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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글쓰기
at 2009-10-19 10:04:30 2 comment
"당신, 회사생활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네"
창의적으로 글을 쓰는 법을 가르치는 과정이 있을 거라고는 별로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강좌명이 맘에 들어서 수강신청을 했다. '창의적 글쓰기 과정'.
혹시나 하는 마음은 역시나... '창의적'인 것을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창의성은 넓은 공간에서 다양한 대상을 상대로 재미있는 놀이를 했을 때 생기는 거다. 그리고, 그 놀이가 어렸을 때부터 몸에 밴 사람이 커서도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아주 상식적인 이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하고 강좌명에 이끌려 덥썩 문 나도 잘못이다만...
사람마다 배우고 느끼는 것이 다르겠지만 내가 8주 동안 들은 강의는 어떻게 하면 서론, 본론, 결론을 매끄럽게 정리해서 글을 완성하는가... 하는 거였다. 중간중간 서론/본론/결론을 사실 명제/가치명제/정책명제 혹은 암시/설명/요약, 개념화/구체화/주제화 등으로 바꿔가며 설명을 했지만 단어만 바뀌었을 뿐 내용은 그대로 서론/본론/결론이다. 그러니, 수능논술을 준비하거나 기타 그에 준하는 글쓰기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매우 유용한 강의가 되겠지만, 나처럼 무식하게 '창의적'인 것을 찾은 사람에게는 참으로 안타까운 강의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도 8주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강의를 들었다. 지각, 조퇴도 없었다. 순전히 처음에 단단히 먹은 마음 때문이다. 요거 한 번 끝까지 들어보자. 들어보면 뭐 있겠지, 성실하게 들어보자. 살면서 성실한 적 별로 없었지 않나...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그래서 남은 것은? 아.. 씨팔 지난 토요일에는 그냥 한국씨리즈 2차전이나 볼 걸. 내가 무쟈게 좋아하는 윤석민이 선발투수로 나오는데 한국씨리즈 같은 큰 무대에서 등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그리 흔한 것도 아니고 도대체 내가 뭔 짓을 한 거지?
강의가 끝날 때까지는 그런 생각을 별로 하지 않았는데, 뒷풀이에서 마지막으로 가지고 있던 내 선택에 대한 믿음이 그냥 와르르 무너져 버리고 말았다. 정말 C8.
자신감을 넘어선 자신에 대한 대책없이 확고한 믿음(표현은 다르지만 자뻑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악의적인 비난과 애정어린 충고를 구별하지 못하는 속좁음, 거기에 충고를 비난으로 착각하고선 바로 더 노골적인 표현으로 되받아치는 경솔함, 끝으로 내가 너보다 우위에 있다는 자만심까지. 아, 막걸리는 입으로 마셨는지 코로 마셨는지 기억도 나지 않고.
"중학교 때 기술시간에 일년 내내 뭔가 기계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크랭크 축이 어떻고 개스킷이 어떻고, 회전운동을 왕복운동으로 바꾸는 것이 어떻고, 그런데 일년이 지나고 나니 그게 바로 자동차 엔진이었습니다. 제가 멍청한 것도 있지만 처음 학기가 시작할 때, 일년 동안 배울 것에 대해 명확하게 개요를 그려줬다면, 그리고 실물은 아니래도 컬러 사진으로 엔진 모습을 한 번만 봤다면 그렇게 무식하게 달달 외우면서도 뭘 하는지 모르지는 않았을 텐데 참 아쉽습니다. 그래서..."
"그건 그사람이 가르치는 기술이 없는 거지. 그렇게 하면 안돼"
결론도 모르는 남의 말을 싹둑 자르더니만,
"...... 그래서, 이 강의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거기서부터다 심통난 그 양반이 나를 '당신'이라 부르기 시작한 것은.
이글루스 가든 - 제대로 된 글 쓰기.
창의적으로 글을 쓰는 법을 가르치는 과정이 있을 거라고는 별로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강좌명이 맘에 들어서 수강신청을 했다. '창의적 글쓰기 과정'.
