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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남는 느낌....
at 2008-01-22 15:36:33 0 comment
오늘 전에 같이 일했던 그래픽 팀장과 잠시 MSN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지만 그 사람이 지난 2006년 중순 경에 전직을 했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은 게임과 전혀 상관이 없는 모 회사 영업직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간만에 반갑게 인사를 나누던 도중에 갑자기 들은 말에 나는 솔직히 놀랐다.
그 사람은 나와 나이는 동갑이지만 경력은 나보다 오래된 사람이다. 결혼도 비슷한 시기에 했고, 아기도 비슷한 시기에 낳았다. 성격도 비슷하고 이해력도 비슷했다. 게다가 성도 같아서 같이 일하던 회사 사람들은 우리 성 앞에 빅과 리틀을 붙여서 불러 주었다.
내가 빅*, 그 사람이 리틀* 이었다.
99년부터 나와 같이 MMORPG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이후에는 약 5개 정도의 MMORPG를 진행했다. 그 중 3개 정도의 프로젝트는 그래픽 총괄이었다. 경력 상으로 보면 아주 뛰어난 사람이다. 단지 흠이라면... 나와 같이 진행한 프로젝트를 제외하면 대중에게 알려진 프로젝트가 없다는 것이다. 개 중에는 2003년, 2004년에 진행중이던 프로젝트인데 아직도 개발중인 프로젝트가 있다.
왜 전직을 했냐고 하자 " 하다가 엎고 하다가 엎고 하는 거 질려서 못하겠어요" 라고 했다. 나와 헤어진 이후 프로젝트가 어찌 진행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강 짐작이 갔다. 나와 같이 일했던 프로젝트는 방향 설정이 명확했기 때문에 세부적인 디테일을 제외하고 그래픽의 큰 흐름에는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다른 회사에서는 그런 식으로 진행되지 않았던 것 같다. 아마도 개발 하다가 아니다, 다른 풍으로 가자 이런 식의 삽질을 몇 번은 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지쳐서 다른 회사로 옮기고 옮기고... 그러는 사이에 결과물도 없이 몸도 마음도 지치고 힘들어 졌겠지. 그러다가 가정이 생기고 아이가 생기고 하면서 이런 짓을 평생해야 하나 회의가 들었을 것이다.
얼마 전에는 같이 일하던 모바일 게임 회사 서버 팀장이 전직 소식을 전해 왔다. 취미로 하던 사진을 전업으로 해 보고 싶다고 했다. 나이는 나보다 한 살 어렸지만 게임 쪽의 경험은 그리 길지 않았던 사람이다. 금융권에 있다가 게임 회사로 온 케이스인데 개발하면 서 나와 정책이나 개발 방식, 기획 내용 등에 있어서 충돌이 잦았던 사람이다. 그렇지만 결국에는 서로를 이해하고 아주 좋은 친구가 되었었다. 아마도 게임 쪽이 적성에 맞지 않았는가라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그 회사의 여러가지 정책이나 이런 부분에 지쳐서 그랬을 수도 있다.
이미 몇년 전 부터 나는 나보다 나이가 많거나 혹은 비슷한 개발자를 만나 본 적이 거의 없다. 블로그에서 보거나 커뮤니티에서 "이야, 이 사람 나보다 나이가 많네" 하고 생각이나 하지 그 분을 실제로 만나 본 적은 없다. 오프 모임에 나오시질 않았으니까... 그러다보니 나는 이미 명실상부하게 "아직도 활동하는 원로"회원으로 분류되어 오프 모임에 나가면 항상 상석으로 안내가 된다. -_- (회비를 더 내면 냈지 할인을 받아 본 적은 없다...)
내가 2003년에 구직활동을 하던 때에 나이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원하는 기획 팀장급은 경력 2,3년차의 인력이었다. 당시 경력 7년차에 70년 생인 나는 그들에게 아주 부담스러운 존재였다. 나는 속으로 2,3년차가 팀장이면 프로젝트 다 말아 먹었다고 생각을 했다. 나도 내 경험으로 팀장급의 경력과 경험을 쌓는데는 그 5년 이상이 걸렸다. 디자이너로 3년, 기획팀장으로 3년 그렇게 2개의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서야 이제 기획팀장이 무엇이고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 가던 시기였다. 나도 기획팀장을 3년 만에 달기는 했지만 그건 내 실력이라기 보다는 나와 지인이 회사를 설립했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그렇게 삽질을 하면서 많이 배우기는 했지만 그 일을 하며서도 나는 당시 내가 아주 부족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통감하고 있었다. 그런데 2,3년 차가 기획팀장이라니 기가 찰 노릇이었다. 역시 그 회사 중에 프로젝트를 완료한 회사는 하나도 없었다. 아마도 삽질 몇번 하다가 접었을 것이다.
