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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리뷰]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4, 이종호 외, 2009, 황금가지
at 2009-09-14 21:23:59 1 comment
난 참 겁이 많은 사람이지만, 이상하게도 무서운 이야기, 호러 영화 같은 것들은 좋아한다.
지난 세번째 단편선, 나의 식인 룸메이트를 상당히 신선하게 읽었던 터라, 이번에도 기대를 가지고 신청해 보았는데 운좋게 당첨이 되었다- :)
작가들을 대충 훑어보니, 반 정도는 같은 작가더라.
우선 장은호 작가님의 '첫 출근' 지난 단편선의 '노랗게 물든 기억'과는 또 상당히 다른 느낌이었다. 미스테리어스하고,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서서히 조여오는 불안과 공포감. 매끄러운 흐름이 참 마음에 들었다. 드라마로 제작하는것도 괜찮을 것 같아..
김종일 작가님의 '도둑놈의 갈고리' 이건... 그다지 공포스럽지 않았네요. 왠지 뭐랄까.. 마지막 장면만 공포, 그 이전 나머지는 그냥 뭐.. ㅎ 사실 좀더 싸이코스러운 스토커같은게 등장할 거라고 기대했는데, 끝까지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은걸까 싶어서 조금 지루했습니다.
이종호 작가님의 '플루토의 후예' 지난 단편선의 '은혜'도 그랬지만, 꽤 한국적인 배경으로 글을 쓰시는 것 같아요. 시종일관 으스스한 분위기의 전형적인 공포 소설인 듯 하지만, 왠지 마무리가 영 찜찜한..
황태환 작가님의 '폭주'. 젊은 작가님답게 상당히 다이나믹합니다. 역시 사람이 제일 무섭군요. 끔찍하긴 했지만, 한정된 공간에서의 숨막히는 전개는 좋긴 했는데 후반부로 가면서 뭔가 흐지부지되는듯한.. 그 좁은 공간이 다소 답답한 느낌도 들고 조금 싱거웠던 것 같네요.
우명희 작가님의 '불귀' 이 작가님도 역시 한국의 시골 느낌이 나는 배경을 많이 쓰시나봐요. 지난번 담쟁이 집과 비슷한, 뭔가 집에 얽힌 미스테리한 괴담인데, 담쟁이 집은 꽤 괜찮게 읽었지만 이번 작품은 너무 난해하네요. 도무지 뭔지 짐작할 수가 없어요. 힌트를 조금만 더 주셨으면 좋겠는데....
유선형 작가님의 '도축장에서 일하는 남자' 의미불명의 작품이긴 하지만 꽤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재미있네요. 재미있어요. 허허.
최민호 작가님의 '더블'. 전형적인 도플갱어에 대한 이야기네요. 하지만 그 도플갱어의 발생 동기에 대한 부분을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고.. 다른 무엇보다도 복제된 존재가 모든 기억과 사회성까지도 전혀 차이가 없기 때문에 어느 쪽이 원래의 존재인지 구분할 수 없다는 점이 공포의 포인트가 되겠지요. 내가 진짜인지 저쪽이 진짜인지 나도 모른다.. 라는, 인간의 존재 자체를 근본부터 위협하는..? 하지만 어느 쪽도 똑같은 자신이 되어버리는 바람에, '나'라는 유일의 존재감 자체가 희미해져서 공포도 조금 가벼워지는 느낌이네요.
김유라 작가님의 '배심원'. 미안합니다. 사실 별로에요. 공포의 포인트에 전혀 공감할 수 없었고.. 물론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긴 하지만 그 상황 자체를 너무 억지로 끼워맞춘 듯한 느낌이에요. 주인공도, 그 상황도 너무 바보같고 전혀 몰입이 안되네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냥 제 생각일 뿐이에요. 하여간 무분별한 키워는 나쁜 겁니다.
권정은 작가님의 '행복한 우리 집에 어서 오세요'. 넵 좀비물.. 그리고 가족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마음 찡하기도 하고.. 역시 좀비물은 생존자 사이에서의 그 인간냄새나는 에피소드가 핵심! 이랄까!! 결말도 꽤 마음에 드는 편입니다. 무섭기도 하지만 따뜻하네요.
전건우 작가님의 '배수관은 알고 있다'. 이것도 다소 고전적인 분위기의 작품입니다. 우선 소재가 상당히 흥미진진해요! 배수관을 통해서 들려오는 남의 집 이야기.. 지난 단편선의 '선잠'은 뭔가 좀 부족한 느낌이었는데. 이번 작품은 꽤 괜찮았어요. 근데 아랫집 여자와의 에로틱한 시선 교환 같은건 안집어넣어도 좋았을 것 같... 그치만 뭐라고 할까. 좋긴 한데 결국은 자기 가족 이야기와 아랫집 이야기가 잘 섞이지 못하고 뭔가 각각인것 같아서 조금 그 부분이 아쉽네요.
그래도 역시나 이번 단편선도 전체적으로 만족합니다. 다들 꽤나 완성도 높은 작품이었어요. 다음 시리즈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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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4 2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