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 자전거 여행 7부 : 여행 넷째날 [벌교-해남]
at 2007-01-29 07:43:15 0 comment
개운하게 일어나 창밖을 보니 아직 깜깜한채로 국도변에 차들만 간간이 지나갑니다.
여행내내 6시나 7시에 일어났는데 오늘은 모텔에서 잔데다 바로옆이 국도니 굳이 일찍 일어날필요가 없었다느 생각이 듭니다.
생각해보니 주위에 아침먹을 식당도 없습니다. 괜스레 오늘은 아침부터 늑장을 부려봅니다.
....
그러고보니 벌써 오늘이 금요일입니다. 벌써 일주일이 다 가는느낌입니다.
냉장고안에 서비스로 들어있던 캔커피와 칼로리바란스로 아침을 적당히 때우고 슬슬 출발할 준비를 합니다.
오늘은 보성-장흥-강진까지 갈수 있을것 같습니다.

다행히 자전거는 밤새 무사했군요. 여행내내 자전거 보관에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하긴 이런곳에 누가 자전거를 훔치러 오겠냐마는..
더 늦지않게 출발합니다. 어제 저녁을 먹은 식당을 지나다가 고마운 주인아주머니 생각에 광고사진도 한방 박아드리고

곱창전골 맛있어요 ^ ㅅ^)b (6부참조)
슬슬 2번국도를 타야죠 이제.
그런데 어제 2번국도를 빠져나와서 좀 달리다가 모텔에 투숙한건 기억이 나는데.. 얼마나 많이 왔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하도 눈이 많이내리는 급박한 상황이라..
올라와보니 분명 여기쯤에서 빠졌던것 같은데 이정표가 고흥가는 15번국도라고 하네요.

요즘 기억력이 많이 나빠진 모양입니다. ㅉㅉ
왕복 4차선을 무단횡단할순 없으니 우회차선으로 둘러갑니다. 투덜투덜.
자 이제 '어서 2번국도 고고싱'을 외치며 신나게 언덕을 내려갑니다.
오늘은 날씨가 더 추워진것 같네요 바람이 쌀쌀합니다.
그런데 자전거 여행하신분들은 누구나 그럴테지만
잘 모르는데서 내리막이 계속되면 불안합니다.
아니 불안해야 됩니다.
특히 방금전처럼 '순천시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같은 표지판을 봤을때는...

순천시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

너무 많이 왔습니다 OTL
...
목숨건 왕복4차선 무단횡단후 신나게 내려온 길을 다시 낑낑대며 올라갑니다.
바엔드를 부여잡고 댄싱하며 올라가는데 모락모락 피어나는 입김에서 어제먹은 곱창냄새가 물씬...

발사!
낑낑대며 올라가는데 어제 찍어두고 싶었던(6부참조) 언덕위의 하얀집이 등장합니다.

너 결국 찍힐 운명이었냐
어쨋건 다시 원점으로 와보니.....

아니 15번국도가 둘이라니 이게 무슨 비맨허인가효 도로공사님들하 내가 저거때매 30분 뻘짓..
다행히 그 후로는 순조로운 여행길이었습니다.
전라도로 접어들면서 부쩍 언덕이 많이 없는걸 느낍니다. 자전거는 평속 30에 맞춰 쭉쭉 나갑니다.

여기가 신촌인가효?
한참 달리다보니 오늘이 춥긴 추운가 봅니다. 안얼어 죽으려고 나름 기능성 의류로 준비했는지라 못느꼈는데
버프가 입김에 얼어있습니다. ㄷㄷㄷ

자전거를 세우고곱창냄새입김에 얼어버린 버프를 180도 뒤로 돌리고서 물통을 보니

한시간반만에 물통속의 물이 얼었습니다 ㄷㄷㄷ
이날 기온이 -12도였다고 하네요.

지나다보니 김구선생 은거의 집이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백범학술원에서 특강와서 나눠준 백범일지가 방에 있는데 안읽고있는 기억이 납니다.
여행이 끝나는대로 읽어봐야겠네요.

국도변에 웬 고속도로 휴게소 표지판인가효
키로키의 압박이 대단합니다.