요즘 무슨 무슨 프로젝트 팀장이다 PD다 PM이다 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 또 75년 전후 인력들이다. 즉 2003년 당시 초짜 신입 사원들이라는 거다. 그 당시의 경험을 발판으로 이제 4,5년의 경력을 쌓아 현재에 이른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지금의 30대 초반이다. 그렇다면 70년 전후 인력들은 다 어디로 갔나? 30대 후반의 개발자들은? 유명한 몇몇 회사를 차린 1세대 개발자들을 제외하고 일반 대다수의 개발자들은 어디로 갔나? 내가 게임계에 맨처음 입문하던 당시에 70년대 전후 인력은 어디로 갔느냐는 말이다. 물론 나만이 여기에 남아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도 어디선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겠지라고 생각한다.
언제인가 어느 오프 모임에서 게임 업계에서 정년 퇴직하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목표에는 매일 매일 한발 한발 다가서고 있기는 하다 (좋은 건지는 모르겠다 -_-) 나는 진로를 가지고 고민한 적이 세 번 있다. 때문에 그들이 무슨 고민을 했고, 무슨 생각으로 전직을 단행했는지 나름대로 잘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처음으로 진로에 대해서 고민한 때는 처음으로 이직을 한 후였다. 지인과 회사를 설립하기 전 잠시 몸을 담았던 2군데의 회사는 게임 회사가 이렇게 열악하고 인력을 착취하는 곳인가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기에 충분한 곳이었다. 30이 되기 전에 평생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던 나는 29의 나이에 심각하게 고민을 했다. 과연 이곳이 내가 있을 곳인가... 결론은 서둘지 말자였다. 결국 내가 세웠던 마스터 플랜을 연기하고서라도 이쪽 바닥을 알아 보고 싶었다. 그래서 몇 년 더 지켜 보기로 했다. 그리고 지인과 회사를 만들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두 번째는 그 이후 내가 설립한 회사를 떠나 다른 회사에서 일할 때, 월급 연체로 친척들에게 돈을 꾸어서 생활하면서, 만삭의 아내가 병원 정기 검진을 돈이 없어서 못 갔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약 3개월 간의 구직 활동을 할 때였다. 어느 날 면접을 보고 들어 왔다. 갑자기 잡힌 면접들이라서 원래 아내의 정기 검진 날인데, 혼자 갔다 오라고 하고 나가서 면접을 세 군데 정도보고 들어 왔다. 아내는 집에 돌아온 나를 반갑게 맞이 하며 면접이 어땠냐고 물었다. 나는 정기 검진 결과를 물었다. 별 일 없다고 했다. 그런데 기분이 이상했다. 전에는 아기 초음파 사진을 보여주고 그날 촬영한 비디오를 지겹게 틀어 주면서 보라고 조를 것이 틀림없는데 이번에는 조용했다. 아내가 잠들고 몰래 아내의 검진수첩을 보니 그날 날짜의 검진 도장은 찍혀 있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을 먹으면서 아내에게 넌즈시 물어 봤다. 아내는 울먹이면서 실업 수당이 아직 안 들어 와서 돈이 빠듯해서 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겨우 2만원이다. 겨우 2만원이 아까워서 아내는 그 돈을 아겨서 살아 보려고 정기 검진을 안 간 것이다. 나는 울컥하는 것이 속에서 올라오는 것을 억지로 참고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웠다. 그러자 눈 앞에 모든 것이 뿌옇게 보였다. 우리는 그 날의 이야기는 그 이후로는 절대 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그 날, 나는 모바일 게임 회사로 나름대로의 전직을 단행했고 일주일 만에 취업이 되었다.
세번 째는 모바일 게임 회사에서 한계를 느낄 때였다. 모바일 게임 경력 3년차에 들어 서고 나름대로 개발한 프로젝트 3개가 모두 성공 반열에 올라서자 나에게 모바일 개발팀장 자리가 짜증이 나는 자리가 되었다. 개발 프로세스나 기획적인 부분에서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자 이제는 다른 부분에 욕심이 나기 시작할 때였다. 경영이라던가 마케팅 등 회사 전반적인 운영과 같은 곳에 말이다. 그러나 그 회사에는 내가 봐도 당연히 먼저 위해 주어야 할 연공 서열 1위자가 있었다. 회사가 그 사람이 인정해 이사급으로 발탁하기 전에 내 차례는 돌아올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대접해주지 않는 회사라면 미련을 가질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직 제의는 다 고만고만할 뿐. 가정을 생각하면 이제 이직은 무리인 듯 싶었다. 그러던 차에 해외 기업의 스카웃 제의가 들어 왔고, 나는 두 번 생각해 볼 것도 없이 제안을 받아 들였다.