혹시나 하는 마음은 역시나... '창의적'인 것을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창의성은 넓은 공간에서 다양한 대상을 상대로 재미있는 놀이를 했을 때 생기는 거다. 그리고, 그 놀이가 어렸을 때부터 몸에 밴 사람이 커서도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아주 상식적인 이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하고 강좌명에 이끌려 덥썩 문 나도 잘못이다만...
사람마다 배우고 느끼는 것이 다르겠지만 내가 8주 동안 들은 강의는 어떻게 하면 서론, 본론, 결론을 매끄럽게 정리해서 글을 완성하는가... 하는 거였다. 중간중간 서론/본론/결론을 사실 명제/가치명제/정책명제 혹은 암시/설명/요약, 개념화/구체화/주제화 등으로 바꿔가며 설명을 했지만 단어만 바뀌었을 뿐 내용은 그대로 서론/본론/결론이다. 그러니, 수능논술을 준비하거나 기타 그에 준하는 글쓰기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매우 유용한 강의가 되겠지만, 나처럼 무식하게 '창의적'인 것을 찾은 사람에게는 참으로 안타까운 강의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도 8주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강의를 들었다. 지각, 조퇴도 없었다. 순전히 처음에 단단히 먹은 마음 때문이다. 요거 한 번 끝까지 들어보자. 들어보면 뭐 있겠지, 성실하게 들어보자. 살면서 성실한 적 별로 없었지 않나...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그래서 남은 것은? 아.. 씨팔 지난 토요일에는 그냥 한국씨리즈 2차전이나 볼 걸. 내가 무쟈게 좋아하는 윤석민이 선발투수로 나오는데 한국씨리즈 같은 큰 무대에서 등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그리 흔한 것도 아니고 도대체 내가 뭔 짓을 한 거지?
강의가 끝날 때까지는 그런 생각을 별로 하지 않았는데, 뒷풀이에서 마지막으로 가지고 있던 내 선택에 대한 믿음이 그냥 와르르 무너져 버리고 말았다. 정말 C8.
자신감을 넘어선 자신에 대한 대책없이 확고한 믿음(표현은 다르지만 자뻑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악의적인 비난과 애정어린 충고를 구별하지 못하는 속좁음, 거기에 충고를 비난으로 착각하고선 바로 더 노골적인 표현으로 되받아치는 경솔함, 끝으로 내가 너보다 우위에 있다는 자만심까지. 아, 막걸리는 입으로 마셨는지 코로 마셨는지 기억도 나지 않고.
"중학교 때 기술시간에 일년 내내 뭔가 기계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크랭크 축이 어떻고 개스킷이 어떻고, 회전운동을 왕복운동으로 바꾸는 것이 어떻고, 그런데 일년이 지나고 나니 그게 바로 자동차 엔진이었습니다. 제가 멍청한 것도 있지만 처음 학기가 시작할 때, 일년 동안 배울 것에 대해 명확하게 개요를 그려줬다면, 그리고 실물은 아니래도 컬러 사진으로 엔진 모습을 한 번만 봤다면 그렇게 무식하게 달달 외우면서도 뭘 하는지 모르지는 않았을 텐데 참 아쉽습니다. 그래서..."
"그건 그사람이 가르치는 기술이 없는 거지. 그렇게 하면 안돼"
결론도 모르는 남의 말을 싹둑 자르더니만,
"...... 그래서, 이 강의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거기서부터다 심통난 그 양반이 나를 '당신'이라 부르기 시작한 것은.
이글루스 가든 - 제대로 된 글 쓰기.






2009-10-19 10:39 #
처음 해보는 거라서 아직 감이 잘 안잡히긴 하지만 - 그리고 생각보다 재미가.. 별로. 아흑
제 강의 들은 누군가도 C8를 쏟아내면 어쩌나 잠깐 움찔.
거진 7년 쓰던 지갑을 잃어버리고 망연자실..했으나 인터넷에서 옛날 동일한 제품을 구했어요.
도대체 인터넷에서 못하는건 뭐란 말인가! 어쨌든 가을입니다. 뭐하고 지내시남유?
2009-10-25 02:17 #
좀 무기력하게 지내고 있숨돠. 취업도 쉽지 않은데 그나마 별로 노력도 안 하고, 그냥 빈둥빈둥. 좋은 날 잡아서 술마실 생각만...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