한참 달리는데 아까부터 길가에 하얀 모래같은것들이 땅에 많이있습니다.
타이어에 바작바작 밟혀서 좀 위험할것같기도 하고 속도도 많이 갉아먹길래 뭔가했더니
염화칼슘인것 같습니다. 폭설이라고해서 많이도 뿌렸나 보네요.
타이어에 많이 달라붙어서 제동력에 문제가 생길까봐 샤방샤방 달립니다.

하지만 터널이 나온다면 어떨까
터널은 역시 무섭습니다. 뒤에서 차 따라올까봐 엄청 밟았습니다.

터널을 빠져나와 한참 달립니다.
길이 참 좋습니다. 염화칼슘만 빼면 차들도 없고 한적한것이 언덕도 별로없구요
그런데 시간이 12시가 다되었는데도 길가에 밥먹을만한 식당이 없습니다.
전라도로 들어서면서 부쩍 그러네요. 왜이렇게 길가에 식당이 없지? 생각하며 열심히 페달을 밟습니다.
아무래도 2번국도는 교외로 빠져나와 달리는 차선인것 같습니다. 주위엔 산과 들판밖에 없어요.
아무튼 달리기는 좋은길이니 쉬지않고 달립니다.
보통 자전거로 달릴땐 한시간에 10분씩은 쉬어줘야한다고 말하는데
여행같은 장거리주행을 뛸때는 좀 다른 주행패턴으로 달립니다.
업힐땐 무릎에 무리가 가지않게 자주쉬어주는한편 평지나 내리막에선 그다지 쉬지않고 계속 달려줘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전립선은 소중하기때문에 가끔씩 엉덩이를 들어주는 센스를 발휘해야합니다.
사실 평지나 내리막에선 웬만큼 속도가 높아지지 않는한 브레이크 잡기가 아깝죠. 여행중에 브레이크는 거의 안쓴듯합니다.
멈출때까지 기다립니다. 이렇게 달리면 체력을 많이 아낄수 있습니다.

그와중에 장흥까지 거의 다왔습니다.
국도주행중에 가장 긴장되는 순간중의 하나가 저렇게 갈림길이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저는 직진을 해야하는데 직진하다가 뒤에서 웬 차가한대 나타나서 밟아버리면 안되기때문에 뒤를 흘끔 쳐다보고 차가 없다 싶으면 미친듯이 밟아서 벗어나야합니다.
안심하긴 이릅니다. 분기점이 있으면 합류점도 있기때문에 오른쪽에서덮치합류하는 차가 없나 잘 확인하는것도 중요합니다.
아무튼 두어시간을 쉬지않고 달렸으니 여기서 스트레칭도 하고 몸을 좀 풀어줍니다.


갈림길에 이런게 있네요
여긴 다섯개가 있으니 80km/h까지 충격을 흡수한다는 말인것 같습니다. 신기하네요.
그와중에 고개를 돌려보니 식당인듯한 건물이 보입니다!

폐허인지 식당인지 모르겠지만 암튼 가봅니다.
휴게소와 식당이 붙어있는데 휴게소는 안하는것같고 식당은 하고있네요.

배가 많이 고픕니다. 고민끝에 김치찌개를 시킵니다.
혼자서는 김치찌개 안된댑니다 ㅡ,.ㅡ 추어탕 먹습니다.


맛은 뭐 고만고만한데 아침도 안먹었으니 맛있게 먹읍시다.



계산하고 나와보니 식재료를 키우고 있네요. 보신탕은 없었던것 같은데.
식당을 나와서 다시 달리려는데 또 고민이 시작됩니다.
역주행해서 2번국도로 다시 합류할것인가.
빠진길로 계속 달려 2번국도 합류점을 찾을것인가.
3초간 고민한뒤 후자를 택해 달립니다. 나중에 오르막이 나오건 말건 일단 내려가니까 신납니다 ㅋㅋㅋ
그런데 바로 옆이 2번국도인데 합류지점이 나오지를 않습니다.
한 30분 달리니까 이제 슬슬 멀어집니다.
날아가는 은하철도999를 바라볼수밖에 없는 철이의 심정으로 멀어지는 2번국도를 바라봅니다.
어쩔수없습니다 제가 내린 결정이니..
언젠간 만나는길이 나오겠지 하며 계속 달립니다. 나침반이 있으니 서쪽으로만 가면 강진입니다.
그런데 이 길이 상당히 괜찮습니다. 무슨길인지도 모르지만 경치도 좋고 길도 잘닦여있는데다 쭈욱 평지입니다 ㅎㅎ

메타세콰이어인가요? 길 좋네요
갓길 넓은것보단 차들이 없는게 좋은길입니다 - _-)b

가다보니 이길이 23번국도라는걸 알았습니다. 장흥에서 강진가실분은 23번 국도 강추합니다.
자 또 한참달리다보니 난감한 표지판이 등장합니다.