내가 해외로 나오게 된 것은 나보다 앞서서 경험한 사람들의 것을 배우고자 하는 것도 컸지만, 가장 큰 것은 여기서라면 정년 퇴직이 가능할 수 있을 것 같아서가 가장 정답이다. 지금 우리 회사만 하더라도 내 경력은 중간급, 프로듀서로서 아주 평범한 경력 차수다. 기본 해외 기업은 Assistant 4년, Associate 4년이 지나면 프로듀서를 단다. 나는 그러니까 3년 차 프로듀서 정도 되는 경력인 것이다. 물론 약 2~3년 정도가 지나면 시니어 프로듀서를 달고 싶다. 하지만 한국에서 이 정도 게임 개발 혹은 관련 경력을 가진 사람들은 아마 대부분 이사급내지는 사장님들이다. 개발자 중에는 몇 명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아마도 맞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후배만 늘어날 뿐, 선배가 없는 나는 늘 그들이 바라보아야 하는 존재가 어느새인가 되어 있다. 특히 개발에 아직도 몸담고 있는 레벨의 인력으로는 특히 더... 그런 부담감을 나는 늘 느끼고 있다. 이래서 오프 모임을 나보다 나이 많으신 분들이 안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_-)a 게다가 이렇게 나이가 먹어가면서 가끔 들리는 전 개발자의 전직 소식을 들으면 참 생각이 많아진다. 괜히 나까지 걱정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에 화가 치미기도 한다. 그들이 실력과 경험은 후배들보다 솔직히 훨씬 좋다고 본다. 단지 그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는 것에 울분이 맺힌다. 잘못이 있다면 그들은 그들의 회사의 결정에 나처럼 꼬박 꼬박 말대꾸하면서 피터지게 싸우지 않았다는 것 밖에는 없다. 바꾸자면 삽질인 줄 알면서도 삽질하고, 엎자면 엎고, 속으로는 욕을 했을지는 몰라도 성심껏 최선을 다해서 프로젝트의 원활한 진행을 도왔던 죄 밖에 없다.
자꾸 주변 사람들이 게임업계를 떠나고 이렇게 혼자라는 느낌이 너무 싫어서 화가 날때가 있다.
이글루스 가든 - 게임 기획자로 성공하기
그 사람은 나와 나이는 동갑이지만 경력은 나보다 오래된 사람이다. 결혼도 비슷한 시기에 했고, 아기도 비슷한 시기에 낳았다. 성격도 비슷하고 이해력도 비슷했다. 게다가 성도 같아서 같이 일하던 회사 사람들은 우리 성 앞에 빅과 리틀을 붙여서 불러 주었다.
내가 빅*, 그 사람이 리틀* 이었다.
99년부터 나와 같이 MMORPG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이후에는 약 5개 정도의 MMORPG를 진행했다. 그 중 3개 정도의 프로젝트는 그래픽 총괄이었다. 경력 상으로 보면 아주 뛰어난 사람이다. 단지 흠이라면... 나와 같이 진행한 프로젝트를 제외하면 대중에게 알려진 프로젝트가 없다는 것이다. 개 중에는 2003년, 2004년에 진행중이던 프로젝트인데 아직도 개발중인 프로젝트가 있다.
왜 전직을 했냐고 하자 " 하다가 엎고 하다가 엎고 하는 거 질려서 못하겠어요" 라고 했다. 나와 헤어진 이후 프로젝트가 어찌 진행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강 짐작이 갔다. 나와 같이 일했던 프로젝트는 방향 설정이 명확했기 때문에 세부적인 디테일을 제외하고 그래픽의 큰 흐름에는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다른 회사에서는 그런 식으로 진행되지 않았던 것 같다. 아마도 개발 하다가 아니다, 다른 풍으로 가자 이런 식의 삽질을 몇 번은 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지쳐서 다른 회사로 옮기고 옮기고... 그러는 사이에 결과물도 없이 몸도 마음도 지치고 힘들어 졌겠지. 그러다가 가정이 생기고 아이가 생기고 하면서 이런 짓을 평생해야 하나 회의가 들었을 것이다.
