 전달되었겠지..?
이글루스 가든 - 내맘대로 영화해석





2009-11-06 10: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