분명 2번국도도 강진을 가는데.. 어디로 가야될지 또 고민이 됩니다.
엄청난 고민끝에 오른쪽으로 빠져보기로 합니다. 관산은 왠지 산일것 같아서..

결론적으로 그 선택은 잘한선택이었네요
발음도 샹콤한 18번 국도였습니다. 2번국도와 밀착된채로 한참을 달리는 국도입니다.
이럴거 밀어서 하나로 만들지 왜 따로만들었나효?
아무튼 2번국도는 좀 돌아가는 감이 있는데 18번 국도는 정서로 계속해서 달립니다.
'방위는 2-7-0으로! 전속 항진'따위 미친소리를 흥얼거리며 계속해서 달립니다.

방가방 가든? 방가방가 든?
달리다보니 길가에 이런 클래식한 이발소도 나오고

금방 강진이네요

저 뒤에 보이는 동상은 시인 김영랑선생님입니다.
강진에 생가가 있어서 강진에는 '영랑'이 붙은 상호명이 많습니다.
영랑슈퍼 영랑이발소 영랑페인트 아무튼 많습니다.
근데 오늘도 길이좋아서 일찍 와버렸네요. 강진 도착한 시간이 3시입니다.
한참 시내를 뒤지고 다녔는데 찜질방이 안보입니다.
주민들에게 물어봤는데 없다고 하네요.
큰일입니다. 3일내내 모텔에서 자기엔 돈이 아깝습니다.
결국 길바닥에 지도를 깔고 고민합니다. 좀 멀긴 하지만 해남까지 가면 찜질방이 있을것 같습니다.
아... 오늘도 오버페이스합니다. 계속해서 18번 국도를 타고 해남 ㄱㄱ싱~

...
그런데 1)갓길이 급격히 없어지기 시작하더니 2)화물차들이 많아집니다.
그리고 역시나 3)산들이 나타납니다. 세박자를 고루갖춘 대박길입니다.
제주도에가면 '구린길'이라는 길이 있는데 그길도 대단한 업힐이지만 그것보다 더 구립니다.

벌써 해가 지고있네요. 계속해서 그늘에서 달리니 갑자기 춥습니다. 해가 진행방향으로 지니까 산이나타나면 어김없이 추워집니다. 아이고..

드디어 해남군 입성!
해남까지 4km남은시점에서
미칠듯한 산이....
4시 반입니다. 해는 이미 져버렸고, 마음은 급하고, 힘은 없고, 끌바해서 업힐을 하는데 끝이 없습니다.
미칠듯한 업힐뒤에 꼭대기에 올라보니 비로소 저 밑에 해남이 보입니다. 에휴...
일단 마트에 들러 이온음료와 에너지보충용 음식등등을 사고서, 해남사는 후배에게 문자를 칩니다.
장어와 낙지가 맛있다는 제보를 받고 낙지는 비싸니 오늘 저녁은 스태미너에 좋은 장어로 결정.
오늘은 찜질방에서 자니까 좀 비싼거 먹어도 괜찮을것 같습니다.
소개받은 장어집에 들어서는데 자전거를 대놓을데가 없네요. 길가 가로수에 간신히 묶어놓고 불안한 맘을 가지고 자리에 앉습니다.
(이때 홀로여행자의 격언인 "식탁보다 상이 많이 놓여진 집에 가지말라"를 떠올리고 나왔어야 하는데 - _-)
일단 앉았는데 장어구이가 9000원인데
1인분은 안된답니다. 불쌍한 눈빛을 날려보지만 소용없습니다.
추운데 나가서 자전거 풀고 또 쏘다니기가 싫어서 그냥 2인분 먹으마 합니다... 에휴

먼저 꼬막을 던져주고 갑니다.
음? 근데 조개는 원래 삶으면 아가리를 벌리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손톱으로 껍데기를 까는데 안에 녹물같은 국물이 가득합니다.
헉..
그래도 일단 먹어보마하고 몇개 먹었는데.. 비리기도 하고 이거 입도 안벌린게 웬지 상한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더이상 안먹고 놔뒀습니다.
나중에 원래 저렇게 먹는게 해남의 별미라는걸 알았습니다. - _-
그래도 다시 못먹겠네요 비린데다 비쥬얼이 먹어줍니다...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무려 만팔천원짜리 장어가 나왔습니다.
.....

