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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들의 망치 (Malleus Maleficarum) - 3
at 2007-08-27 09:30:20 0 comment

하켈은 내 수족이나 마찬가지였다. 따로 지시를 내릴 필요도 없었다. 참나무 몽둥이를 집어든 하켈은 내가 지목한 여자를 땅에 무릎 꿀렸다.
여자가 입을 열었다.
“사제님. 전..”
“말하라고 허락하지 않겠다.”
하켈에게 눈짓했다. 그가 물었다.
“뼈를 부러뜨려도 될까요?”
잠시 생각했다. 마녀로 몰린 여자들 중 열에 일곱, 여덟은 유부남과 바람을 피웠다가 마을 부녀자들에게 미움을 산 경우였다. 문제는 이들이 통정한 남자들의 태도였다. 여자가 젊고 아름다우면 남자들은 여자들이 살아남길 원했다. 적당히 얼굴에 큰 상처 안나게 매질을 해서 마을 여자들의 분을 풀어놓으면 여자는 대개 살아남았다. 그런 경우 물론 그날 밤 내 숙소에는 자기 애인을 살려준 댓가로 묵직한 돈주머니를 들고 오는 남자가 있을 것이다.
뼈를 부러뜨리면 절반은 병신이 된다. 병신이 된 애인을 살리기 위해 돈을 지불할 사람은 없다. 하켈은 그것을 묻고 있었다. 나는 다시 그 여인을 찬찬히 훑어 보았다. 길쭉한 코에 푸른 빛이 도는 뺨. 제대로 먹지 못해 피부에는 부스럼이 나있었다. 아무리 보아도 부자의 애인이 될 만한 여인은 아니었다.
“부러뜨려라.”
딱.
말이 떨어지자마자 하켈의 몽둥이가 정확히 여자의 어깨를 때렸다. 여자는 비명을 지르고 머리를 땅에 박았다. 역시 하켈이었다. 분명 뼈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하켈은 손을 멈추지 않았다. 어른 팔뚝만한 몽둥이가 사정없이 여자의 몸 구석 구석에 작렬했다. 뼈 부러지는 소리를 난 두 어번 더 들었다. 쇄골과 갈비가 나갔을 것이다. 아직 목숨은 위험하지 않았다.
“멈춰라”
여자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난 코웃음을 쳤다. 내 옆에 놓여 있는 인스티토리스의 책에는 “재판을 받는 동안 눈물을 흘리지 않는 여자는 마녀다”라고 되어 있었다. 그러나 인스티토리스의 책은 너무나 유명해서 사탄 조차 그 내용을 잘 알고 있었다.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마녀다. 눈물을 흘린다고 마녀가 아닌 것은 아니다.
다음은 인두를 써볼까? 화로가 늦게 들어온 탓에 아직 쇠가 뜨거워지지 않았을 것이다.
여자의 이미 창백한 얼굴이 더 하얗게 질렸다.
“심문관님, 어째 제가 마녀인지조차 묻지 않으십니까.”
“네가 마녀인 증거는 이미 제출되었다. 네가 말해야 할 것은 네가 마녀가 아니라는 증거다.”
하켈이 오른손으로 손도끼를 들고 왼손으로 여자의 왼쪽 손목을 잡았다. 정식 형틀대신 사용하러 가져다 놓은 낡은 나무 침대 위에 여자의 왼손을 올렸다.
“손가락이 열 개, 나의 질문도 열 개.”
여자의 숨이 빨라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