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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인류는 쇠퇴했습니다 1권
at 2009-11-02 20:29:33 12 comment
- '종말'과 묘하게 어울리는 잔잔한 분위기
제목 그대로 인간이라는 존재가 '멸망해가는' 세계관이 먼저 눈에 띄더군요.
게다가 뭐 어리석은 인간들끼리 전쟁하다가 공멸~ 이라던가 외계의 침입! 같이 그럴싸한 이유가 아닌,
그저 인구가 감소해가고, 그러면서 문화가 퇴화를 거듭하면서 서서히 멸망의 길을 걷는,
젊은이의 죽음이 아닌 노인의 죽음이라는 느낌이라서 왠지 더 씁쓸하더군요.
그런데 정작 이런 세계 속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느긋하기 그지 없고
자칭 '구인류'가 진화에서 도태되고 사라져감을 인정하는 분위기라서
전체적인 작풍은 오히려 굉장히 느긋~하게 따뜻한 느낌.. -.-;
얼핏 생각하기에 '멸망'이라는 것과 '느긋한 분위기'라는건 참 안어울리는 조합이지만,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인류의 멸망은 '격렬한 느낌'이 아닌 가을바람에 낙엽 날리듯 쓸쓸한 분위기라서,
오히려 이런 잔잔한, 심지어는 멸망까지도 인정해버리는 분위기가 무서울 정도로 잘 어울렸네요.
가벼운 내용에 잔잔한 분위기라서 별다른 어두운 감정 없이 읽으면서도
묘하게 가슴 한 구석이 시리는, 그런 느낌..
- 신인류, '요정'이라는 키워드로 이끌어낸 몰입감
사실 작품의 분위기도 그렇거니와, 에피소드의 내용 또한 주인공이 일기를 쓰듯이
자신이 보고 느낀 일상을 쭉- 써내려가는 방식이라서 조금은 지루할 수도 있는 구성인데,
여기에 '요정'이라는 '탐구 대상'을 잘 이용해서 적당히 즐길 수 있는 몰입감을 유지했습니다.
이들이 지닌 습성은 어떤 것인지, 정체가 무엇인지, 이 다음에는 이들이 또 어떤 행동을 보일지..
이 작품에 담긴 주인공의 '일상'에는 요정에 대한 주인공의 호기심과 탐구심 등이 잘 녹아있어서,
작품을 읽는 독자들도 주인공의 시선에 맞춰서, 몰입해서 '관찰자'라는 입장을 즐길 수 있었네요.
다만 아쉬운 점은 요정들의 행동을 지켜보는 즐거움은 있지만,
주인공과 독자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서 어떤 것을 한다는 '방향성'이 부족해서
목적 의식이랄까..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이것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같은 뜨거움이 없었습니다.
지켜보는 재미는 있지만 뭔가를 한다는 느낌이나 해야만 한다는 의지 등이 부족해서
의외로 잘 몰입되긴 해도, 결국 잔잔한 작풍에 어울리는 '사건을 쭉- 나열하는 이야기'의 틀 안이라는 느낌으로
이 작품이 지니고 있는 '관찰'이라는 구도가 지닌 한계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한 권을 즐겁게 읽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읽고싶어!' 라는 느낌은 별로 없어서 많이 아쉬웠어요.. -.-
즐겁긴했지만 작품 자체에 풍덩~ 하고 빠지기에는 열의랄까.. 그런게 2% 부족하더군요.
- 도태되어가는 인류와 '젊음'
사실 작품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주인공과 할아버지의 대화가 정말 인상깊게 다가오더군요.
별다른 할 것 없이 앉아서 시간만 보내면 된다는 식으로 말하는 할아버지와
'힘든 일은 싫지만 그래도 뭔가 하고싶은' 손녀딸의 대화는,
인류가 쇠퇴해가고 있다는 작품 배경에 맞물려서 '시골이라서 별다른 일이 없는 상황' 과 같은
단조로운 감상 이상의 무언가를 느끼게 해주더군요.
다 껴져가는 모닥불 속에 아직도 남아서 뭔가 타올라보려는 작은 불씨를 지켜보는 것만 같은,
그런 애잔한 느낌에 안타까운 생각까지 들더군요.
앞서서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별로 없음'이라고 했었는데,
사실 그건 이 작품의 중심 이야기인 '요정들의 이야기'에 대한 것이고,
작품의 방향이 '쇠퇴해가는 중이라 하더라도 (구)인류가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을 것인가' 와 같은 쪽이었다면
오히려 앞으로의 내용에 대한 기대감이 굉장히 상승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도 이러한 내용을 얼마든지 이끌어나갈 수 있는데,
애시당초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 것은
멸망에 직면한 (구)인류의 태도 보다는, 새로운 인류인 '요정'과 그 세계관을 풀어내는 것이었나봅니다.. OTL
이글루스 가든 - 라이트노벨을 읽어봅세





2009-11-02 20:37 #
2009-11-04 21:36 #
이런건 까딱 잘못하면 방향성 없이 뱅글뱅글 도는 경우가 많아서.. ㅇ<-<
2009-11-02 20:54 #
2009-11-04 21:38 #
얘기를 들어보니 3권에서 떡밥을 던졌으나 4권에서 그걸 이어가지 않았다고 하는걸 보면,
그럴 생각이 있는건지 좀 의문..
있다 하더라도 3권의 떡밥을 이어가지 않은건 타이밍을 놓친거라 생각되네요.
독자들이 몇 권까지 기다려줄거라고 생각하는거냐 (...)
다들 중도하차하고나서, 그나마 계속 읽던 사람들이 '헐, 내용이 급변했음..!' 이라고 해도
다시 보기가 힘들다고!!
2009-11-02 21:49 #
2009-11-04 21:38 #
잔잔한 분위기 치고는 꽤 몰입감이 있었다는 점은 눈에 띄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좀 평이한 느낌이었어요.
요정들이 참 귀여웠다고 하는데, 그런것도 그다지 못느끼겠더군요 -.-;
2009-11-03 13:00 #
2009-11-04 21:39 #
1권을 보니 그 분위기와 컨셉을 제대로 살릴 거라는 기대가 안들더군요 (...)
살릴 수 있는 좋은 소재를 옆에 놔두고, 요정들이랑 희희낙락 거리는것에만 열을 올릴 것 같은 느낌이.. -.-;
2009-11-03 22:14 #
멸망물을 참 좋아하는데, 이 작품은 멸망의 슬픔 보다는 요정들과의 노닥거림에 99%의 노력을 할애하고 있어서(...) 그 부분이 좀 슬펐습니다. 노닥거림도 꽤나 즐거운 소설이기는 합니다만...^^;;
그런의미에서 3권에서 던진 떡밥이 좀 좋았는데, 4권에서는 다시 평소의 노닥거리는 분위기로 돌아가더라구요. 5권은 어찌될지.....
2009-11-04 21:41 #
노닥거림 자체는 좋아하는데,
문제는 '패턴이 반복되기 쉽다'는 점이.. OTL
아무리 좋다하더라도, 정말 무슨 일기장마냥
'오늘은 A와 ~를 하고 놀았다. 즐거웠다' '오늘은 B와 ~!를 하고 놀았다. 즐거웠다.' '그리고 오늘은..'
이런 식의 반복은 정말... OTL
2009-11-03 22:39 #
으음..2권에서 조금 아쉬움이 남아서 아직 3권에는 손을 대지 못했네요.^^
2009-11-04 21:41 #
바.시.소도 그렇고 왜이렇게 계속 지를까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들만 물어버린걸까 난.. OTL
(재미는 있었지만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