맛이 없네효
저도 장어 꽤나 많이먹어봤다고 자부하는데 꽤나 맛이 없지 말입니다.
이건 만팔천원짜리라는 생각이 혀에 미쳤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매생이국 굴무침등등에 힘입어 공깃밥 한그릇을 비웠습니다.

매생이국은 첨 먹어봤습니다.
꼭 초딩시절 여름방학내내 미칠듯한 번식을한 어항속의 물이끼와 같은 자태로군요.
돈아깝다는 생각을 하며 밥을 다 먹었는데 일하시는 아주머니가 밥한공기 더드릴까?합니다.

아니 물도 안 갖다주던 양반들이- _-;
옆에 회식하는 손님들 비위맞춰주느라 혼자온 저는 완전히 관심밖이더군요.
절대. 절대로 혼자 여행하시는분들은 상이 테이블보다 많은식당은 가면 안됩니다.
암튼 밥은 거절합니다. 여행하면서 최초로 밥을 단 한공기먹은 저녁이었습니다.
하지만 장어의 악몽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압권은 계산할때.
부들부들 떨며 피같은 이만원을 줬더니 천원을 거슬러 줍니다.
잉? 9000x2=18000인데 왜 천원을 거슬러 주나효?
공기밥 천원인데요 ;;


한공기 더 먹었으면 짤없이 2만원 다뺏길뻔 했지 말입니다?
그날밤 찜질방에서 분노로 잠을 이룰수 없었습니다......
그냥 김천가서 참치덮밥 먹을걸....
---
12/29 data
주행거리 : 95.47km
주행시간 : 5:57:06
평균속도 : 16.04km/h
평균케이던스 : 76
최고속도 : 54.35km/h
---
점심밥(추어탕) : 5,000원
저녁밥(분노의장어구이+밥) : 19,000원
찜질방 : 6,000원
잡비(이온음료,쵸코바,양갱등등) : 6,000원
계 : 36,000원
여행내내 6시나 7시에 일어났는데 오늘은 모텔에서 잔데다 바로옆이 국도니 굳이 일찍 일어날필요가 없었다느 생각이 듭니다.
생각해보니 주위에 아침먹을 식당도 없습니다. 괜스레 오늘은 아침부터 늑장을 부려봅니다.
....
그러고보니 벌써 오늘이 금요일입니다. 벌써 일주일이 다 가는느낌입니다.
냉장고안에 서비스로 들어있던 캔커피와 칼로리바란스로 아침을 적당히 때우고 슬슬 출발할 준비를 합니다.
오늘은 보성-장흥-강진까지 갈수 있을것 같습니다.

다행히 자전거는 밤새 무사했군요. 여행내내 자전거 보관에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하긴 이런곳에 누가 자전거를 훔치러 오겠냐마는..
더 늦지않게 출발합니다. 어제 저녁을 먹은 식당을 지나다가 고마운 주인아주머니 생각에 광고사진도 한방 박아드리고

곱창전골 맛있어요 ^ ㅅ^)b (6부참조)
슬슬 2번국도를 타야죠 이제.
그런데 어제 2번국도를 빠져나와서 좀 달리다가 모텔에 투숙한건 기억이 나는데.. 얼마나 많이 왔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하도 눈이 많이내리는 급박한 상황이라..
올라와보니 분명 여기쯤에서 빠졌던것 같은데 이정표가 고흥가는 15번국도라고 하네요.

요즘 기억력이 많이 나빠진 모양입니다. ㅉㅉ
왕복 4차선을 무단횡단할순 없으니 우회차선으로 둘러갑니다. 투덜투덜.
자 이제 '어서 2번국도 고고싱'을 외치며 신나게 언덕을 내려갑니다.
오늘은 날씨가 더 추워진것 같네요 바람이 쌀쌀합니다.
그런데 자전거 여행하신분들은 누구나 그럴테지만
잘 모르는데서 내리막이 계속되면 불안합니다.
아니 불안해야 됩니다.
특히 방금전처럼 '순천시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같은 표지판을 봤을때는...

