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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스포츠와 응원의 마력
at 2007-12-16 02:58:29 0 comment

올해 들어서 농구를 좋아하는 애들이 주변에 부쩍 늘었습니다. 저야 원래부터 나가느니 앉아서 책이나 한권 더 읽겠다고 외치는 구제불능이지만 다른놈들은 농구하는걸 참 어지간히 좋아합니다.
그래도 작년에는 축구좋아하고 축구 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아서 매주 3번씩 항상 축구를 해서 저도 반강제로 끌려나가서 수비보고 그랬는데 요새는 농구를 더 많이하고 제가 기숙사 최 연장자중 하나라서 그다지 끌려나가는 일은 이제 없습니다. 단 하나 예외로 우리학교 한국인중에서 딱 둘있는 학교축구팀 1군선수중에 윙뛰는 녀석이 저랑 동갑이라 이녀석이 절 끌고 나오는데는 킬러입니다. 아니 기숙사내에서 축구실력의 위에서 1위인 녀석이 축구실력이 밑에서 1위인 저를 왜 끌고나가려고 기를 쓰는건지(나올때까지 방문을 두드리고 나오라고 소리를 지르는데 방문이 부서지는게 두려워서 나간적도 있습니다. 방문을 부수고 절 끌어낼 기세였음…) 도저히 이해가 안가지만 그쪽 말로는 제가 있어야 재밌다나 뭐라나. 제가 아무리 생각해도 저건 진짜 말도안되는 가설이지만 말입니다.
학교농구팀도 축구처럼 1군과 2군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2군의 감독은 학교 선생님중 하나가 하고있습니다. 그 선생이 이 학교 다닐 당시 이학교 축구와 농구의 레전드이기도 하기때문에 (아직 서른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만 내년에 아이비리그중 하나인 유펜의 로스쿨에 들어가니 말 다했습니다. 그냥 엄친아임 ㄲㄲ) 감독을 맡게 되었는데, 제가 10학년일때 온 선생이고 그 년도부터 저랑 엄청나게 친해졌기 때문에 축구 2군 감독할때부터 제가 옆에서 매니저와 통계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제가 농구 2군팀의 매니저/통계맨을 맡아버렸죠. 최근에는 1군의 비디오 담당이기도 합니다… 원래 하던놈이 그만둬서.
저희학교에는 수퍼팬(Super-Fan)이라고 불리는 12학년 집단이 농구시즌이 되면 형성되는데 그 이유는 저희학교에는 치어리더가 존재하질 않아서 응원을 리드할 집단이 딱히 없기때문입니다. 조금 유명하거나 잘나가는 12학년 소수집단중에서 한사람당 1군팀 선수 하나씩을 맡아서 뭐 자유투 할떄 관중앞에서 똑같이 포즈 흉내내고 소리 지르면서 응원 돋구고 뭐 그런짓을 하지요.(아 티셔츠도 맞춥니다. 선수당 별명을 붙여서 각자가 맡은 선수의 번호와 그닉네임을 등에 답니다.) 그리고 작년인가 제작년부터는 감독담당도 생겼는데 사실 저는 저 집단의 아이들하고 꽤 알고 지내긴 해도 저거 할정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전 농구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저녀석들에게 문제가 생긴게 올해는 도저히 감독짓을 할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솔직히 감독담당은 제일 재미가 없거든요.(…) 뭐 감독이 자유튜를 하는것도 아니고. 그래서 아무도 안해서 그냥 처음 한두경기는 그냥 없이 했습니다. 전 그걸 매니저석에서 한가롭게 지켜봤구요. 가끔 수퍼팬 하는 녀석들중 저랑 친한애들이 손을 한들면 흔들어주는 정도…..
결국 녀석들은 흑인들중에 하나를 꼬셔서 감독을 시키기로 합의를 본듯 했습니다. 그중 가장 주도적인 녀석이 저랑 꽤 친한탓도 있고 무엇보다 녀석은 확률과 통계(AP Statistics)수업에서 재 바로 뒷자리에 앉는지라 이것저것 다 주워듣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없어보였습니다. 저는 2군 매니저질 끝나고 한가하게 경기를 보고 저녀석들은 관중석 앞에서 소리를 질러대는 장면이 제가 누리게 될 농구시합인줄 알았습니다.
