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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한주
at 2007-09-04 01:03:03 0 comment
축제의 주가 열렸다. 시무르는 상점 앞을 색색깔의 천과 등불로 장식하는 상회 직원들 사이로 빠져나오며 담배 물부리를 뻐끔거렸다. 저녁 왕의 선언으로 시작될 축제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거리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장식과 음식을 바삐 옮기는 주민들의 발걸음은 바쁘나 경쾌했고 얼굴은 흥분과 기대로 달아올라 있었다.
"어린애들 같이."
나라 제일의 축제였지만 시무르는 시큰둥하게 중얼거릴 뿐이었다. 화려한 축제와 연회는 그의 취향이 아니었다. 마법사인 그의 취미는 방에 틀어박혀 이형의 문자들을 연구하는 것이었고, 마법사의 탑은 그의 두번째 집이었으나 축제 준비의 흥겨움은 탑의 가장 구석방조차 뒤흔들었다. 연초의 보라색 연기를 뱉어내며 투덜거리던 그는 마차가 마침 그 앞의 여관건물에 멈춰서며 피워올린 모래먼지에 킁, 하고 코를 울렸다.
인도자의 손에 이끌려 마차 밖으로 발을 내딛은 여인은 검은 망토로 온몸을 휘감고 있었다. 축제를 준비하는 색색깔의 옷차림 사이에서 유난히 시선을 빨아들이는 옷차림에 시무르는 안쓰러움과 흥미로움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검은 옷이 상복임은 누구나 다 아는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눈을 가린 검은 천은 그녀가 미망인이며, 이번 주가 그녀의 남편이 죽은 주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남편을 잃은 여인은 일년에 남편의 기일이 포함된 한주 동안은 검은 천으로 눈을 가린다. 이는 아직 그녀가 남편에 대한 애도를 그치지 않았고 아직 배우자를 맞을 마음이 없음을 의미했으며, 하여 남편 후보자들은 미망인이 한 주의 어느날 검은 천을 풀 때야 비로소 청혼을 할 수 있었다.
축제의 한주가 바로 애도의 한주라니, 아이러니하고도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녀는 눈을 가린 천 안의 어둠 속에서 축제의 기쁨과 환희의 소리를 더욱 또렷이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여관 안으로 들어간 그는, 어디론가 인도자를 보내고 홀에 혼자 앉아있는 그녀의 옆자리에 앉았다.
"안녕하세요, 멀리서 오셨나보군요. 축제를 구경하러 오셨습니까?"
축제를 맞이한 수도에 온 여행자에게 흔히 하는 인사말을 한 후, 그는 곧바로 후회했다. 눈을 가린 이에게 '구경'이라니! 그러나 여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해마다 축제가 열리는 주면 이곳에 온 답니다. 추억을 돌아보기 위해서지요."
"그렇군요......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그는 정중하게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그녀는 후후 웃더니 손을 내저었다. 아까의 인도자가 따뜻한 김이 오르는 술 두잔과 음식을 가지고 왔다. 귀족 특유의 부드럽고 우아한 손짓으로 시종에게서 잔을 받아든 그녀는 입술 끝을 올렸다.
"그럴 필요 없어요. 죽긴 했지만 이미 오래전의 일이니까. 게다가 난 그의 마지막이 아니었어요."
"......아."
그는 외마디 소리만 내고 입을 다물었다. 그가 마지막이 아니었다는 말은, 곧 그가 다른 여자를 아내로 맞이했다는 소리이고 따라서 그녀가 지금 입고 있는 상복은 남편의 죽음이 아닌 파혼을 상징하는 것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을 가리고 있다는 것은 아직 그녀가 남편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 자신을 버린 남편을 위해 상복을 입고 검은 천을 두르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었으니 - 파혼당했음을 광고하는 일이 되므로 - 그가 늦게 눈치채고 당황하는 것은 당연했다. 한참 허둥거리다가 뜨거운 술을 옷자락에 쏟고 나서야 그는 진정했다. 금사가 수놓아진 비단 옷자락을 털고 남은 얼룩을 대수롭지 않게 문지르는 그를 보며 인도자 겸 시종은 그녀에게 속삭였다. 자신을 내친 남편을 그리워하는 미망인은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제 시종이 말하길 당신은 아주 부자처럼 보인다는군요."