순천시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

너무 많이 왔습니다 OTL
...
목숨건 왕복4차선 무단횡단후 신나게 내려온 길을 다시 낑낑대며 올라갑니다.
바엔드를 부여잡고 댄싱하며 올라가는데 모락모락 피어나는 입김에서 어제먹은 곱창냄새가 물씬...

발사!
낑낑대며 올라가는데 어제 찍어두고 싶었던(6부참조) 언덕위의 하얀집이 등장합니다.

너 결국 찍힐 운명이었냐
어쨋건 다시 원점으로 와보니.....

아니 15번국도가 둘이라니 이게 무슨 비맨허인가효 도로공사님들하 내가 저거때매 30분 뻘짓..
다행히 그 후로는 순조로운 여행길이었습니다.
전라도로 접어들면서 부쩍 언덕이 많이 없는걸 느낍니다. 자전거는 평속 30에 맞춰 쭉쭉 나갑니다.

여기가 신촌인가효?
한참 달리다보니 오늘이 춥긴 추운가 봅니다. 안얼어 죽으려고 나름 기능성 의류로 준비했는지라 못느꼈는데
버프가 입김에 얼어있습니다. ㄷㄷㄷ

자전거를 세우고

한시간반만에 물통속의 물이 얼었습니다 ㄷㄷㄷ
이날 기온이 -12도였다고 하네요.

지나다보니 김구선생 은거의 집이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백범학술원에서 특강와서 나눠준 백범일지가 방에 있는데 안읽고있는 기억이 납니다.
여행이 끝나는대로 읽어봐야겠네요.

국도변에 웬 고속도로 휴게소 표지판인가효
키로키의 압박이 대단합니다.

한참 달리는데 아까부터 길가에 하얀 모래같은것들이 땅에 많이있습니다.
타이어에 바작바작 밟혀서 좀 위험할것같기도 하고 속도도 많이 갉아먹길래 뭔가했더니
염화칼슘인것 같습니다. 폭설이라고해서 많이도 뿌렸나 보네요.
타이어에 많이 달라붙어서 제동력에 문제가 생길까봐 샤방샤방 달립니다.

하지만 터널이 나온다면 어떨까
터널은 역시 무섭습니다. 뒤에서 차 따라올까봐 엄청 밟았습니다.

터널을 빠져나와 한참 달립니다.
길이 참 좋습니다. 염화칼슘만 빼면 차들도 없고 한적한것이 언덕도 별로없구요
그런데 시간이 12시가 다되었는데도 길가에 밥먹을만한 식당이 없습니다.
전라도로 들어서면서 부쩍 그러네요. 왜이렇게 길가에 식당이 없지? 생각하며 열심히 페달을 밟습니다.
아무래도 2번국도는 교외로 빠져나와 달리는 차선인것 같습니다. 주위엔 산과 들판밖에 없어요.
아무튼 달리기는 좋은길이니 쉬지않고 달립니다.
보통 자전거로 달릴땐 한시간에 10분씩은 쉬어줘야한다고 말하는데
여행같은 장거리주행을 뛸때는 좀 다른 주행패턴으로 달립니다.
업힐땐 무릎에 무리가 가지않게 자주쉬어주는한편 평지나 내리막에선 그다지 쉬지않고 계속 달려줘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전립선은 소중하기때문에 가끔씩 엉덩이를 들어주는 센스를 발휘해야합니다.
사실 평지나 내리막에선 웬만큼 속도가 높아지지 않는한 브레이크 잡기가 아깝죠. 여행중에 브레이크는 거의 안쓴듯합니다.
멈출때까지 기다립니다. 이렇게 달리면 체력을 많이 아낄수 있습니다.

그와중에 장흥까지 거의 다왔습니다.
국도주행중에 가장 긴장되는 순간중의 하나가 저렇게 갈림길이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저는 직진을 해야하는데 직진하다가 뒤에서 웬 차가한대 나타나서 밟아버리면 안되기때문에 뒤를 흘끔 쳐다보고 차가 없다 싶으면 미친듯이 밟아서 벗어나야합니다.
안심하긴 이릅니다. 분기점이 있으면 합류점도 있기때문에 오른쪽에서
아무튼 두어시간을 쉬지않고 달렸으니 여기서 스트레칭도 하고 몸을 좀 풀어줍니다.