근데 문제는 이 흑인녀석이 아무래도 한두경기 해보고 재미가 좀 덜하니까 그만 둔다면서 안나오기 시작한데 있습니다…그리고 그놈은 1군의 비디오 담당이기도 해서 일단을 제가 비디오를 맡았습니다. 그리고 그녀석은 욕을 좀 먹었죠. 귀찮고 재미없다고 안한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녀석은 이제 농구장에 안옵니다.
결론은 제가 감독담당이 됬다는 겁니다. 재미없는것도 이유지만 안하는 이유중에 하나가 감독담당이 만들어지면서 세워진 전통이라는게 감독담당은 다른놈들하고 다르게 정장을 갖춰주셔야 한다는데 있습니다. 왜냐면 농구 감독들은 정장을 갖춰야 하니까요. 그런데 어느 누가 농구경기장에 넥타이 매고 셔트 입고 오는걸 좋아하겠습니까. 하지만 전 매니저이기때문에 감독하고 같이 덩달아서 넥타이 매고 셔츠 입어주셔야 한다는 점이 있습니다. 이녀석들은 그걸 발견한거죠.
통계수업이 거의 끝나갈때 뒷녀석이 말을 걸었습니다.
“감독 담당좀 해줘.”
일단 원정까지 갈 방법이 없다고 거절하니까 그녀석이 넌 매니저라서 선수버스 타고 다니잖아 라고 정곡을 찔렀습니다. 그래서 그냥 12학년이고 하니까 하기로 했죠.
그래서 저는 1군 감독에게 가서 원정경기만 비디오 테이핑을 하겠다고 하고는 그 다음경기부터 감독담당의 역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팀이 지니까 이녀석들이 “패배하신 기분이 어떻습니까?” 나 “오늘은 어떤 전략을 가지고나오셨는지요?” 등의 농담을 걸더군요. 그냥 “노코멘트”나 경기로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받아쳤습니다.
어제는 저희학교와 라이벌인 두학교중 하나와의 홈경기가 있었습니다. 관중도 이번 시즌에 열린 5경기중에 최다로 모여줬고 해서 시작부터 반쯤 미쳐돌아가는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저쪽 학교에서 온 학생들도 만만티 않은 포스를 풍겼습니다. 혹시나에 사태를 대비해서 항상 경찰이 배치되기 때문에 폭력사태까지는 안나갔습니다만 험악해지는 분위기를 보다 못한 경찰이 저쪽의 학생 하나를 경기장밖으로 강제 퇴장 시킵니다. 저는 그걸 보고 괜히 혼자 흥분해서 “Good-Bye~” 로 시작되는 노래를 선창(…) 우리 학교밴드가 센스있게 그 노래를 연주해줘서 관중 전부 한 3분간 그 노래 불러줬습니다. 저쪽학교 흑인이 열받아서 당장이라도 뛰쳐나올 기세더군요… 저한테 손가락질하길래 조금 쫄았는데 그냥 무시하고 불렀습니다.(…)
그 경기는 이겼습니다. 한 저희가 18점(72-54)차로 발라버려렸지요. 마지막에는 발을 구르면서 “Why so quiet?” 를 외치면서 아주 단단히 약올려 줬습니다. 3연패 하다가 나온 대승이라서 전부 미쳤지요… 결국 농구 보는것도 싫어하는 주제에 이제는 학교 농구경기를 꼬박꼬박 챙기게됬습니다. 그로고보니 어제 경기 일정표를 어디에선가 가지고 왔군요... 그래도 여전히 NBA만 나오면 채널을 돌립니다.
학교 스포츠라는게 이래서 재밋는것 같습니다. 클럽팀 응원보다 훨씬 몰입하고 처음 그 경기를 가더라도 내팀이라는 의식이 박히니까요 옆에는 평소에 잘 알고지내는 든든한 치구들이 나랑 같은 동작과 함성을 내지르고 있고, 경기장에서는 제가 알고지내는 친구들이 한골이라도 너 넣기위해서 안간힘을 쓰고있습니다. 도저히 응원을 안할려고 해도 안 할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저런식으로 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드는군요.
P.S – 저 짓거리덕에 어제 생판 모르는 사람이 저한테 악수를 청했습니다. 오래살고 볼일….(얼마나 살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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