"아, 맞습니다. 저는 탑의 마법사거든요. 아직 신출내기이긴 합니다만."
"마법사!"
"어린애들 같이."
나라 제일의 축제였지만 시무르는 시큰둥하게 중얼거릴 뿐이었다. 화려한 축제와 연회는 그의 취향이 아니었다. 마법사인 그의 취미는 방에 틀어박혀 이형의 문자들을 연구하는 것이었고, 마법사의 탑은 그의 두번째 집이었으나 축제 준비의 흥겨움은 탑의 가장 구석방조차 뒤흔들었다. 연초의 보라색 연기를 뱉어내며 투덜거리던 그는 마차가 마침 그 앞의 여관건물에 멈춰서며 피워올린 모래먼지에 킁, 하고 코를 울렸다.
인도자의 손에 이끌려 마차 밖으로 발을 내딛은 여인은 검은 망토로 온몸을 휘감고 있었다. 축제를 준비하는 색색깔의 옷차림 사이에서 유난히 시선을 빨아들이는 옷차림에 시무르는 안쓰러움과 흥미로움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검은 옷이 상복임은 누구나 다 아는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눈을 가린 검은 천은 그녀가 미망인이며, 이번 주가 그녀의 남편이 죽은 주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남편을 잃은 여인은 일년에 남편의 기일이 포함된 한주 동안은 검은 천으로 눈을 가린다. 이는 아직 그녀가 남편에 대한 애도를 그치지 않았고 아직 배우자를 맞을 마음이 없음을 의미했으며, 하여 남편 후보자들은 미망인이 한 주의 어느날 검은 천을 풀 때야 비로소 청혼을 할 수 있었다.
축제의 한주가 바로 애도의 한주라니, 아이러니하고도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녀는 눈을 가린 천 안의 어둠 속에서 축제의 기쁨과 환희의 소리를 더욱 또렷이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여관 안으로 들어간 그는, 어디론가 인도자를 보내고 홀에 혼자 앉아있는 그녀의 옆자리에 앉았다.
"안녕하세요, 멀리서 오셨나보군요. 축제를 구경하러 오셨습니까?"
축제를 맞이한 수도에 온 여행자에게 흔히 하는 인사말을 한 후, 그는 곧바로 후회했다. 눈을 가린 이에게 '구경'이라니! 그러나 여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해마다 축제가 열리는 주면 이곳에 온 답니다. 추억을 돌아보기 위해서지요."
"그렇군요......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그는 정중하게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그녀는 후후 웃더니 손을 내저었다. 아까의 인도자가 따뜻한 김이 오르는 술 두잔과 음식을 가지고 왔다. 귀족 특유의 부드럽고 우아한 손짓으로 시종에게서 잔을 받아든 그녀는 입술 끝을 올렸다.
"그럴 필요 없어요. 죽긴 했지만 이미 오래전의 일이니까. 게다가 난 그의 마지막이 아니었어요."
"......아."
그는 외마디 소리만 내고 입을 다물었다. 그가 마지막이 아니었다는 말은, 곧 그가 다른 여자를 아내로 맞이했다는 소리이고 따라서 그녀가 지금 입고 있는 상복은 남편의 죽음이 아닌 파혼을 상징하는 것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을 가리고 있다는 것은 아직 그녀가 남편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 자신을 버린 남편을 위해 상복을 입고 검은 천을 두르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었으니 - 파혼당했음을 광고하는 일이 되므로 - 그가 늦게 눈치채고 당황하는 것은 당연했다. 한참 허둥거리다가 뜨거운 술을 옷자락에 쏟고 나서야 그는 진정했다. 금사가 수놓아진 비단 옷자락을 털고 남은 얼룩을 대수롭지 않게 문지르는 그를 보며 인도자 겸 시종은 그녀에게 속삭였다. 자신을 내친 남편을 그리워하는 미망인은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제 시종이 말하길 당신은 아주 부자처럼 보인다는군요."
"아, 맞습니다. 저는 탑의 마법사거든요. 아직 신출내기이긴 합니다만."
"마법사!"
할일: 단편을 써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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