갈림길에 이런게 있네요
여긴 다섯개가 있으니 80km/h까지 충격을 흡수한다는 말인것 같습니다. 신기하네요.
그와중에 고개를 돌려보니 식당인듯한 건물이 보입니다!

폐허인지 식당인지 모르겠지만 암튼 가봅니다.
휴게소와 식당이 붙어있는데 휴게소는 안하는것같고 식당은 하고있네요.

배가 많이 고픕니다. 고민끝에 김치찌개를 시킵니다.
혼자서는 김치찌개 안된댑니다 ㅡ,.ㅡ 추어탕 먹습니다.


맛은 뭐 고만고만한데 아침도 안먹었으니 맛있게 먹읍시다.



계산하고 나와보니 식재료를 키우고 있네요. 보신탕은 없었던것 같은데.
식당을 나와서 다시 달리려는데 또 고민이 시작됩니다.
역주행해서 2번국도로 다시 합류할것인가.
빠진길로 계속 달려 2번국도 합류점을 찾을것인가.
3초간 고민한뒤 후자를 택해 달립니다. 나중에 오르막이 나오건 말건 일단 내려가니까 신납니다 ㅋㅋㅋ
그런데 바로 옆이 2번국도인데 합류지점이 나오지를 않습니다.
한 30분 달리니까 이제 슬슬 멀어집니다.
날아가는 은하철도999를 바라볼수밖에 없는 철이의 심정으로 멀어지는 2번국도를 바라봅니다.
어쩔수없습니다 제가 내린 결정이니..
언젠간 만나는길이 나오겠지 하며 계속 달립니다. 나침반이 있으니 서쪽으로만 가면 강진입니다.
그런데 이 길이 상당히 괜찮습니다. 무슨길인지도 모르지만 경치도 좋고 길도 잘닦여있는데다 쭈욱 평지입니다 ㅎㅎ

메타세콰이어인가요? 길 좋네요
갓길 넓은것보단 차들이 없는게 좋은길입니다 - _-)b

가다보니 이길이 23번국도라는걸 알았습니다. 장흥에서 강진가실분은 23번 국도 강추합니다.
자 또 한참달리다보니 난감한 표지판이 등장합니다.

분명 2번국도도 강진을 가는데.. 어디로 가야될지 또 고민이 됩니다.
엄청난 고민끝에 오른쪽으로 빠져보기로 합니다. 관산은 왠지 산일것 같아서..

결론적으로 그 선택은 잘한선택이었네요
발음도 샹콤한 18번 국도였습니다. 2번국도와 밀착된채로 한참을 달리는 국도입니다.
이럴거 밀어서 하나로 만들지 왜 따로만들었나효?
아무튼 2번국도는 좀 돌아가는 감이 있는데 18번 국도는 정서로 계속해서 달립니다.
'방위는 2-7-0으로! 전속 항진'따위 미친소리를 흥얼거리며 계속해서 달립니다.

방가방 가든? 방가방가 든?
달리다보니 길가에 이런 클래식한 이발소도 나오고

금방 강진이네요

저 뒤에 보이는 동상은 시인 김영랑선생님입니다.
강진에 생가가 있어서 강진에는 '영랑'이 붙은 상호명이 많습니다.
영랑슈퍼 영랑이발소 영랑페인트 아무튼 많습니다.
근데 오늘도 길이좋아서 일찍 와버렸네요. 강진 도착한 시간이 3시입니다.
한참 시내를 뒤지고 다녔는데 찜질방이 안보입니다.
주민들에게 물어봤는데 없다고 하네요.
큰일입니다. 3일내내 모텔에서 자기엔 돈이 아깝습니다.
결국 길바닥에 지도를 깔고 고민합니다. 좀 멀긴 하지만 해남까지 가면 찜질방이 있을것 같습니다.
아... 오늘도 오버페이스합니다. 계속해서 18번 국도를 타고 해남 ㄱㄱ싱~

...
그런데 1)갓길이 급격히 없어지기 시작하더니 2)화물차들이 많아집니다.
그리고 역시나 3)산들이 나타납니다. 세박자를 고루갖춘 대박길입니다.
제주도에가면 '구린길'이라는 길이 있는데 그길도 대단한 업힐이지만 그것보다 더 구립니다.