얼마 전에는 같이 일하던 모바일 게임 회사 서버 팀장이 전직 소식을 전해 왔다. 취미로 하던 사진을 전업으로 해 보고 싶다고 했다. 나이는 나보다 한 살 어렸지만 게임 쪽의 경험은 그리 길지 않았던 사람이다. 금융권에 있다가 게임 회사로 온 케이스인데 개발하면 서 나와 정책이나 개발 방식, 기획 내용 등에 있어서 충돌이 잦았던 사람이다. 그렇지만 결국에는 서로를 이해하고 아주 좋은 친구가 되었었다. 아마도 게임 쪽이 적성에 맞지 않았는가라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그 회사의 여러가지 정책이나 이런 부분에 지쳐서 그랬을 수도 있다.
이미 몇년 전 부터 나는 나보다 나이가 많거나 혹은 비슷한 개발자를 만나 본 적이 거의 없다. 블로그에서 보거나 커뮤니티에서 "이야, 이 사람 나보다 나이가 많네" 하고 생각이나 하지 그 분을 실제로 만나 본 적은 없다. 오프 모임에 나오시질 않았으니까... 그러다보니 나는 이미 명실상부하게 "아직도 활동하는 원로"회원으로 분류되어 오프 모임에 나가면 항상 상석으로 안내가 된다. -_- (회비를 더 내면 냈지 할인을 받아 본 적은 없다...)
내가 2003년에 구직활동을 하던 때에 나이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원하는 기획 팀장급은 경력 2,3년차의 인력이었다. 당시 경력 7년차에 70년 생인 나는 그들에게 아주 부담스러운 존재였다. 나는 속으로 2,3년차가 팀장이면 프로젝트 다 말아 먹었다고 생각을 했다. 나도 내 경험으로 팀장급의 경력과 경험을 쌓는데는 그 5년 이상이 걸렸다. 디자이너로 3년, 기획팀장으로 3년 그렇게 2개의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서야 이제 기획팀장이 무엇이고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 가던 시기였다. 나도 기획팀장을 3년 만에 달기는 했지만 그건 내 실력이라기 보다는 나와 지인이 회사를 설립했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그렇게 삽질을 하면서 많이 배우기는 했지만 그 일을 하며서도 나는 당시 내가 아주 부족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통감하고 있었다. 그런데 2,3년 차가 기획팀장이라니 기가 찰 노릇이었다. 역시 그 회사 중에 프로젝트를 완료한 회사는 하나도 없었다. 아마도 삽질 몇번 하다가 접었을 것이다.
요즘 무슨 무슨 프로젝트 팀장이다 PD다 PM이다 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 또 75년 전후 인력들이다. 즉 2003년 당시 초짜 신입 사원들이라는 거다. 그 당시의 경험을 발판으로 이제 4,5년의 경력을 쌓아 현재에 이른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지금의 30대 초반이다. 그렇다면 70년 전후 인력들은 다 어디로 갔나? 30대 후반의 개발자들은? 유명한 몇몇 회사를 차린 1세대 개발자들을 제외하고 일반 대다수의 개발자들은 어디로 갔나? 내가 게임계에 맨처음 입문하던 당시에 70년대 전후 인력은 어디로 갔느냐는 말이다. 물론 나만이 여기에 남아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도 어디선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겠지라고 생각한다.
언제인가 어느 오프 모임에서 게임 업계에서 정년 퇴직하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목표에는 매일 매일 한발 한발 다가서고 있기는 하다 (좋은 건지는 모르겠다 -_-) 나는 진로를 가지고 고민한 적이 세 번 있다. 때문에 그들이 무슨 고민을 했고, 무슨 생각으로 전직을 단행했는지 나름대로 잘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처음으로 진로에 대해서 고민한 때는 처음으로 이직을 한 후였다. 지인과 회사를 설립하기 전 잠시 몸을 담았던 2군데의 회사는 게임 회사가 이렇게 열악하고 인력을 착취하는 곳인가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기에 충분한 곳이었다. 30이 되기 전에 평생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던 나는 29의 나이에 심각하게 고민을 했다. 과연 이곳이 내가 있을 곳인가... 결론은 서둘지 말자였다. 결국 내가 세웠던 마스터 플랜을 연기하고서라도 이쪽 바닥을 알아 보고 싶었다. 그래서 몇 년 더 지켜 보기로 했다. 그리고 지인과 회사를 만들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두 번째는 그 이후 내가 설립한 회사를 떠나 다른 회사에서 일할 때, 월급 연체로 친척들에게 돈을 꾸어서 생활하면서, 만삭의 아내가 병원 정기 검진을 돈이 없어서 못 갔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약 3개월 간의 구직 활동을 할 때였다. 어느 날 면접을 보고 들어 왔다. 갑자기 잡힌 면접들이라서 원래 아내의 정기 검진 날인데, 혼자 갔다 오라고 하고 나가서 면접을 세 군데 정도보고 들어 왔다. 아내는 집에 돌아온 나를 반갑게 맞이 하며 면접이 어땠냐고 물었다. 나는 정기 검진 결과를 물었다. 별 일 없다고 했다. 그런데 기분이 이상했다. 전에는 아기 초음파 사진을 보여주고 그날 촬영한 비디오를 지겹게 틀어 주면서 보라고 조를 것이 틀림없는데 이번에는 조용했다. 아내가 잠들고 몰래 아내의 검진수첩을 보니 그날 날짜의 검진 도장은 찍혀 있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을 먹으면서 아내에게 넌즈시 물어 봤다. 아내는 울먹이면서 실업 수당이 아직 안 들어 와서 돈이 빠듯해서 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겨우 2만원이다. 겨우 2만원이 아까워서 아내는 그 돈을 아겨서 살아 보려고 정기 검진을 안 간 것이다. 나는 울컥하는 것이 속에서 올라오는 것을 억지로 참고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웠다. 그러자 눈 앞에 모든 것이 뿌옇게 보였다. 우리는 그 날의 이야기는 그 이후로는 절대 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그 날, 나는 모바일 게임 회사로 나름대로의 전직을 단행했고 일주일 만에 취업이 되었다.
세번 째는 모바일 게임 회사에서 한계를 느낄 때였다. 모바일 게임 경력 3년차에 들어 서고 나름대로 개발한 프로젝트 3개가 모두 성공 반열에 올라서자 나에게 모바일 개발팀장 자리가 짜증이 나는 자리가 되었다. 개발 프로세스나 기획적인 부분에서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자 이제는 다른 부분에 욕심이 나기 시작할 때였다. 경영이라던가 마케팅 등 회사 전반적인 운영과 같은 곳에 말이다. 그러나 그 회사에는 내가 봐도 당연히 먼저 위해 주어야 할 연공 서열 1위자가 있었다. 회사가 그 사람이 인정해 이사급으로 발탁하기 전에 내 차례는 돌아올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대접해주지 않는 회사라면 미련을 가질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직 제의는 다 고만고만할 뿐. 가정을 생각하면 이제 이직은 무리인 듯 싶었다. 그러던 차에 해외 기업의 스카웃 제의가 들어 왔고, 나는 두 번 생각해 볼 것도 없이 제안을 받아 들였다.
내가 해외로 나오게 된 것은 나보다 앞서서 경험한 사람들의 것을 배우고자 하는 것도 컸지만, 가장 큰 것은 여기서라면 정년 퇴직이 가능할 수 있을 것 같아서가 가장 정답이다. 지금 우리 회사만 하더라도 내 경력은 중간급, 프로듀서로서 아주 평범한 경력 차수다. 기본 해외 기업은 Assistant 4년, Associate 4년이 지나면 프로듀서를 단다. 나는 그러니까 3년 차 프로듀서 정도 되는 경력인 것이다. 물론 약 2~3년 정도가 지나면 시니어 프로듀서를 달고 싶다. 하지만 한국에서 이 정도 게임 개발 혹은 관련 경력을 가진 사람들은 아마 대부분 이사급내지는 사장님들이다. 개발자 중에는 몇 명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아마도 맞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후배만 늘어날 뿐, 선배가 없는 나는 늘 그들이 바라보아야 하는 존재가 어느새인가 되어 있다. 특히 개발에 아직도 몸담고 있는 레벨의 인력으로는 특히 더... 그런 부담감을 나는 늘 느끼고 있다. 이래서 오프 모임을 나보다 나이 많으신 분들이 안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_-)a 게다가 이렇게 나이가 먹어가면서 가끔 들리는 전 개발자의 전직 소식을 들으면 참 생각이 많아진다. 괜히 나까지 걱정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에 화가 치미기도 한다. 그들이 실력과 경험은 후배들보다 솔직히 훨씬 좋다고 본다. 단지 그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는 것에 울분이 맺힌다. 잘못이 있다면 그들은 그들의 회사의 결정에 나처럼 꼬박 꼬박 말대꾸하면서 피터지게 싸우지 않았다는 것 밖에는 없다. 바꾸자면 삽질인 줄 알면서도 삽질하고, 엎자면 엎고, 속으로는 욕을 했을지는 몰라도 성심껏 최선을 다해서 프로젝트의 원활한 진행을 도왔던 죄 밖에 없다.
자꾸 주변 사람들이 게임업계를 떠나고 이렇게 혼자라는 느낌이 너무 싫어서 화가 날때가 있다.
이글루스 가든 - 게임 기획자로 성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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