벌써 해가 지고있네요. 계속해서 그늘에서 달리니 갑자기 춥습니다. 해가 진행방향으로 지니까 산이나타나면 어김없이 추워집니다. 아이고..

드디어 해남군 입성!
해남까지 4km남은시점에서
미칠듯한 산이....
4시 반입니다. 해는 이미 져버렸고, 마음은 급하고, 힘은 없고, 끌바해서 업힐을 하는데 끝이 없습니다.
미칠듯한 업힐뒤에 꼭대기에 올라보니 비로소 저 밑에 해남이 보입니다. 에휴...
일단 마트에 들러 이온음료와 에너지보충용 음식등등을 사고서, 해남사는 후배에게 문자를 칩니다.
장어와 낙지가 맛있다는 제보를 받고 낙지는 비싸니 오늘 저녁은 스태미너에 좋은 장어로 결정.
오늘은 찜질방에서 자니까 좀 비싼거 먹어도 괜찮을것 같습니다.
소개받은 장어집에 들어서는데 자전거를 대놓을데가 없네요. 길가 가로수에 간신히 묶어놓고 불안한 맘을 가지고 자리에 앉습니다.
(이때 홀로여행자의 격언인 "식탁보다 상이 많이 놓여진 집에 가지말라"를 떠올리고 나왔어야 하는데 - _-)
일단 앉았는데 장어구이가 9000원인데
1인분은 안된답니다. 불쌍한 눈빛을 날려보지만 소용없습니다.
추운데 나가서 자전거 풀고 또 쏘다니기가 싫어서 그냥 2인분 먹으마 합니다... 에휴

먼저 꼬막을 던져주고 갑니다.
음? 근데 조개는 원래 삶으면 아가리를 벌리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손톱으로 껍데기를 까는데 안에 녹물같은 국물이 가득합니다.
헉..
그래도 일단 먹어보마하고 몇개 먹었는데.. 비리기도 하고 이거 입도 안벌린게 웬지 상한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더이상 안먹고 놔뒀습니다.
나중에 원래 저렇게 먹는게 해남의 별미라는걸 알았습니다. - _-
그래도 다시 못먹겠네요 비린데다 비쥬얼이 먹어줍니다...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무려 만팔천원짜리 장어가 나왔습니다.
.....

맛이 없네효
저도 장어 꽤나 많이먹어봤다고 자부하는데 꽤나 맛이 없지 말입니다.
이건 만팔천원짜리라는 생각이 혀에 미쳤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매생이국 굴무침등등에 힘입어 공깃밥 한그릇을 비웠습니다.

매생이국은 첨 먹어봤습니다.
꼭 초딩시절 여름방학내내 미칠듯한 번식을한 어항속의 물이끼와 같은 자태로군요.
돈아깝다는 생각을 하며 밥을 다 먹었는데 일하시는 아주머니가 밥한공기 더드릴까?합니다.

아니 물도 안 갖다주던 양반들이- _-;
옆에 회식하는 손님들 비위맞춰주느라 혼자온 저는 완전히 관심밖이더군요.
절대. 절대로 혼자 여행하시는분들은 상이 테이블보다 많은식당은 가면 안됩니다.
암튼 밥은 거절합니다. 여행하면서 최초로 밥을 단 한공기먹은 저녁이었습니다.
하지만 장어의 악몽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압권은 계산할때.
부들부들 떨며 피같은 이만원을 줬더니 천원을 거슬러 줍니다.
잉? 9000x2=18000인데 왜 천원을 거슬러 주나효?
공기밥 천원인데요 ;;


한공기 더 먹었으면 짤없이 2만원 다뺏길뻔 했지 말입니다?
그날밤 찜질방에서 분노로 잠을 이룰수 없었습니다......
그냥 김천가서 참치덮밥 먹을걸....
---
12/29 data
주행거리 : 95.47km
주행시간 : 5:57:06
평균속도 : 16.04km/h
평균케이던스 : 76
최고속도 : 54.35km/h
---
점심밥(추어탕) : 5,000원
저녁밥(분노의장어구이+밥) : 19,000원
찜질방 : 6,000원
잡비(이온음료,쵸코바,양갱등등) : 6,000원
계 : 36,000원
할일: 전국을 둘러보자
회원님이 남기신 덧글 하나가 가든에 꽃을 피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